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연재(4)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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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100235

작성자 : he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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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10.20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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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9/05/24 1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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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4)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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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4</div> <div style="font-size:12pt;">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우....우리 사....사랑이 뺐어줘! 안 그러면 죽어....... 빠....빨리......”</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늦봄인데도 불구하고 두터운 오리털 점퍼를 입은 사내가 용인경찰서 정문 앞에 주저앉아 떼를 쓰고 있었다. 머리에 난 큰 수술자국이 말해주듯이 그의 말은 상당히 어눌했다. 정문을 지키는 의경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렸다. 그러나 소용없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선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시.....싫어! 빨리 뺏어줘!”</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사내는 이제 어린애처럼 땅바닥에 두 발을 비비며 소리쳤다. 의경도 질세라 목소리를 높였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여기서 이러시면 업무방해로 잡혀간다니까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 그래도 싫어! 빨리 우리 사랑 이를 뺏어줘!”</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사내는 이제 길 가운데 드러눕기까지 했다. 의경은 어찌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렸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 빠앙!</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경찰서로 들어서려던 승용차가 사내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클랙슨을 울렸다. 그러나 사내는 움직이지 않았다. 의경 역시 황급히 경례를 하고 사내를 치우려했지만 어쩔 수 없어 운전자만 쳐다봤다. 운전자는 기가 막힌 지 한숨과 함께 운전석 문을 열고 나왔다. 의경은 군기가 바짝 든 군인처럼 거수경례를 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충성!”</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운전자는 오른 손을 잠깐 들었다가 내려놓으며 의경에게 다가섰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무슨 일인데 그래?!”</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저렇게 막무가내로 자기 딸 사랑 이를 구해달라고 난리입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럼, 딸이 납치라도 됐다는 거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잘 모르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오늘이 처음이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닙니다. 한 달째 저럽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렇다면 그동안 아무 조치를 안했다는 거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닙니다. 처음에 만난 근무자가 실종신고 왔나 싶어 강력계로 인도했답니다. 그런데?”</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뭐?”</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돌려보냈다고 합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래, 내가 조치할 테니까 대신 주차하고 강력계 정반장 내 방으로 오라고 해.”</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네. 수사과장님!”</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의경은 또다시 거수경례를 붙이고 차량에 올라탔다. 박과장은 사내에게 다가서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선생님. 저는 용인경찰서 박한준 수사과장입니다. 저랑 이만 가시죠?”</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럼, 우리 사랑이 구해 줄 거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사내는 간신히 머리만 든 채 물었다. 박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물론입니다. 가시죠?”</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하며 오른 손을 내밀었다. 사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박과장의 손을 잡았다. 박과장은 사내를 일으켜 세우고 물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이름이 뭐에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오동호”</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래요. 오동호 선생님 제방으로 가시죠.”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조심스럽게 본관으로 향했다. 의경은 서둘러 주차장에 박과장의 차를 주차하고 청사 안으로 파고들었다.</div> <div style="font-size:12pt;">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수사과장실은 수사지휘부답게 복잡했다. 관내 지도는 물론이고 사건사고 실적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이거 하나 드세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자신의 책상 옆에 비치 되어있는 소형냉장고에서 드링크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오동호는 거절하고 대신에 탁자 위 쟁반에 놓여있는 목캔디를 한 움큼 쥐더니 일부는 주머니에 집어넣고 서너 개는 입에 까 넣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의 조심스럽게 살피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단걸 좋아하시나 봐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오동호는 “응”이라 대답한 다음 캔디를 두어 개 더 까 입에 넣었다. 박과장은 여전히 오동호의 표정을 살피며 살며시 물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한 선생님?”</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냐!”</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오동호는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단번에 반박을 했다. 박과장은 당황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다시 물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뭐가 아니라는 거죠?”