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선 제목에도 적어 드렸지만 (닉 언급해서 죄송합니다만)'이런것도있네'님의 글의 답글로 쓰려던 글이</div> <div>너무나 길어졌는데, 말주변이 부족하여 줄이진 못하겠어서 그냥 이렇게 별도 글로 답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div> <div>-----------------------------------------------------</div> <div> </div> <div>출시 초창기인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논의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재밌습니다.</div> <div><br>트롤링, 또는 즐겜 등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br></div> <div>게임을 싱글플레이, 콘솔게임(이것도 요즘은 온라인이 대세라지만)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느냐,<br>E-SPORT라는 일종의 스포츠로서 접근하느냐 하는 관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링크해 주신 글 찬찬히 읽어 봤는데, 농구를 비유해서 댓글을 다신 분이 있더군요.</div> <div>(링크:<span><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overwatch_59599"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overwatch_59599</a></span>)</div> <div>이건 저도 지인에게 트롤러를 비난하며 자주 사용하는 비유 방식인데요.<br></div> <div>우리가 흔히 '농구를 하자'라는 말을 한다면, '공을 드리블하며 상대방의 링에 골을 넣는 시합을 하면서<br>상대팀보다 많은 득점을 하자'라는 공동의 목표가 전제되어 있는 것입니다.<br>패스는 적에게! 골은 내 골대에! 워킹바이얼레이션은 모르겠고! 라며 안하무인의 플레이를 하는 것은 <br>현실 세계에선 존재할 수가 없는 사고방식입니다. 있다면 최소한의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봐야 하겠죠.<br>게임을 E-SPORT로 접근하는 관점이 이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div> <div>작성자님의 꼬릿말처럼 '게임 따위지만 이겨야 하는'게 아니라 '스포츠라면 당연히 승리의 추구'가 목적이라는 거죠.</div> <div> </div> <div>하지만 진짜 현실은 또 다른 이면이 있습니다.<br>농구로 할 수 있는건 단순히 경기의 승패만 가르는 것 뿐만이 아닙니다.<br>올스타전의 덩크슛, 3점슛 콘테스트 등 경기 결과와 전혀 무관하며 농구라는 종목 안에서 가능한 일종의 '예능'이 얼마든지 존재하죠.<br>자선경기 같이 승패가 목적이 아닌 경기라면 감독이 플레이를 할수도 있고, 전형적 빅맨 센터가 드리블 돌파를 하다 넘어져도,<br>단신의 포인트가드가 덩크슛을 시도하다 실패해도 모두가 웃고 즐길 수도 있겠습니다.<br>그런데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덩크슛 콘테스트가 왠말이냐, 모름지기 농구라면 정정당당한 승부를 가리는 게 목적이지"라는<br>말을 한다면 그것은 전형적인 꼰대질이 되겠죠.</div> <div>(근데 솔직히 어디에도 일부러 공을 라인 밖으로 던져버리는 등의 트롤링은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긴 힘들 듯 하네요)</div> <div> </div> <div>이 관점을 오버워치로 가져와 보죠. </div> <div>'내 돈 주고 산 게임을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던 그건 내 맘인 것이고, </div> <div>어떻게 게임의 목적으로 단순하게 승리만을 좇을 수 있느냐'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div> <div> </div> <div>이게 저의 중요한 요점입니다. </div> <div>게임을 일종의 문학적으로 접근하면, 소설이나 영화와 틀리게 유저가 직접 서사에 관여한다는 점입니다.</div> <div>이야기의 전개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div> <div>따라서 비록 팀 게임이지만 유저 각각이 원하는 서사에 따라 그 결과가 승리가 될 수도 있고 패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div> <div> </div> <div>물론 이건 그 서사의 결과를 스포츠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쓰고싶은 분들에게 아주 큰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div> <div>해당 게임에 환멸을 느끼게 될 정도로요. 내 맘대로 하고는 싶지만 그런 분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순 없지 않겠습니까?</div> <div>왜냐하면 그렇게 환멸을 느낀 유저들이 다 떠나면, 내가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상대가 없어서 할 수 없어질테니까요.</div> <div>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리자드는 게임 내에서 그 해답을 아주 훌륭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div> <div>바로 아케이드 모드가 그것이죠.</div> <div> </div> <div>네 그렇습니다. </div> <div>농구를 하기로 참여하기는 했지만 드리블은 일단 발로 해야 제맛인 분들,</div> <div>시메트라로 순간이동기를 절벽에 설치하고 떨어지는 아군에게 인사 날리는 맛에 하는 분들,</div> <div>라인하르트만 들면 방벽은 모르겠고 망치질 하는 게 그렇게 짜릿하신 분들 모두,</div> <div>아케이드로 가셔서 모두 각자가 하고싶은 서사를 쓰시면 됩니다. 거기엔 누구에게도 비난할 여지는 없습니다.</div> <div> </div> <div>경쟁전은 (제 기준 내에서 빠른대전도) 오버워치를 스포츠처럼 팀간의 진지한 대전을 통해 </div> <div>승리를 추구하며, 승리를 쟁탈하는 과정에서의 희열,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패배의 아쉬움, </div> <div>함께 노력한 팀원에 대한 동료애 등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div> <div>어느 팀이 트롤러, 즐겜러 덜 데리고 시작하는가 경쟁하다가 트롤러 더 적은 팀이 이기는 룰이 아니라는 겁니다.</div> <div>(또는 누가누가 더 팀내의 트롤러를 잘 설득하나, 본격 어르고달래기 배틀)</div> <div> </div> <div>자기의 '게임을 즐기는 가치'는 정당한 가치라고 주장하면서, </div> <div>다수의 일반적인 유저들을 '게임 따위에서 승리에 집작하는 싸이코패스' 쯤으로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div> <div>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틀린 거니까요. 차이는 인정 합니다.</div> <div>그러니 즐겜과 트롤링이 좋으신 분들은 블리자드가 제시하는 아케이드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으므로 이제는 애용하시기 바랍니다.</div> <div> </div> <div>그럼 오늘도 각자 희망하는 모드에서 즐옵 하시기 바랍니다.<br></div>
덧붙여서, 링크 글의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사람과 사람 간의 예의란 어느 때라고 쉽사리 바뀌는 게 아니다'라는 말은 참 명문인 것 같네요.
사람이 모니터 너머 어딘가 있다고 해서 사람이 아닌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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