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문제가 본격적으로 이슈화 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글을 적을까 말까 잠깐 고민했는데 <div>사그라 들지 않고 많은 과열이 되는것 같아 생각을 한 번 적어보려 합니다.</div> <div><br></div> <div>저는 EO(Equal Opportunity)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div> <div>우리나라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으로서 생소하지만 말 그대로의 조직입니다.</div> <div><br></div> <div><b>모든 군인에게 Race, Gender, National Origin, Color, Religion 크게 이 다섯개의 항목에 있어서는 그 어떠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b>라는 취지로 만든 미군 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div> <div>아시다시피 미군은 모병제이지만, 그 덕에 여성 사병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그 뿐만 아니라 각종 인종, 종교 등이 모조리 모여있으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기관이지요.</div> <div>(이 다섯개의 항목을 제외한 그냥 이유없는 갈굼은 IG_Inspector General 즉 감사실 소관입니다. <b>즉 EO는 순수하게 '차별'이라는 관점에서의 문제를 다루도록 만들어진 전문 기관입니다.</b>)</div> <div><br></div> <div>체계는 다음과 같습니다.</div> <div>일단은 병장 계급부터 EOA(EO Advisor)로서 신청이 가능하게 됩니다.</div> <div>이 EO Advisor는 각 중대에 한명씩 배치되게 되어있으며, 중대 내에 발생하는 차별적 행위에 대한 감시 또는 상담을 도맡아 합니다.</div> <div>이 EOA가 되기 위해서는 EOLC(Equal Opportunity Leaders Class)를 이수하여야 하며, 상위 SEOA(Senior EO Advisor)에 의해 교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div> <div>(참고로 SEOA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중사~상사급이 요구되며_(드물게 하사), 미국 본토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몇 달에 걸쳐 이수하게 되어있습니다.)</div> <div>또한 병장 이상 계급은 SEOA의 상담과 감시를 받을 수 있으며, 연대에는 최대 EO 중령과 원사까지 있습니다.(<span style="font-size:9pt;">원사도 EOA 활동이 있거나 짬이 상당히 높은 경우를 주로 임명을 합니다. EO관련 최대 직위는 Brigadier General 즉 1성장군까지 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냐와는 별개로) 미군에서는 다양한 성별과 인종이 모이는 만큼 그로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감시하고, 해결하고, 구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그런데 지금 한국의 군 상황은 어떤가요?</b></div> <div><b>본인이 성적인 차별을 받았다고 하여 이를 감시하거나/구제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이 갖추어져 있던가요?</b></div> <div><br></div> <div>한국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를 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여군들이 각종 성차별을 받더라도 대부분 그걸 문제를 삼지 않고 덮어버리려 하거나, 또는 계급 한계상 실질적으로 고발을 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기관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div> <div>보통 해당 대대장이나 연대장 선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을 뿐이죠.</div> <div>(혹시 있다면, 어떠한 직책과 연대-대대 기관에 속해있으며 어떤 교육을 이수하는지에 대해 또한 각 중대별로 어떻게 배치가 이루어지는 등 <span style="font-size:9pt;">자세히 알려주셨으면 합니다.</span><span style="font-size:9pt;"> 제가 아는 한 한국군엔 없는 제도라고 한국군 중대장한테 들었으니까요.</span><span style="font-size:9pt;">)</span></div> <div><br></div> <div><b>저는 여자도 군대에 징집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도 찬성하고, 현재 남자들만 책임지는 처사가 부당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합니다.</b></div> <div><b>하지만, 여성들을 군대에 징집하기 위해서는 먼저 체계적인 제도와 있을 수 있는 사고와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b></div> <div>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군대 다녀오신분은 여성장교가 어떤취급 받는지 대충 다 아시지 않습니까. </div> <div>사병들한테도 몸매평가 받고, 계급상 못되는거지 저년은 그냥 밖에가면 따먹는다, 여자년이 군대와서 지랄한다 이런 뒷담화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게 한 두번이 아니였는데, 그런 군대에 여성 사병이 간다고 여성도 군대에 참여하니 남녀평등이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여전히 그냥 조리돌림 노리개감으로 취급할까요?</div> <div><br></div> <div>베오베에 올라운 글중에 '개선이 된 이후에 가겠다는건 그냥 갈 생각이 없는 것이다'라는 글이 많을 공감을 받았더군요.</div> <div>물론 그것도 말이 됩니다. 좋아질때까지 기다리면 개선의 속도는 느리니 결국 안가게 되는거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습니다.</div> <div><b>그러나 우린 이미 더 나을것을 위해 먼저 뛰어들고 시행할 것을 강요했다가 희생당한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b></div> <div><b>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산업화의 역군들로 불리는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b></div> <div><b>그 때를 보며 그렇게 국가의 전체를 위해 개개인들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역사를 보며 다시 배우자면서, 다만 장르가 다르다고 이곳에는 적용 가능한것처럼 옹호되는 분위기가 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b></div> <div><br></div> <div><b>여성분들이 국가의 의무를 같이 다 하길 바라는건가요 아니면 여성들도 우리와 같은 안좋은 일을 겪어야 된다가 요지인가요. </b></div> <div><b>만약 전자라면,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체계에 대해서 먼저 비난해야될 일이 아닐까요? </b></div> <div><b>장교에서부터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그게 일반인인 사병에게까지 잘 운영될꺼라고 믿고 안심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니까 여성들도 현행 군대 제도에 대해서 꺼려하는것도 있구요.</b></div> <div>(물론 최후의 결론적으로는 남자 사병도 기본적인 대우를 안해주는 군대 자체가 문제긴 하지만, 이는 논의가 확장되므로 여기서는 접겠습니다.)</div> <div><br></div> <div>징집을 바라는 남성이나, 현재의 징집 분위기를 거부하는 여성이나 제가보기엔 양쪽이 서로 큰 잘못이기에 앞서</div> <div>현행 제도에서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체계적인 제도를 잡지 않는 군대가 문제지, 개개인의 판단이 옳고 그름의 싸움은 그 뒤에 일인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b>최소한 더 나은 방향에서의 토론이 되려면 이러한 현행 제도를 먼저 고치지 않고, 또 더 나은제도가 있음에도 개선할 의지조차 없는 군대를 먼저 문제삼아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b></div> <div><br></div> <div>서로 개선방안이나 타협점이 아닌, 너무 감정적인 남/녀 프레임의 대결 구조로 가는것 같아서 글을 써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p.s : 참고로 제가 EO에 근무할때 몇몇 젊은 한국 장교들(대위정도)가 와서 EO시스템에 흥미를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연계를 해서 한국군에 적용해보고자 한다는 얘기는 좀 듣고 실제로 같이 이야기도 해봤습니다만. 결과는 뭐 지금 현행 군대제도에서 보시다시피 공식적인 요청이나 이런건 하나도 없었습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