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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312
    작성자 : heyman (가입일자:2018-03-06 방문횟수:72)
    추천 : 1
    조회수 : 264
    IP : 210.205.***.20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6/10 13:37:40
    http://todayhumor.com/?panic_100312 모바일
    추리소설 연재(16)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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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6
     
    그 시각.
    고삼저수지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달빛마저 숨어버린 저수지는 그야말로 거대한 콜타르 통을 연상케 했다. 간간히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오일 같았다. 그래도 이곳이 저수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저수지 중심에 떠 있는 좌대의 희미한 불빛 때문이었다. 좌대 근처에 가끔 반짝이다 사라지는 은빛은 아마도 평화를 되찾은 물고기들의 자축 몸부림 같았다. 그야말로 저수지는 고요의 몸을 맡긴 체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이때였다.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 으 아아아........
    하지만 그 소리는 날카롭게 살아 퍼지지 못하고 점점 사그라졌다. 그렇다고 완전히 소멸된 건 아니었다. 어딘가 모르게 여운으로 이어지더니 잠시 후 되살아나 다가왔다. 그러나 그 장소를 가늠할 수는 없었다. 애써 짐작해보면 저수지 쪽은 분명 아니고 펜션근처 어딘가로 추정되는데 가로등 하나 없다보니 확신할 수는 없었다.
    이때였다.
    손전등으로 보이는 둥근 불빛이 반딧불처럼 어지럽게 어둠을 흔들었다. 이어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비명소리가 여인의 울음소리로 바뀌어 훌쩍거렸다.
    으으으 흑흑흑.
    이제 그 소리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울음소리를 따라 파고드니 어둠속에 쪽빛이 보였다. 다가서니 그건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고였다. 울음소리는 선명하게 이어졌다. 열린 창문을 다가가니 방 가운데 촛불이 켜져 있었다. 촛불은 사방에서 파고 든 바람에 위태롭게 춤을 추고 있었다. 바람이 세면 금방이라도 꺼질 듯 불똥 같은 뻘건 심지가 보였다. 그러나 결코 꺼지지는 않았다. 울음소리 또한 금방이라도 지워질 것 같으면서도 지워지지 않고 웅얼거렸다. 그러나 그 정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 으으으....... 아아.......
    과연 소리의 정체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촛불이 미치지 않은 곳에는 어둠이 웅크리고 있을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어디선가 마른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어둠 속에서 뭔가 불쑥 튀어 나왔다.
    - 으 아아!
    어둠속에 드러난 건 긴 머리의 여인이었다. 그는 무슨 환청에라도 시달리는 듯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 거리며 가슴을 헤집기 시작했다.
    - ....아녀. 아녀..... 일부러 그런 것 아녀!
    여인은 누군가가 다가온다는 듯이 손사래까지 하며 울먹였다. 이번에는 상대가 옥죄어 오기라도 한 듯 이 더욱 목청을 돋아 소리쳤다.
    - ......내가 아녀! 내가!
    여인은 더욱 알 수 없는 애원을 연달아 뱉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손톱은 날카로웠다. 밑동에 때가 끼어 있었지만 곤두서 있었다. 끝까지 다가서면 상처라도 내겠다는 심사였다. 그러나 연인은 공격대신 자해를 시작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가슴을 박박 그었다. 그때마다. 상의 하얀 블라우스에 봉숭아 꽃물 같은 피가 번져 나갔다. 그래도 여인은 멈추지 않았다. 손톱 끝에 브래지어가 걸리자 벗어 내팽개치고 자해를 계속했다.
    또 다시 마른 천둥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여인이 자해를 멈추고 일어서더니 하의 벗어 던지고 베개를 움켜 안았다. 그리고 주위를 서성이더니 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아가 가자! 아가! 내가 엄마한테 보내줄게!
    여인은 같은 말을 몇 번이 대내이더니 갑자기 방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다. 어둠속에 묻힌 여인은 보이지 않았다. 발소리만이 점점 멀어져 갔다.
    또 다시 마른천둥소리가 두어 번 울리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멀리서 철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방향으로 보아 저수지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잠시 후 발소리가 멈추고 물결치는 소리와 함께 쇠사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 아 으으으.
    그건 울음소리이기 보다는 한탄에 가까웠다. 이어서 쇠사슬 감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쇠사슬 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좌대의 불빛이 보였다. 순간 여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놀랍게도 여인은 쇠사슬을 상체에 X자로 감고 있었다. 여인은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무슨 말인가 연신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소린 들리지 않았다.
    이때였다.
    강한 비바람 소리와 함께 번개가 쳤다. 그리고 그 사이로 두 줄기 불빛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인은 물끄러미 보더니 이내 고개를 떨어뜨리고 저수지 중심을 향해 발길을 놓았다.
    첨벙! 첨벙!
    그와 동시에 두 줄기 빛이 멈추더니 누군가 내려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러나 그는 저수지에 가까워지자 나뒹굴고 말았다. 누군가에게 발목이라도 잡힌 듯 몸부림치더니 그대로 멈춰버렸다.
    - 우르르 쾅! !
    천둥번개 요란한 가운데 더욱 거센 비가 내렸다. 그리고 사이키조명처럼 번개가 칠 때마다 어렴풋이 주위가 보였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남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귀신 곡할 노릇이었다.
