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상 리뷰
베트남이 필요한 미국, 미국이 필요 없는 베트남
<풀 메탈 자켓> 속 로렌스 사건 이후,
영화는 조커가 종군기자로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매춘 장면과 카메라 날치기 장면을 두 번째 파트 첫 장면으로 넣었을까?
저는 이 첫 장면이 베트남 전쟁을 바라보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선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1. 성욕을 채우기 위해 베트남 여자가 필요한 미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가리는 모습.
2. 미군에게 돈을 받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베트남 여자.
3. 미군을 좋아하지 않는, 오히려 미군의 카메라를 훔치는 베트남인.
4. 베트남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군.
이 모습을 해석해보면,
1. 성욕을 채우기 위해 베트남 여자가 필요한 미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가리는 모습.
미군의 성욕과 매춘행위는 미국이 민주주의를 앞세워 자신들의 제국주의를 세우려는 야욕을 말하는 것입니다.
2. 미군에게 돈을 받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베트남 여자.
그리고 베트남 처자는 이런 미국을 품에 안고 베트남을 자신들이 통치하려는 세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엄마가 5달러 밖에 안 줬다며 흥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 때 말하는 엄마는 ‘미국 본토’ / 5달러는 '베트남 전쟁을 향한 미국의 지원금' 정도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미군이 전쟁물자를 넉넉하게 가지고 있지 않는 이유는 ‘반전’으로 미군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종군기자들의 회의 장면’을 보면
간부가 조커에게 지금 시국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부분이 언급됩니다.
(바쁘신 분들은 2분 8초부터)
3. 미군을 좋아하지 않는, 오히려 미군의 카메라를 훔치는 베트남인.
조커 일행의 카메라를 훔친 베트남인은
미군의 전쟁 개입을 반대하는 반대파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그들을 베트콩이라 불렀죠.
허나 그들 역시 미군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그것을 스탠리 큐브릭은 카메라를 훔친 뒤,
조커와 베트남인이 말도 안 돼는 무술로 서로에게 위협을 준 뒤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한 마디로 베트남 전쟁은 ‘아주 위험한 슬랩스틱 쇼’ 라는 뜻을 내포한 것이죠.
영화 속에서 종군기자들의 회의 장면을 보면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고치며
미해병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 어디서 많이 보시지 않으셨는지요?
맞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의 장면과 매우 유사합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바꿈으로서 어감과 억양이 달라지는 것.
그래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종군기자들의 회의 장면’을 통해
베트남전쟁이 '미국의 정치 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풀 메탈 자켓>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3분 43초부터)
4. 베트남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군.
그런데 미군은 이런 베트남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베트남을 민주주의 국가로 진화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정말로 그렇게 이념과 사상만을 가지고 움직였는가?
매춘을 일삼는 미해병
자신이 죽인 베트콩을 본진으로 데려와 기념사진을 찍는 미해병
헬기 위에서 M60으로 민간인을 학살하는 미해병
영화를 계속 보면 그들이 얼마나 잔혹하고 잔인한 행위를 베트남 국민에게 보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번 베트남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베트남전에서 행했던 과오를 사과했습니다.
결국 미군이 ‘정의’라는 깃발을 앞세워 움직였지만,
막상 그들이 보여준 것은 광기와 학살, 그리고 매춘뿐이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스탠리 큐브릭은 말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젊은 미군들조차도 피해자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영화 뒷부분에서 대령이 가슴엔 ‘평화의 상징’을, 헬멧엔 ‘타고난 킬러’라는 문구를 쓴 것이 모순이라며 나무라는 장면 때문입니다.
전쟁 중인 자국민들은 가슴으로는 전쟁이 없는 세상,
즉 평화의 세상을 생각하지만 머리로는 그래도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는 모순, 혹은 이중성이라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 영화 속에서도 조커가 이와 같은 대사를 남겼습니다.
“평화의 뱃지와 타고난 킬러는 이중성을 표현한 것이다.”
라고요.
허나, 이 표식을 본 대령은
“평화가 중요하다”
라고 조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조국을 사랑한다면 전쟁의 승리를 생각해라. 우리는 베트남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중이다. 그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다.”
라고 말을 함으로서
미국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또 그런 이념을 사람들에게 얼마나 강압적으로 심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였는지,
이러한 상황을 때문에 미국이 얼마나 큰 어떤 과오를 저질렀는지 반성하게 만드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풀 메탈 자켓>이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적나라하게 밝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노병(=정치인)들이 젊은이의 피로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사상을 올바르게 만들고자 했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