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군번 아재임 <div><br></div> <div>때는 바야흐로 예비군훈련에 처음으로 서바이벌 교장이 생겼던 해였음.</div> <div>(민방위도 끝나서 지금도 예비군훈련에 서바이벌 교장이 있는지는 모름)</div> <div>언제나 그랬듯, 오전오후 내내 조교를 따라서 산 위에 펼쳐진 교장을 돌며</div> <div><br></div> <div>'조교야, 우리 여기는 했다고 치고 저 구석에서 쉬다가자'</div> <div>'조교야, 가위바위보 짜서 니가 이기면 니가 가자는대로 다 따라다녀줄께, 대신 우리 다 이겨야되'</div> <div><br></div> <div>등등. </div> <div><br></div> <div>불쌍한 조교를 괴롭히는 것도 질역나서 터덜터덜 조교를 따라 어슬렁 거리던 예비군 아재들 앞에</div> <div>난생처음 보는 교장이 보임.</div> <div><br></div> <div>'자자, 올해부터 새로 생긴 서바이벌 교장이다. 예비군들 8명씩 한 조가 되서 조교들로 구성된 적군을</div> <div>소탕해라. 소탕에 성공하면 바로 귀가조치다!'</div> <div><br></div> <div>예비군 아재들의 눈에 생기가 돌기시작한 건 그때부터 였음.</div> <div><br></div> <div>교장 반대편에 조교 8명으로 구성된 적군이 은폐엄폐를 마치고 페인트탄이 장전된 총기를 하나씩 받은</div> <div>예비군들은 '최대한 빨리 해치우고 집에가자'하는 눈빛이 마치 살기처럼 일렁이기 시작함.</div> <div><br></div> <div>'시작!'이란 간부의 호령이 떨어지자 첫 조였던 예비군 아재들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치 평생을 함께 전장에서 누빈 전우들처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사분란하게 움직임. 서로 대화 한마디 없었으나 이미 두 명의 아재가 적진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기 시작함.</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약속이라도 한 듯 뒤에 남아있던 아재들이 조교들이 대가리 못 내밀게 엄호사격을 시작함.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두명의 돌진에 성공하고 안전한 나무 뒤에 몸을 숨기자 뒤에서 엄호하던 아재들이 차례차례 같은 방식으로 신속하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적진으로 접근에 성공. 당황한 조교들이 총 한 발 못쏴보고 어버버 하는 사이 이미 아재들은 적의 참호속으로 돌격!</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괴성을 지르며 조교들에게 페인트탄을 난사하며 쫓기 시작하자 놀란 조교들은 마치 호랑이한테 쫓기는 토끼들마냥</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등돌리도 혼비백산 도망가기 시작함. 이미 이성을 잃은 아재들이 불쌍한 토끼들의 등에 페인트탄을 꽂으며 잠시 학살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현장을 방불케하는 광경을 연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순식간에 조교들 전멸. 5분도 안걸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황한 간부가 말을 더듬으며 귀가를 알림</span></div> <div>'그, 그래, 1...1조 예비군들은 퇴, 퇴소증을 받고 귀,귀가를 할 수 있도록...'</div> <div><br></div> <div>그때 1조의 한 예비군 흥분을 가라앉히며 간부에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이야기함.</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 판 더 해도 됩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화입니다. 이제 추억이 됬네요 ㅋ</div> <div>아직도 예비군훈련에서 마지막교장에 서바이벌이 있나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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