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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675
    작성자 : 불안먹는하마 (가입일자:2019-03-29 방문횟수:109)
    추천 : 6
    조회수 : 483
    IP : 59.10.***.11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9/08/18 22:58:13
    http://todayhumor.com/?panic_100675 모바일
    그녀를 찾아 절망 속으로 들어갔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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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자욱한 담배 연기 때문에 매캐한 냄새가 후욱 들어왔다. 10평 남짓한 사무실 풍경의 첫 인상은 지저분함이었다. 중앙에는 검은 직사각형의 탁자, 그 탁자를 둘러싸고 놓여있는 오래된 가죽 소파들. 다 먹고 겹겹이 쌓인 컵라면 용기들과 중화반점 전단지. 창문을 막고 있는 커다란 책장에는 겉멋으로 꽂혀 있는 두꺼운 서적들이 있었다.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소파에는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흑백색의 얼굴이 되어버린 빼쩍 마른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있었다.
     
    그가 앙상한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소파에 쌓여있던 먼지가 날려 그의 주변을 감쌌다. 흐릿한 형광등은 주기적으로 깜빡였다.
     
    어떻게 오셨소?”
     
    사람 좀 찾으러 왔습니다.”
     
    지불 할 돈은 충분하시고?”
     
    그렇습니다. 찾아만 주신다면요.”
     
    앙상한 남자가 진수쪽으로 다가오며 손을 뻗었다. 니코틴 찌든내가 밴 손. 손톱은 길게 자랐고 그 밑으로 시커먼 때가 끼여 있다. 진수는 마지못해 그의 손을 잡았다.
     
    최 실장이오. 그렇게 부르면 됩니다.”
     
    최실장은 그를 소파로 이끌었다. 가까이서 보는 소파의 모습은 더욱 참혹했다. 곳곳에 찢어져 속살을 드러냈고, 허연 담뱃재와 먼지들. 그리고 구멍 뚫려 타버린 담배빵의 흔적들. 진수는 육중한 몸을 그곳에 앉혔다.
     
    사람 찾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거 아시오? 거 사장님 얼굴을 보니 스스로 찾아도 충분할거 같은데. 이쪽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같소."
     
    이 사람. 장난으로 말해도 기분 나쁘게 하는 습관이 있는 듯하다. 그 스스로 낄낄거리며 웃는 모습에 진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 어떤 사람 찾아줄까?”
     
    이 사람으로 찾아주세요. 유지수. 00년생.”
     
    진수는 그에게 지수의 증명사진을 내밀었다. 그녀가 그에게 주었던 유일한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보자 최실장은 일순간 움찔했다. 때낀 손톱으로 조그마한 사진을 집어들고 다시 한번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은색 폴더 폰을 들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형님, 유지수 찾는 사람 왔소.”
     
    전화를 탁 소리나게 끊은 후, 그는 진수를 노려보았다. 유심히.
     
    찾는 이유가 뭐요, 당신 뭐요.”
     
    진수는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그 남자에게 호기심을 느꼈다. 또 다른 것이 있었구나. 그녀의 원래 모습.
     
    유지수 남편이었습니다. 아이까지 가졌죠.”
     
    ? 남편?”
     
    최실장은 실소를 터뜨렸다. 그는 애꿎은 손톱 옆 살갖을 물어 뜯었다.
     
    당했구만. 뭐 얼마나 뜯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정상적인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찾는 거라면 돈 낭비 하지 말고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거요. 아아, 일단 우리 형님 한번 만나보시고. 오히려 그쪽이 도움이 될 수 있을거 같아서 말이지.”
     
    저도 원래 관계로 돌아가려고 찾는 거 아닙니다.”
     
    그 때 문이 열리며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의 남성이 들어왔다. 대충 걸친 빛바랜 연갈색 점퍼, 그 안의 체크무늬 셔츠. 입은 한쪽으로 약간 치우쳐 올라갔고, 두 눈 중 한쪽은 찌그러진 듯 꾸겨져있었다. 이마에는 움푹 파인 흉터는 그를 더욱 난폭하게 보이게 했다. 진수보다는 작은 덩치였지만 누구에게나 위압감을 줄만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안녕하시오, 지사장이오. 그쪽이 유지수를 찾는다고?”
     
    가슴으로부터 올라오는 목소리는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걸걸했다. 가래가 섞인 듯한 그의 목소리는 지저분한 사무실과 흐릿하여 오히려 어두운 분위기를 내는 형광등과 잘 어울렸다. 마침 그 형광등이 깜빡거렸다.
     
    진수도 분위기에 압도되어 일어났다.
     
    , 지수 남편이었습니다.”
     
    지사장은 재밌는거라도 본 듯 호탕하게 웃었다.
     
    그 년한테 남편있다는 소리 들으니 웃음이 나옵니다 그려. 그쪽도 당해서 왔을 건데, 얼마나 뜯긴 거요.”
     
    그는 시덥잖은 이야기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2억입니다.”
     
    많이도 등쳐먹었구만.”
     
