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잡지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div> <div><br></div> <div>주로 행사 관련 기사나, 음식점 소개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div> <div><br></div> <div>내가 직접 취재를 부탁할 때도 있지만, 독자에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취재에 나설 때도 있고, 가게 쪽에서 연락을 취해 기사를 내 달라고 할 때도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경우에는 마음이 내키면 취재하러 가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다만 딱히 가게를 정하는 데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 가게라면 기삿거리가 있을 것 같다는 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대부분이다.</div> <div><br></div> <div>어느날 마감이 한창인데, 새벽에 일이 끝나 한가해진 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들 어딘가로 놀러가거나 취재를 하러 나가서 편집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딱히 어디 갈 곳도 없고,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하는 생각에 그 날 도착한 독자 엽서를 읽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중 봉투 하나에, 사진 한 장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진에는 그야말로 옛날 가게라는 느낌이 확 나는 오래된 화과자 가게가 찍혀 있었다.</div> <div><br></div> <div>편지지에는 잉크 자국이라고 할까...</div> <div><br></div> <div>쓰고 나서 마르기 전에 손으로 비빈 것 같은 느낌의 더러운 글자로, [맛있습니다. 꼭 와 주세요.] 라고 써 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왠지 기분이 나빴지만, 한편으로 흥미도 생겼다.</div> <div><br></div> <div>마침 시간도 있겠다, 한 번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다.</div> <div><br></div> <div>[와 주세요.] 라고 써 있는 걸 보면 아마 가게 주인이 직접 보낸 거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편지 봉투의 주소를 보고 대충 위치를 파악한다.</div> <div><br></div> <div>평소에는 인터넷에서 검색이라도 한 번 하고 나가지만 그 날 따라 귀찮았던 것이다.</div> <div><br></div> <div>가게를 못 찾으면 그냥 드라이브 한 셈 치자는 가벼운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 시간 정도 운전해 목적지 주변까지 도착한 나는 근처 슈퍼에 차를 멈추고, 걸어서 가게를 찾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사진을 보면서 몇십 분이 지나도록 터벅터벅 걷는다.</div> <div><br></div> <div>아마 이쯤이다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그 곳은 그저 한적한 주택가라 화과자집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뒷길에 있나 싶어 길 옆으로 나와보니, 한 채의 빈 집이 보인다.</div> <div><br></div> <div>덧문은 닫혀있지만, 뜰은 몹시 황폐해져서 잡초투성이다.</div> <div><br></div> <div>누가 봐도 한 눈에 폐가다 싶은 집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분이 나빠져서 눈을 돌리는데, 문득 위쪽에서 시선이 느껴진다.</div> <div><br></div> <div>깜짝 놀라 그 쪽을 바라보자, 2층의 방 하나만, 덧문이 닫혀있지 않은 창문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설마 사람이 있는 건가 생각하자, 기분이 나빠져서 거기서 벗어나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한동안 주변을 찾아봐도 사진 속의 가게는 역시 찾을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대로 걷는 사이 주소와는 꽤 떨어진 상가까지 와 버렸다.</div> <div><br></div> <div>나는 근처 슈퍼에 들어가 쥬스를 사는 김에, 가게 주인 할아버지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사진을 보자 의아하다는 얼굴로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외쳤다.</div> <div><br></div> <div>[아, 이거, A씨잖아! 그런데, 당신은 이 사진을 어디서 난거요?]</div> <div><br></div> <div>[아, 저는 잡지 기자랍니다. 그래서 그 가게를 취재하고 싶어서요. 사진은 그 가게에서 보내줬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응? 그게 무슨 소리요. 이 가게, 10년 전에 불이 나서 타 버렸는데.]</div> <div><br></div> <div>[네...? 그럼 가게 주인 분은...]</div> <div><br></div> <div>[내외가 모두 그 때 사고로 불에 타 죽었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지금 그 자리는 어떻게 됐나요?]</div> <div><br></div> <div>[그 후에 새로 집을 지어서 누가 이사를 왔었지만... 뭐, 그 집 사람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사를 가버려서 지금은 빈 집이요. 그나저나 누가 보낸 건지는 모르지만 참 못된 장난을 쳤네그려.]</div> <div><br></div> <div>빈 집...</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까 그 집일까.</div> <div><br></div> <div>시선을 느낀 것도 있고, 무서웠기에 나는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그대로 편집부로 돌아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편집장에게 경위를 이야기하고, 그 편지 봉투를 보여주려고 가방 안을 뒤졌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다.</div> <div><br></div> <div>[어디 떨어트렸나 봅니다. 차에 있나? 찾아보고 올게요.] 라고 말하고 가려는데, [그거, 아마 찾아도 없을거야.] 라면서 편집장이 만류한다.</div> <div><br></div> <div>[5,6년 전인가, 내가 신입일 때 똑같은 일이 있었어. 취재를 간 건 내가 아니라 내 선배였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그렇습니까? 어느 분이 가셨었나요?]</div> <div><br></div> <div>[아니, 자네는 모르는 분이야. 취재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셨거든. "S마을 화과자집 취재 다녀올게요." 라면서 나간 후에 말이지. 그 당시에는 꽤 큰 난리가 났었지. 차를 탄 채 그대로 사라졌으니까. 그 후 선배도, 차도 결국 발견되지 않았어. 나는 선배가 가기 전에 봉투랑 편지를 다 봤었지만, 네가 말한 거랑 거의 비슷했었어. 혹시 장난일지도 모르지만 더 알아보기에는 예감이 너무 안 좋아.]</div> <div><br></div> <div>그 후 차 안을 찾아봤지만 그 봉투는 발견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가 그 봉투를 보냈는지, 왜 그 선배가 사라졌는지, 왜 나에게 그런 편지가 왔는지...</div> <div><br></div> <div>아직도 모든 것은 의문투성이다.</div> <div><br></div> <div>그 후로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독자 엽서를 읽는 것이 두렵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댓</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ㅂㅂ 2016.07.04 16:30 신고</div> <div>맛있습니다의 주어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698?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698?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