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도 안 된 사건이라 흥분된 상태로 씁니다. <div><br></div> <div>저는 154cm / 50kg 여성이에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몸무게는 키에 비하면 정상, 어쩌면 좀 튼튼해 보일 수 있는 수치이지만 살이 여기 저기 잘 숨겨져 있어서 딱 보기엔 전체적으로 엄청 작고 말라보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오늘 잠시 덩치가 큰 남자한테 위협을 받은 느낌이거든요.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이렇게 적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전에 오유에서 본 짤에서, '이어폰을 꼽고 있었다' 거나,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걸었다' 등으로 남성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한 케이스가 있다고 해서 저는 그 이후로 절대 길에서 노래도 듣지 않고 걸을 때도 엄청 팡팡 씩씩하게 걸어요. 어느 순간 버릇이 되어서인지 아주 조금 친해진 지인분도 제게 엄청 씩씩하게 걸어다닌다고 할 정도로...</div> <div><br></div> <div>전 그래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줄 알았어요.</div> <div><br></div> <div>더군다나 오전 11시 20분에....</div> <div><br></div> <div>시청 앞 공원에서요.. 사람도 많은데....</div> <div><br></div> <div>저랑 저희 개랑 멍멍랜드(강아지들 풀어놓고 놀 수 있게 만든 공원 내 공간) 갔다가 집에 가려고 공원 마지막 한 바퀴 돌고 있었어요.</div> <div><br></div> <div>공원에 정자가 하나 있어요. 거기에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는데, 눈이 살짝 풀렸고 삼백안?이었어요. 그리고 살짝 통통~뚱뚱의 덩치였어요. </div> <div><br></div> <div>그런데 ... 마음 속에서 그 남자를 향해서 위험! 위험!을 외치고 있었어요.</div> <div>왜냐하면 제가 200m 정도 밖에서 그 남자의 존재를 눈치챘는데 다가가는 동안 저를 계속 빠~~~~~안히 쳐다봤거든요.</div> <div>그래도 저는 남자를 보면 짖는 개와 앞에 몇 몇 아줌마들이 있었기에 괜찮은 줄 알았어요.</div> <div><br></div> <div>그런데 제가 지나가자마자... 진짜 빠짝 붙어서 일어서는 거예요.</div> <div><br></div> <div>저는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하고 원래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데 바로 쳐다봤어요.</div> <div><br></div> <div>그런데 정상인(보통 사람)이라면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니까 그 자리에 가만히 있거나 그런 의도로 일어난 게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나요?</div> <div><br></div> <div>그 분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대로 다리만 움직여서 저를 따라오기 시작했어요. 상체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요. </div> <div><br></div> <div>소름이 돋더라고요......</div> <div><br></div> <div>옆에 이 멍멍이는 오늘 따라 짖지도 않고... 제가 갑자기 걸음을 빨리 하거나 뛰어가면 그 이상한 사람이 더 흥분한다거나 할까봐 아주 조금만 걸음을 빨리 하고 핸드폰을 보란듯이 꺼내서 통화창을 켰어요. 경찰에 해야 하나, 남편한테 해야 하나, 엄마한테 할까 한참 고민했어요.</div> <div><br></div> <div>일단 앞에 가고 있던 아줌마 2명, 할머니 1명에게 붙었는데 바로 아줌마 2명이 오른쪽 길로 빠지더라고요. (저희 집은 왼쪽 길로 가야 나와요.)</div> <div>다시 산책로에 그 사람이랑 저, 할머니만 남은 상황이어서 다시 긴장했어요.</div> <div><br></div> <div>조금 앞에 커플이 가길래 그 쪽으로 빨리 가서 남자 쪽으로 붙었어요.</div> <div>그제서야 뒤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다행히 더 이상 저를 따라오진 않았어요. 모습도 보이지 않았구요.</div> <div>그래서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겨우 흥분을 가라앉혔네요.</div> <div><br></div> <div>저는 제가 엄청 용감한 줄 알았어요.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곳에서도 치한한테 당하면 바로 소리 지르고 그 치한한테 창피 줄 작정이었구요.</div> <div>이런 일을 당해도 바로 '앞에 가는 검정옷 입은 남자분 도와주세요!' 이런 식으로 대처하려고도 했어요.</div> <div>막상 당하니까 모든 움직임이 제게 해가 될까봐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되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정말 모두들.... 조심하세요... 다행히 오늘의 제겐 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지만... 오해일 수도 있지만</div> <div><br></div> <div>미친 사람은 시간과 장소를 안 가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