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자백 보고왔습니다.</div> <div><br>국정원의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하나만 다루는 영화인 줄 알고 보러갔는데, 아니더군요.<br>지금까지 제가 알고있었고 분노하고 있던 것들이 굉장히 조그마한 부분이었다는 걸 느끼고 왔네요.</div> <div> </div> <div>우리나라,</div> <div>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로 국정원(예전엔 중앙정보부 였겠죠)이 주도한 간첩조작 사건이 그렇게나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br>엔딩크레딧 이전에 지금까지 조작했었던, 최근들어서야 무죄 판결을 받게된 분들의 명단이 주르륵 나왔습니다.</div> <div> </div> <div>영화를 보는 내내 심각한 표정으로 그리고 불편한 마음을 갖고 봤어요.<br>마치 누가 제 입에 불지 않은 풍선을 넣고 서서히 불어서 결국엔 제 입을 꽉 막는 느낌을...</div> <div> </div> <div>이번 시나리오에서 가장 많이 쓰였던 대사<br>1. 모르겠습니다. 몰라요.<br>2.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br>3. 재판장에서 들어주십시오.</div> <div> </div> <div>최승호 PD님의 질문이 무엇이 되었든 그대들의 답변은 한결같았습니다.<br>특히 유우성 사건의 검사를 맡은 ㅇㅅㅇ검사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저딴 대사를 칩니다.<br>정말 울화통 터졌습니다...</div> <div> </div> <div>이 영화에서는 '학원간첩단 사건'도 다루고 있는데요.<br>1975년 기춘 할아버지께서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이었을 당시 사건입니다.<br>영화의 막바지에 한 재일교포 분이 나오시는데, 당시 간첩으로 몰려서 수사를 받다가 정신질환을 얻게 되었고,</div> <div>수사를 받는 도중 질환이 심각해지는 상황인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서</div> <div>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계신 모습이 비춰졌습니다.</div> <div> </div> <div>최승호 PD님께서 그 당시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시는지 질문을 했습니다.<br>그러자 그 분께서 "그 당시 일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그 때만 생각하면 굉장히 슬퍼져서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영화가 끝나고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 올랐습니다.<br>118석이나 되는 상영관 내에 10명 남짓한 사람만이 그 영화를 보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br>PD님처럼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할 용기는 없지만</div> <div>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나라가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br>한 번은 꼭 보아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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