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난 사실 슈퍼맨에 대해서 별 다른 생각이 없었어. 왜냐하면 배트맨과는 달리 너무 재미없는 영웅이거든.</div> <div><br></div> <div>너무 강력하고 심지어 하늘까지 날아다니지. 그래서 아치에너미가 씹간지나는 미국 대통령 정도는 되어야 겨우 재밌을까 말까하는 영웅이야.</div> <div><br></div> <div>그에 비하면 배트맨은 너무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 배트맨의 정신과 두뇌를 한계까지 자극하는 조커, 배트맨의 육체를 완전히 파괴시키는 베인까지.</div> <div><br></div> <div>한 마디로 배트맨이 모든 분야에 100 이라면, 악당들은 한 분야에 200 올인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겉보기엔 완벽해보이는 배트맨이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언더독의 분위기를 풍기게 만들지.</div> <div><br></div> <div><br></div> <div>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 생각해보자.</div> <div><br></div> <div>사실 난 캡아에 대해선 잘 몰랐어. 기껏해야 오락실에 나오는 게임 캐릭터가 전부? 그 정도의 수준이었지.</div> <div><br></div> <div>그런데 말이야. 남들이 퍼스트어벤저를 욕할 때, 나는 정말로 감동 깊게 봤어.</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캡틴 아메리카의 진정한 정신이 완벽하게 녹아들어있었기 때문이야.</div> <div><br></div> <div>액션이 빈약하고 어벤저스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혹은 맨 마지막 뉴욕 삼거리 씬이 진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퍼스트 어벤저의 모든 진수와 액기스는, 영화 초반 키작고 말라깽이 시절의 스티브 로저스가 가지고 있거든.</div> <div><br></div> <div>누가 봐도 스티브는 왕따 당하기 딱 좋은 캐릭터야. 불리와 일진들에게 괴롭힘 당하기 딱 좋은 사이즈니까.</div> <div><br></div> <div>그런데 과연 스티브 로저스가 지금 당장 대한민국이나 일본, 혹은 미국 하이스쿨에 있으면 왕따를 당할까?</div> <div><br></div> <div>절대 아니야. 자신보다 두배는 큰 상대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있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나치와 싸우고 싶은 이유도 간단해. 괴롭힘이 싫기 때문이야. 아마 1차 세계대전이었다면 참가할 생각도 안했을 걸.</div> <div><br></div> <div>이미 로우킥 한 대 치면 부러질 것 같은 몸을 하고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캡틴이야. 특히 자신을 무시하는 훈련소 동기들을 위해서 수류탄 위에 몸을 던지는 장면은 감동스러울 정도지.</div> <div><br></div> <div>물론 약간은 작위적인 냄새가 나긴 해.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영웅은 스티브 같은 약자도 될 수 있다는 거야. 캡틴의 정신은 '너도 할 수 있어.' 라는 거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솔직히 요즘 대중문화를 생각해 봤을 때, 캡틴 같은 절대선 캐릭터가 주인공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저렇게 대놓고 도덕책 같은 양반이 주인공이니까, 지금까지 배드애쓰 느낌의 피카레스크형 악당들에 비해 더욱 신선하기 까지 해.</div> <div><br></div> <div><br></div> <div>캡틴의 인기가 윈터솔저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절대 아니야. 퍼스트어벤저에서 말라깽이 스티브 로저스로 토대를 쌓았기 때문에 그런 캡틴에 대한 믿음이 생길 수 있었던 거야.</div> <div><br></div> <div>만약 퍼벤저 없이 시빌워가 그대로 나왔다? 아마 네티즌들이 캡아 VS 아연맨으로 나뉘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아이언맨 편을 들었을 걸.</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의미에서 캡틴의 무력도 굉장히 중요해. 캡틴은 그래봤자 강화인간에 불과하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고결한 정신이 더욱 빛나는 거야. 왜냐하면 압도적인 힘은, 그 자체만으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윈터솔저에서도 그게 잘 드러나지. 하이드라를 제외한 평범한 사무실 요원들조차 캡틴의 명령이란 이유로 따르잖아. 말 그대로 캡틴이야. 캡틴의 말은 무조건 따를 수 있다는 거야. 그는 절대 선이니까.</div> <div><br></div> <div>그 명령의 진위가 어떻든 맹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캡틴 아메리카야.</div> <div><br></div> <div>특히 그의 명대사인 "하루 종일 할 수도 있어." 그의 정체성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 자신보다 강적에 맞서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건, 굳이 악당 같은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배드애쓰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럼 이제 슈퍼맨으로 가볼까?</div> <div><br></div> <div>슈퍼맨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슈퍼맨이 지 혼자 활약한단 이유로 저스티스 리그에 8점을 준 새끼가 있어. 