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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783
    작성자 : 아침식후30분 (가입일자:2019-09-20 방문횟수:1)
    추천 : 6
    조회수 : 1306
    IP : 49.142.***.2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9/20 20:25:34
    http://todayhumor.com/?panic_100783 모바일
    공군 훈련단에서 겪은 일

    뭔가 해코지 당하거나 대단히 무섭거나 심각한 일을 겪은 건 아니었는데,
    그냥 나한테도 그런 일이 있긴 하는구나... 싶은 경험입니다ㅋ

    당시 저는 훈련단에서 교관으로 근무했었습니다.

    모든 부대가 그렇듯 당직근무를 서게 되는데,
    저는 당시 소위였고... 하사가 서는 당직사령부관이 너무 인원이 모자라 소위들도 사령부관을 서게 되었습니다.

    사령과 부관 둘 중 한명은 사령실에 반드시 남아있어야해서 번갈아가면서 순찰을 다녀오곤 했는데,
    10여년 전, 공군병 출신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훈련병 구 생활관을 차례로 허물고, 신 생활관으로 옮기던 시기였습니다.
    아마 3대대였나... 몇대대건물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원래 사령/부관 순찰코스가 아니었지만, 해당 대대건물을 쓰는 마지막 기수가 나가고 빈 건물이 되어버린지라
    신병교육대대 당직사관도 그 건물에 없었기 때문에
    임시로 사령이나 부관이 그 건물까지 순찰을 돌게 되었습니다.
    무기고 순찰을 가는데 사령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나 아직 구 생활관 순찰 안돌았으니 니가 돌아"
    "('자기가 가기 싫으니깐 떠넘기는거 보소...') 알겠습니다."

    건물 자체가 길쭉한 형태고 양쪽 끝에 문이 있는데,
    사령실에서 가까운쪽 끝 문에 묶어 둔 쇠사슬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반대쪽 끝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려고 건물 앞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뭔가 환한 느낌이 들어 건물 안을 보니 화장실에 불이 켜져있었습니다.
    쇠사슬로 출입문을 꽁꽁 싸매놓은 건물 화장실에 불이 켜져있으니 확인을 해봐야했죠.
    반대쪽 쇠사슬을 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복도 불을 켜고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분위기가 묘했습니다.
    그냥 뭔가 공기가 축축한 느낌? 훈련병 꼬순내에 섞여서 냄새도 퀘퀘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칸칸마다 사람 없는 걸 확인하고 불을 껐습니다.
    복도로 나왔는데... 복도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뭐야... 신병대 조교 남아있나? 부관있으니 복도 불 좀 켜주지?"
    답은 없고. 그냥 나갔나.. 문이나 안잠궜음 좋겠네 생각하면서 들어왔던 복도 끝 문으로 다시 나가려는데,
    누군가 남아서 화장실이나 복도불 스위치를 만지는 상황이면 2층도 한 번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손전등을 켜고 1층 불은 꺼둔 상태로 2층으로 올라가 복도불을 켰습니다.
    반대편에서 끌 요량으로 각 생활실들 비춰보면서 2층 복도를 걷는데
    뭔가 살짝 이상한 느낌이 들어 건물바깥을 보니 1층 복도 불이 켜져있어 앞건물 창에 비치고 있었습니다.
    "어떤 ㅅㄲ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하... 놔..."
    2층 복도 반대편 끝에 가서 불을 끄고 얼른 뛰어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1층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현재 위치는 아까 밖에서 잠긴걸 확인했던 쪽 출입문이라
    미친듯이 달려서 문이 열려있는 복도 끝으로 가서 소리쳤습니다.
    "안에 누구 있으면 지금 나와라. 혼내지 않고 숙소로 돌려보내줄게."
    제가 물어보긴 했지만 답이 없으면 좋겠다... 근데 답이 없으면 뭐가 이런거지...
    잠시 기다렸는데 답이 없길래 문 밖으로 얼른 나가려는데,
    2층 불이 켜져있는 게 보였습니다.
    잠시 서서 저걸 꺼..말어.. 고민하다가 얼른 뛰어올라가서 불만 끄고 나가자 싶어 냅다 올라갔는데,
    뭐 이정도오면 당연한 패턴이지만ㅋ 불은 꺼져있었습니다.

    이제 뭐 귀신이고 훈련병이고 조교고 갑자기 짜증이 대폭발해서
    "야!!!!!이 ㄱㅅㄲ야!!!!!!! 으아!!!!!!!"
    버럭 질렀는데..
    지르고 나니 갑자기 침착해져서 그런지 얼른 도망가야겠다 싶었습니다.
    냅다 내려와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쇠사슬을 둘러서 문을 잠그고,
    무기고 순찰까지 어찌어찌 마치고 사령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당직사령이 같이 있으니 덜 무섭더군요.
    한번씩 총사령실 전화넣고 사관들 전화돌리고 하면서 어찌어찌 시간 보내고,
    아침 하번 전에야 사령에게 말을 했습니다.
    "어제 구생활관 돌다가 무서워 혼났습니다."
    "니가 거길 왜가?"
    "?? 어제 거기 들르라고...."
    "뭔 소리야 내가 이미 한 번 돌아서 굳이 안돌아도 된다고 너 첫순찰 나갈때 말했잖아."
    "어제 전화하신거 아닙니까? 다른 사관실에서 온건가...?"



    이야기는 급 종료지만 대충 뭐 별거아닌 야간 신병구생활관 "복도끝찍고와"로 끝난 얘깁니다.
    사실 걸려온 전화번호는 분명히 사령실 전화번호였던지라...
    당직사령이 졸다가 잠결에 전화를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교관이 싫었던 훈련병 귀신의 장난 정도?ㅋ

    공교사에서 제일 무서운건 귀신이 아니라 고라니다보니 그 이후에도 별 감흥없이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엔 사격장도 새로 지었다 하던데 한 번 쯤? 놀러가보고 싶긴 하네요.

    암튼...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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