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38738b2838b3ea84b23b2818251590efb6d__w540__h900__f100037__Ym201805.jpg" alt="Burning_01.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100037" width="540" height="900"></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br></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br></font></div><font size="3"><font size="6">버닝 후기<br><font>(스포주의)</font></font><br><br><b><font size="4">1. 버닝 : Burning<br></font></b>동명사 불탐 혹은 불타고 있다.<br>이창동 감독은 소설가였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글을 쓰고 있을테니 영화로 소설쓰는 사람이다.<br>그렇기에 그의 워딩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찾게 된다.<br>그가 포크너의 소설 <헛간 방화>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에서<br>목적격 ’헛간’을 지우고 ‘방화’와 ‘태우다’의 중간점 이기도한 동명사 Burning을 택한 점을 주목한다.<br>그의 영화 중 외래어 <오아시스>를 빼면 모두 한국어이다.<br>그런 그가 영어를 선택하게 된 데에는 진행형을 표현하는 한국어로는 그럴듯한 제목이 안되서 였을까.<br>불타는 중. 방화중. 타는 동안. 타는 과정…불태우고 있는<br>영문명 Buring은 까만머리 외국인 벤과 함께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br><br><br><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181430443ce075a4f8a993941e862202451__w630__h449__f55553__Ym201805.jpg" alt="Burning_02.jpe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55553" width="630" height="449"></font></div><font size="3"> <br><b><font size="4">2. Little Hunger vs Great Hunger</font></b><br>영화 <버닝>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해미가 아프리카 부시맨에게서 가져온 헝거(Hunger)다.<br>그녀의 말에 따르면 Little Hunger와 Great Hunger, 즉 작은 주린 자와 큰 주린 자가 있다.<br>작은 주린 자는 배만 고프지만 큰 주린 자는 삶이 고프다.<br>부시맨의 언어가 있을텐데 굳이 영어로 의표되는 상징.<br>한국영화인 버닝이 Burning인 것과 일맥상통한다.<br>벤의 외제차 포르쉐 앞에서 종수의 한국차 기아 트럭은 초라하기 그지없다.<br>남산 타워(Tower)의 반사광이 볕 들지 않는 해미의 방을 비춘다.<br>이제는 ‘남산’의 머리만 남은 ’N Tower’의 남성기같은 형체를 보며 종수는 발기하고 자위한다.<br>해미와의 정사에서 본 타워의 반사빛.<br>중학교 때 느닷없이 못 생겼다고 한 종수가 성형으로 예뻐진 해미와 섹스를 한다.<br>종수가 품은 여자는 해미인가 아니면 그가 꿈꾸던 무엇인가.<br><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br></font></div><font size="3"><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3921ac7de8612974ba09b190bc17bc43ec6__w620__h443__f102841__Ym201805.jpg" alt="Burning_04.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102841" width="620" height="443"></font></div><font size="3"><br><b><font size="4">3. 판토마임</font></b><br>오프닝부터 카메라는 종수의 마음처럼 핸드헬드로 흔들린다.<br>다르덴 형제 이후 수많은 독립영화에서 빠른 촬영 속도의 경제성을<br>느낌적인 느낌을 핑계로 포장하며 난무한 핸드헬드.<br>홍경표 촬영감독이 왜 저러나 싶었다.<br>주인공의 마음이 흔들리니 카메라도 흔들린다.<br>얼마나 창조적인 1차원적 아이디언가. (비꼼)<br>하지만 해미가 아프리카에서 돌아오는 기점으로 핸드헬드는 끝난다.<br>심지어 해미가 상의탈의로 날개짓하는 노을 샷도 부러 흔들림을 잡는 스태디캠으로 찍었다.<br>종수는 말한다.<br>‘사랑한다고 씨발!’<br>해미가 아프리카로 부재한 순간부터 종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br>없는 걸 있다고 상상하면 그 맛까지 느껴진다.<br>마치 해미의 판토마임처럼.<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br></font></div><font size="3"><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390de1b29b4072b454ca83cd62b7b306e31__w600__h429__f48112__Ym201805.jpg" alt="Burning_03.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48112" width="600" height="429"></font></div><font size="3"><br><b><font size="4">4. DNA</font></b><br>벤이 공항에서 픽업한 종수의 차 안에서 전화통화 중 말한다.