그런데 그 새끼가 시빌워의 캡틴을 보더니 '저게 슈퍼맨이었어야 하는데......' 라며 안타까워했지.</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슈퍼맨은 단순히 무력이 중요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야. 그런 거로 따지면 결국 제일 재미없는 영웅이 되니까.</div> <div><br></div> <div>슈퍼맨인 말 그대로 미국을 상징해야 돼. 그것도 그냥 미국이 아니라 청교도부터 내려져온 기독교적 메시지가 섞인 메시아가 되어야 하지.</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맨 오브 스틸을 보자. 이게 과연 메시아가 맞아? 메시아의 첫 등장이 이딴 식이어도 되는 거야?</div> <div><br></div> <div>솔직히 난 맨 오브 스틸 재밌게 봤어. 그냥 다 때려부수면서 존나 간지나게 싸우잖아? 아마 대부분의 외국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걸?</div> <div><br></div> <div>그런데 미국인들은 아니야. 미국인들에게 슈퍼맨은 캡틴의 상위버젼이 되어야해. 말 그대로 메시아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div> <div><br></div> <div>헌데 슈퍼맨은 어땠지? 그냥 다 때려 부수고, 멍청한 악당에게 속아 배트맨과 싸우고, 세이브 마사나 외치고 있지.</div> <div><br></div> <div><br></div> <div>고뇌도 좋고, 성장형 주인공도 좋아. 스티브 로저스는 인간 자체가 고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육체를 제외하고는 굳이 성장할 필요가 없었어.</div> <div><br></div> <div>대신 작가와 감독들은 그를 냉동인간으로 만들어 70년을 타임워프 시켰지.</div> <div><br></div> <div>강한 신념과 도덕책을 가진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고뇌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슈퍼맨도 이와 비슷하지. 사실상 그는 외계에서 지구로 입양된 새끼니까 ㅋㅋㅋ</div> <div><br></div> <div>무엇보다 슈퍼맨은 미국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가정에서 자랐어. 좋은 아버지와 좋은 어머니, 거기에 평화로운 시골 환경까지.</div> <div><br></div> <div>말 그대로 사이코패스조차 선인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집안에서 자랐다는 의미야. 배트맨처럼 정신병 걸린 미친 새끼가 아니라, 이상적인 선인이 된 것이지.</div> <div><br></div> <div>그런 선인이 위대한 힘까지 지녔으니 너무나도 완벽한 캐릭터잖아? 만약 미국 국민들이 슈퍼맨의 가정환경을 알았다면 더욱 맹목적으로 그를 믿었을 정도로 말이야.</div> <div><br></div> <div>문제는 대중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슈퍼맨을 경계할 수밖에 없지. 앞에도 말했지만, 너무나도 강력한 힘은 그 자체로도 의심을 받고 경계를 받으니까.</div> <div><br></div> <div>그래서 슈퍼맨은 처신을 잘해야 해. 맨 오브 스틸처럼 등장부터 다 떄려부수는 게 아니라 슈퍼맨 다운, 슈퍼맨만이 할 수 있는 그런 걸 보여줬어야 해.</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의미에서 슈퍼맨 리턴즈는 좋은 영화야. 그냥 시작부터 추락하는 비행기를 구출하는 씬을 넣어,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키지. 아마 슈퍼맨 영화로서 이보다 더 좋은 소개장면은 없을 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DCFU는 실패했어. 잭 스나이더가 멍청한 건지, 워너 브라더스가 슈퍼맨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건지, 반드시 필요한 장면을 아예 생략해버린 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심각한 건 렉스 루터의 존재야. 렉스 루터는 슈퍼맨의 완벽한 아치 에너미로 악역이라기 보다는, 슈퍼맨의 타락을 누구보다 경계하는 미국의 또 다른 면을 상징해.</div> <div><br></div> <div>그런데 그런 렉스 루터를 저스티스 리그에서 어떻게 만들었지? 무슨 어쩌고 증후군에 걸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개발자처럼 만들어버렸어. 10년 전에 잠깐 유행했던 찌질이 찐따 빌런을, 무려 슈퍼맨의 아치에너미로 써먹은 거야.</div> <div><br></div> <div>그 누구보다 고전적이어야 하는 영화에, 반짝 유행이 나오고 말았어. 결국 슈퍼맨은 차포를 떼고 장기를 하는 셈이야. 자신의 정체성도 없고, 아치에너미조차 찌질이 찐따에 불과하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장담하건데, DCFU는 절대 성공할 수 없어. 뿌리고 뭐고 캐릭터의 정체성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감독과 각본가 새끼들이 만들었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잭 스나이더는 그냥 새벽의 저주2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캡틴은 작고 마르고 병약한 탓에 괴롭힘 당하면서도 맞서 싸우고</div> <div>모두를 위해 수류탄 위에 뛰어들어 몸으로 감싸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캡틴을 보면 선하다는 보증이 있어 맘이 놓이는데</div> <div><br></div> <div>슈퍼맨에게선 그런 캐릭터가 느껴지지 않아 불안하다는 거 공감 되어서 퍼왔어요.</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