</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나 선생님 아닙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럼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냥 인간입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놀라운 답변이었다. 정신연령이 낮아 보이는 사람에게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인간이란 말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인간이라뇨?”</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애써 표정을 감추며 말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예상외의 대답이 나왔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신부님이 그랬습니다. 아픈 사람이나 안 아픔 사람이나 다 하느님이 만든 인간이라고 했어요.”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똑똑똑!</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순간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정반장이 들어서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찾으셨다면서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래, 이 분 사정이 딱해서 불렸어.”</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안녕하십니까!”</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동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초등학생처럼 배꼽인사를 했다. 그러나 정반장은 답례는커녕 푸념을 늘어놓았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오동호 씨!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건 또 무슨 말이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정반장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 전처로부터 접근금지가처분을 받은 상태입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럼, 저 사람에게 부인이 있었단 말이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뜻밖이라는 듯이 쳐다봤다. 정반장은 오동호의 표정을 잠시 살핀 다음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네. 지금은 강제 이혼 당했지만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건 또 무슨 말이야?”</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저 사람이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초등학생 수준이 되자 처갓집에서 강제로 이혼을 시킨 거죠.”</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사연 한번 기구하구만.”</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그렇습니다. 자세한 것은 초등수사 때 받아 놓은 진술서가 있으니까 한번 읽어 보시죠. 드라마도 그런 드라마가 없습니다. 그럼 전......”</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말을 마친 정반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과장 역시 일어나며 물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무슨 일 있는 거야?”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 112로부터 애매한 전화가 와 파악해보려고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뭔데?”</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안성과 우리 관내인 용인 사이에 있는 월곡 저수지에서 살인사건이 났다고 신고가 들어 왔는데요. 경계가 애매해서요.”</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경계 얘기가나오자 박과장이 발끈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무슨 소리야. 월곡 저수지의 3분의 2가 안성에 있어.”</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이토록 경계 문제에 신경 쓰는 것은 사건의 득과 실의 차이로 곤혹을 겪기 때문이다. 더욱이나 진급심사를 눈앞에 둔 그로서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걸 모를 리 없는 정반장 또한 신경을 쓴 것이다. 정반장은 박과장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 그래서 일단 그 쪽으로 접수시키라고 했습니다만....”</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됐어. 그건 내가 따로 알아 볼 테니까. 이분모시고 가서 자세히 말씀드려..... 나도 진술서 읽어 볼 테니까.”</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 컴퓨터에서 4월 초순 사건 신고 철에서 들어가서 찾아보시면 있을 겁니다. 아참 그리고 한 가지 골치 아픈 게 있습니다.”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정반장은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한마디 덧붙였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뭔데?!”</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저 사람에게 접근금지가처분 명령을 건 여자가 얼마 전에는 재혼남에게 역시 접근금지 가처분을 걸었습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뭐가 그렇게 복잡해?”</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정반장은 마른 침을 삼키고 말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아네. 간단히 말씀 드리면 첫 번째 접근 금지는 전 남편인 이 사람이 애를 내 놓으라고 스토킹을 해서 건 것이고, 두 번째는 재혼한 남편 황동팔이란 놈이 자신의 재산을 빼돌려 놀음하는 것도 부족해 수시로 폭력을 행사해서 건 사건입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뭐야? 그럼, 한마디로 이놈도 저놈도 싫다는 거야?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피곤한 스타일이구만.”</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네. 진술서를 읽어보면 확실한 건 아실 수 있을 겁니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알았어. 그만 가봐.”</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네!” 하며 건너편에 앉아 있는 오동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정반장이 인상을 찌푸리자 순순히 일어났다. 박과장은 그들이 문을 나설 때 까지 유심히 쳐다보며 중얼 거렸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산다는 건 너무도 복잡하고 어지러워.......” </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박과장은 습관처럼 한숨을 내뱉고 자신의 의자를 끌어 당겨 컴퓨터를 켰다.</div> <div style="letter-spacing:0pt;font-size:12pt;"> 잠시 후 화면에 사건 기록 파일 폴더가 눈 안에 들어 왔다. 박과장은 그곳에 커서를 갖다 댄 다음 더블 클릭을 했다.</div> <div style="font-size:12pt;"> </div> <div style="font-size:12pt;"> </div> <div style="font-size:12pt;"> </div> <div><계속></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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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9/05/24 16:46:55 211.253.***.18 미스공 6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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