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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646
    작성자 : ☆용사☆ (가입일자:2014-09-20 방문횟수:1756)
    추천 : 8
    조회수 : 1073
    IP : 49.246.***.25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8/10 22:01:30
    http://todayhumor.com/?panic_100646 모바일
    [짧은] 나는 스릴을 즐깁니다
    옵션
    • 창작글

    처음 그것을 인지한 것은 어느날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였습니다.
    마주보는 거울로 수없이 비친 제 모습 중 하나가 따로 움직이고 있었죠.
    거울에서 거울로, 다시 거울에서 거울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찌나 오싹거리던지요.
    제가 사는 층까지 어찌나 오래 걸리는 것 같았는지 겪어보지 않았다면 이해 못할겁니다.
    그리고 도망치듯이 내렸을 때 저는 저도 모르게 [살았다]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습니다.
    식어 굳어버린 듯한 피가 녹아서는 빠르게 온몸을 돌고 나른하게 풀리는 듯한 그 감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듯한 그 느낌.

    스릴과 쾌감이었습니다.
    미친 소리 같지만 분명히 그랬습니다.
    왜 아이들 사이에서 기절놀이나 목숨 턱걸이 같은 미친 짓들이 유행했는지 그제야 이해했습니다.

    그뒤로 저는 그 스릴을 즐겼습니다.
    일부러 제가 사는 층이 아니라 더 윗층을 누르기도 해보고 내리지 않고 반복해보기도 하는 등 그것이 더 가까이 다가올 시간을 줬습니다.

    세상 그 어떤 공포영화와 놀이기구를 가져와도 이만큼 짜릿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오늘도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오늘은 어떻게 즐겨볼까 하는 생각에 흥분됩니다.

    그런데 이번엔 문제가 생겼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전등이 깜빡깜빡거리나 싶더니 갑작스레 멈춰버린거죠.
    관리사무소와도 연락했지만 나갈 수 있는데까지 꽤나 걸릴 것 같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그것은 한칸한칸 착실하게 넘어오고 있는데 저는 언제쯤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것이 날 잡는게 먼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 스릴을 즐겼습니다만 이제 그만둘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진작에 관둬야 했고 차라리 계단으로 다니거나 이사를 고려해야했습니다.

    아, 이제 몇칸 남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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