<br>‘그게 DNA에 있다니까. 타고난 거야.’<br>벤의 부와 무법성, 종수의 가난과 분노조절장애.<br>최승호 PD가 분한 종수의 아버지는 역사적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한 충실한 이다.<br>그렇기에 더더욱 그들과 구분된다.<br>군면제라는 특권, 아니 정확하게는 특권층의 군면제.<br>넘을 수 없는 경계를 꿈꾸며 해미를 제물로 종수는 불타오르기 시작한다.<br>떨(대마초)의 의미를 아는 벤은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는 헛소리를 한다.<br>이 대마초의 메타포도 의미심장하다.<br>사실 대마초를 불법으로 하는데에는 담배공사의 독점권이 관여한다.<br>대마초는 ‘마’라는 식물의 거친 생존력 때문에 담배초에 비해 매우 키우기 쉽다.<br>어떤 이는 담배는 각성제이고 대마는 환각제라서 운전이라도 하면 위험하다는데<br>그런 논리라면 금주령을 실시하는 게 옳다.<br>필자의 요지는 대마초가 좋다는 게 아니라 그의 불법성이 온당한가이다.<br>다시 한번 탈법과 불법에 대해 떠올려 보자.<br>월남 참전용사의 분노와 군면제의 여유.<br>법은 과연 누구의 편인가.<br>항소 포기는 종수 아버지의 저항없는 반항이다.<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br></font></div><font size="3"><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1892e676381bbd64b7698d6c43b0604f081__w664__h443__f48905__Ym201805.jpg" alt="Burning_06.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48905" width="664" height="443"></font></div><font size="3"><br><b><font size="4">5. 욕망</font></b><br>영화를 다 보고 나서 뇌리에 남는 장면 두 개가 오버랩되었다.<br>저수지를 바라보는 벤과 포르쉐 너머 언덕을 등 뒤에 놓은 종수.<br>화면 중심이 저수지의 경계에 둔 이 샷은 정확히 해미방에서 글 쓰는 종수의 와이드샷으로 연결된다.<br>사라진 해미 방에서 종수는 자위하지 않는다.<br>글을 쓰는 종수는 노트북 화면만에 집중한다.<br>해미의 방에서 더이상 타워는 언급되지 않는다.<br>종수의 모습에서 카메라가 빠지면서 펼쳐지는 도심의 와이드샷.<br>이 샷이 자꾸 저수지 샷과 오버랩되는 것은 와이드샷이라는 공통점인지<br>아니면 감독과 촬영감독의 의도인지 알 수 없다.<br>물을 저장한 저수지는 불타지 않을 여유를 상징하는 것일까.<br>단지 확실한 것은 인간의 역사적 심리에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을 욕망하는 인물이 있다는 점.<br><br><br> <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192de888947e32946e49cb7310d232d4195__w664__h443__f83497__Ym201805.jpg" alt="Burning_08.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83497" width="664" height="443"></font></div><font size="3"><br><b><font size="4">6. 비닐하우스</font></b><br>벤이 해미를 죽였을거라는 단서는 단 두 개.<br>경품 손목시계와 ‘보일’ 호명에 반응한 고양이.<br>그걸 빼고는 벤은 단지 여성 편력이 심한 부자일 뿐이다.<br>해미는 리틀 헝거가 점점 그뤠잇 헝거로 된다고 했다.<br>환각의 힘으로 반쯤 태운 채 하늘을 날 던 해미의 나체는<br>분노의 힘으로 모두 태운 종수의 나체로 끝이 난다.<br>정작 그뤠잇 헝거는 벤이 아니라 종수였다.<br>일단 말로는 비닐하우스를 태운 벤.<br>실제 행동으로 벤과 차를 태운 종수.<br>엄마의 옷을 태웠다는 종수의 말 뒤로 이어지는 회상씬.<br>비닐하우스를 태우며 미소짓는 아이는 벤이었을까 종수였을까.<br>비닐하우스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닌 작물을 재배하는 곳.<br>집은 집인데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불타오른다.<br><br><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5/1526702190796c63a1978e486c846eaa4c58fab0c8__w699__h409__f58614__Ym201805.jpg" alt="Burning_07.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58614" width="699" height="409"></font></div><font size="3"><br><b><font size="4">7. 모두 불타고...</font></b><br>해미나 불명의 여자를 파티에서 보며 하품하던 벤이 그뤠잇 헝거인지는 모르겠다.<br>우리는 계층상승을 위해 오늘도 버닝, 열일한다.<br>하지만 그 손에 쥐어지는 건 돈이 권력이라는 허망한 바램 뿐.<br>그 주린 영혼을 브랜드로 떡칠한 물질로 메운다.<br>종수는 송아지를 팔아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구할 수 없다.<br>불타는 물질 벤과 외제차<br>불타는 영혼 종수<br>벌거벗은 몸뚱아리에서는 계층을 읽을 수 없었다.<br>그저 한낱 인간일 뿐.<br><br><br><br><br> </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