    그는 오른쪽 셔츠 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갑을 꺼냈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삐뚤어진 입에 물었다.
     
    유지수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겁니까. 찾아 주십시오.”
     
    담배에 불을 붙였다. 회색연기가 형광등 아래로 올라간다.
     
    미안한데, 찾아서 뭐 할 거요. 나도 그년한테 볼일이 있어가지고, 가져가는 거는 안 되겠는데. 그쪽 덩치보니깐 같은 업계 사람같긴 한데, 기운을 보니 우리 쪽 사람은 아니고. 그냥 일반사람이오?”
     
    그냥 단순히 물류 사업하는 사람일뿐입니다. 찾는다면 그냥 왜 저를 이런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물어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 이후로는 사장님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지사장은 매운 담배연기가 한쪽 눈으로 들어갔는지 찡긋거렸다. 앞에 놓여있는 담배가 수북히 쌓인 재떨이에 담배를 눌러껐다. 그리고 걸죽한 가래침을 뱉었다.
     
    그쪽이 유지수와 어디서 살았고 그간 행적들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면 정보 값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추가금을 받지 않겠소. 일단 그 년에 대해서 말하자면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야 괴물. 돈에 미치고 명품에 미쳤지. 내가 형사를 하다가 잘리고 유흥주점을 운영할 때 유지수 그 인간은 우리 가게에 사람을 공급해주는 일을 했소.”
     
    진수는 자리를 고쳐 앉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더욱 더 자세히 듣기 위해서.
     
    지수 그것이 이용하는 방법은 이거 였소. 자기 친구들이나 지인을 싼 명품 가방이나 신발 같은 것에 맛들이게 한 다음 지들 스스로 그 물건들을 사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거지.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 빚내고 사채내고 그 다음 업소지. 이 일이 돈을 많이 번단 말이야. 버는 족족 몇 배 이상은 쓰니깐 문제지.”
     
    그는 다시 담배 한 대를 물었다.
     
    이런 수법을 써서 우리 가게에 사람들을 끌어 오는 거요. 그럼 이 사람들이 성형을 하거나 명품을 사거나 하기 위해서 나한테 마이킹(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미리 빚을 빌려 쓰는 것)을 땡겨 쓴단 말이지, 그럼 그 여자들이 나한테 빚을 갚을 거 아니요, 그거에서 몇 퍼센트를 지수 그년한테 떼어 주는 거야.”
     
    말을 이어나가는 도중에 지사장은 안 좋은 기억이 생각 떠올랐는지, 담배를 던져버렸다.
     
    시불.. 그런데, 나하고 신뢰가 어느 정도 쌓였을 때, 몇 천을 땡겨 달라는 거야. 그래서 줬지. 그리고 또, 이것이 여자들을 다른 업장으로 싹다 돈 받고 팔아 버린 거여. 내가 들인 돈이 얼만데!”
     
    고함을 질렀다. 최실장은 익숙한지 조그마한 냉장고 안에 있는 소주병을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는 벌컥거리며 마셨다.
     
    형사도 짤렸지, 유흥업소도 말아먹었지. 지금은 단란주점 운영하고 사람 찾아주면서 이래 산다고. 사람들 뒷치닥거리나 해주면서 어? 그거 잡아다가 내가 평생 이바닥에서 못 떠나게 굴려 줄 거여.”
     
    사장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도망친 그 사람 바로 잡으실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진수는 얼굴이 벌개진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허허.. 그렇지. 근데 내한테만 그런 짓거리를 한게 아니더만. 지가 사귀던 남자들 신용카드 훔쳐서 이곳저곳에서 상상도 못 하게 쓰고 다녔다더라고. 그것 때문에 그년 빵 생활을 1년을 해 버린 거여. 그래서 내가 출소일 맞춰서 딱 앞에서 기다렸는데, 몰래 뒤꽁무니를 뺀거여.”
     
    목이 탔는지 소주를 다시 들이켰다.
     
    내가 그래서 이 서울에 있는 유흥주점은 다 돌아다니면서 찾아 다녔다고. 그 인간이 갈 곳이라고는 그런 곳이거든. 근데 못 찾았어. ? 그쪽한테 붙어서 숨어있었던 거여.”
     
    진수는 고개를 숙였다. 민주가 죽고 나서 1년이 지나고 그녀가 찾아 온 이유. 이거였다. 민주의 죽음에도 그 사람이 연루되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추측이 아닌 확신이었다. 만나면 그것부터 물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사람들 손에 평생 힘들게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하고 같이 살면서도 여러 가지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방석집 여자들한테 사기를 치고, 또 인터넷 카페로 물건을 팔았거든요. 물건을 판 것이 사기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쪽 집에서 말이요? 집에 있는 컴퓨터로? 집에 컴퓨터 아직 그대로요?”
     
    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사장은 촉이 왔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최실장, 준비해. 미안하다만 그쪽집에 있는 컴퓨터 좀 봐야겠어. 몇 개는 나오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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