    잠시 후 또 다른 두 줄기의 빛이 저수지 옆 도로로 들어서고 있었다. 펜션으로 가는 빛이 확실했다. 그 빛은 빗속에 무뎌진 질퍽한 땅을 더듬어 오기라도 하듯이 각별히 조심하며 다가섰다. 그런데 얼마 정도 오는가 싶었을 때 갑자기 급브레이크 잡는 소리가 날카롭게 이어졌다. 순간 불빛이 멈추고 누군가 후닥닥 내렸다. 그는 불빛을 따라 전방을 주시했다. 그곳엔 놀랍게도 한 사내가 넋을 잃은 체 엎드려있었다. 그는 다시 불빛 안으로 파고들더니 하이 빔을 쏘았다. 순간 어지럽게 몰아치는 빗속에서도 주위가 환하게 밝아 왔다. 그러자 그는 그 사내를 향해 다가갔다. 하이 빔 속에 나타난 정체는 박형사였다. 박형사는 투덜거리며 엎드려 있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어떤 놈이야! 이 빗속에 술에 취해 자빠져 있는 거야!”
    하며 사내의 오른쪽 어깨를 잡아 다녔다. 반동으로 사내가 똑 바로 누웠다. 순간 박형사는 놀라 소리쳤다.
    이 새낀 얼마 전에 기어나간 황동팔이 아냐?!”
    그리고 호흡을 고른 다음 중얼거렸다.
    거참 기어 나온 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 인사불성으로 퍼 마신 거야?!”
    박형사는 습관처럼 코에 손을 대 호흡을 체크하고 목에 손가락을 댔다. 맥박이 뛰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럼, 뭐야! 이 인간!”
    박형사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황동팔의 양 어깨사이에 두 손을 밀어 넣어 끌어다 뒷좌석에 태웠다.
    시발 또 세차비를 물게 생겼구먼.”
    박형사는 중얼거리며 운전석으로 돌아 왔다. 승용차가 서서히 움직였다. 비가 조금 잦아들기 시작했지만 비포장도로는 여전히 질퍽거렸다.
    - 우르르 쾅! !
    반짝이는 빛과 함께 천둥이 요란하게 쳤다. 그러나 박형사는 동요하지 않고 펜션 적으로 차를 몰았다. 잠시 후 비에 젖은 펜션이 시야에 들어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또 그 지랄인가?”
    박형사는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저수지 관리인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워낙 오지에 가까운 곳이다 보니 천둥번개가 칠 때 일부 송전탑이 벼락에 맞아 정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손목시계를 봤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이었다. 정전이 아니더라도 이 시간에는 손님이 올 확률이 거의 없어 펜션 출입문을 잠그고 잘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어디서 자지...... 펜션 말고도 민가가 한두 곳이 있었지만 모두 노인들로 집도 작아 숙박을 청하기도 적절치 않았다. 그렇다고 차에서 자기도 뭐한 것은 황동팔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한속이 드는지 온몸을 움츠리며 벌벌 떨었다. 히터를 최대한으로 틀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방법은 빈집이라도 찾아내 온돌 아랫목에 눕히고 불을 땔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을 까(?) 박형사는 자신이 둘러보았던 곳을 찬찬히 더듬었다. 그 순간 박형사는 무릎을 치고 차를 골목길로 몰았다. 얼만 큼 들어서자 창공형 집이 보였다. 놀랍게도 그곳은 얼마 전에 자해를 거듭하던 여인이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뛰쳐나간 곳이었다. 박형사는 차를 세우고 내려 뒷좌석의 황동팔을 업은 뒤 출입구로 향했다. 다행히 출입문은 열려 있었다. 박형사는 황동팔을 아랫목에 눕히고 젖은 옷을 벗겼다. 완전한 보온을 위해 팬티까지 벗기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어둠 속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박형사는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켰다. 그러자 주위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다행히 낡은 밥상위에 양초가 술병에 끼워져 있었다. 박형사는 지포 불을 갖다 댔다. 순간 촛불에 불이 댕기면서 주위가 밝혀졌다. 박형사는 벗겨낸 황동팔의 옷을 마르라고 주위에 펼쳐 놓은 다음 덮어 줄만 것을 찾았다. 구석에 홑이불이 가지런히 겨케 있었다. 박형사는 홑이불을 들고 황동팔에게 다가섰다. 그는 여전히 몸을 웅크리고 발발 떨고 있었다. 박형사는 덮어지기 위해 홑이불을 펼쳤다. 순간 그는 손길을 멈췄다. 그건 녀석의 불두덩에 새겨진 문신 때문이었다. 문신은 선명하게 ” “이라 씌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양아치가........”
    박형사는 뭔가 골똘히 생각한 다음 담배를 피워 물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우선 불쏘시개를 찾았다. 그러나 담뱃불은 약해 가름할 수가 없어 또다시 라이터를 켰다. 놀랍게도 아궁이 주변에 마른 나뭇가지가 쌓여 있었다. 그것들을 아궁이에 지펴 넣고 불을 피웠다. 그러자 주변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주변은 누군가 살림을 한 듯 작은 찬장과 비상시를 대비한 가스레인지와 식량을 담은 듯한 크고 작은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었다. 박형사는 그중에 둥그렇게 생긴 방석 같은 것을 가져다 앉은 다음 아궁이 쪽에 다가 갔다. 젖은 옷을 말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속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그건 고건 고순옥의 일장을 수첩 형으로 출력해 만든 것이었다. 박형사는 움직이는 사건 부답게 최반장으로 부터 일기장을 받자마자 세 권으로 분류형 수첩 형으로 출력해 문고판처럼 만들었다. 첫 번째 것은 고순옥 당사자가 자신의 처지를 직접 묘사한 부분이고 두 번째는 전남편 오동호에 관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고순옥의 엄마와 황동팔의 대한 것이었다. 물론 순차적으로 정리된 건 아니지만 발취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가 그중에서 빼듯 것은 고순옥의 엄마 편이었다. 박형사는 정독을 위해 심호흡을 깊게 한 다음 수첩을 펼쳤다. 거긴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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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10 16:40:17  220.127.***.43  랑해  417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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