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div> <div> </div> <div>마지막까지 남아계신 할아버지 였는데,</div> <div> </div> <div>돌아가셨다...</div> <div> </div> <div>외할아버지...외할머니... 친할머니 친할아버지</div> <div> </div> <div>이젠 그 누구도 안계시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너무나 보고싶다.</div> <div> </div> <div>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다</div> <div> </div> <div>가슴이 아프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친할아버지는 내가 어릴적 부터 늘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셨다.</div> <div> </div> <div>광복부터 6.25 까지 ... </div> <div> </div> <div>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 총과 대포 탱크가 멋져 보였던 것이.....</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집 근처에 할아버지 댁이 있어서 , 맞벌이 하는 부모님이 나를 자주 맏기셨다.</div> <div> </div> <div>그때마다 난 또 할아버지의 실감나는 총 소리부터 탱크 움직이는 소리, 군인들의 제식할 때 발소리 마저</div> <div> </div> <div>할아버지는 어린 나를 이해시켜주기 위해 정말 혼심을 다하여 보여주셨다.</div> <div> </div> <div>난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좋았고,</div> <div> </div> <div>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같은 구수한 옛날 얘기는 아니었지만, 남자들의 멋진 전우애, 애국심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div> <div> </div> <div>정말 할아버지의 얘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이 끝없는 에피소드와 소재가 넘쳐 흘렀다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그렇게 나도 나이가 먹고, 이사를 가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자주 뵐 수 없게 되었고 , 명절이나 어쩔 때 한번 뵙는</div> <div> </div> <div>여느 할아버지와 손자가 되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어렸을때 부터 할아버지가 내 가슴에 심어준 밀리터리 씨앗때문인지 나는 지금도 밀리터리 관련은 정말 관심있게</div> <div> </div> <div>찾아보고 , 직업군인인 동생에게 묻기도 하고 잡지도 자주 보는 성격(?)이 되었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난 어느 날 일본대학으로부터 합격소식을 날아왔고 ,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할아버지를 찾아뵈었다.</div> <div> </div> <div>할아버지는 유년시절 일본에게 당하신게 많으셔서 그런지 </div> <div> </div> <div>일본얘기만 나오면 </div> <div> </div> <div> "이런 쪽x리 개놈들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아서 천수를 다하고 살고.... "    (부들 부들)</div> <div> </div> <div>....</div> <div>이렇게 다짜고짜 화부터 내셨다.</div> <div> </div> <div>하지만 내가 일본유학을 떠난다고 말씀드렸을 때 할아버지는</div> <div> </div> <div>" 그려 ...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번 싸워서 백번 다 이겨부리지 "</div> <div> </div> <div>하며, 손자의 출정(?)을 담담하게 환영해 주셨다.</div> <div> </div> <div>그렇게 일본유학을 가서 이상한 사건도 겪고 , 좌충우돌 사건을 겪고 다시 돌아와서</div> <div> </div> <div>난 입대하였다....</div> <div> </div> <div>...</div> <div>밀리터리 관련 웹툰도 좋아하고 , 여러가지 지식과 사람들에게 나름 사랑받는 타입이라...</div> <div> </div> <div>난 보충대에서, 이것 저것 다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보충대에서 이리 갈래 저리 갈래 사람 뽑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다 부탁했음)</div> <div> </div> <div>......</div> <div>.....</div> <div> </div> <div>그리고 난  특공대로 끌려갔다.</div> <div> </div> <div>역시 현실은 시궁창 이었다.</div> <div> </div> <div>개힘들고, 개쳐맞고 , 개눈물흘렸다....</div> <div> </div> <div>...</div> <div>할아버지는 그때부터 몸이 편찮으셨는지 , 면회는 못오시고</div> <div> </div> <div>부모님을 통해서 안부를 물었다 .</div> <div> </div> <div>드디어 나는 100일 휴가를 얻게 되었고 , 부모님댁보다 할아버지댁으로 가장 먼저 달려갔다.</div> <div> </div> <div>어느 남자나 그렇겠지만 , 100일 휴가 나오면 가족들에게 내가 그동안 겪은 군대이야기를 늘어놓곤 한다...</div> <div> </div> <div> "할아버지! 내가 수류탄을 요롷게 잡아가지고 , 던졌는데 ㅋㅋㅋㅋ 의외로 멀리안날라가데요 ? 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 " 와...할아버지 테레비에서 나오는 총 소리 다 거짓말!! 그짓부렁이! 다 뻥뻥  ㅋㅋㅋ  소리 진짜 엄청 컸어요 ㅋㅋ 귀 터지는줄 알았다니까요 ㅋ "</div> <div> </div> <div>그리고 나는 군대에서 선임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div> <div> </div> <div> 선임왈  : 야 너 남자가 죽을때 까지 기억하는게 뭔줄 아냐 ? </div> <div> 나        : 네 ? </div> <div> 선임왈  :  그러니까 너가 죽는 그 순감까지 기억하는 거 말이야 </div> <div> 나        : ....   .... 아...가족!   가족 아닙니까 ?</div> <div> 선임왈  : 아...놔 이 또라x 새x  왜 ?? 첫사랑이라고 하지 ??? </div> <div> 나        : ...?   그럼 어떤 겁니까 ?</div> <div> 선임왈  : 봐봐.....남자가 죽을 때까지 3가지는 딱 기억한데 그게 뭐냐면 ....     </div> <div> </div> <div>                                                      첫번째는 말야... 자기 주민등록 번호... </div> <div> </div> <div>                                                           두번째는 자기 총기번호 ....</div> <div> </div> <div>                                                                 마지막은 군번 ... 이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난 할아버지께 여쭈었다..</div> <div> </div> <div> 할아버지!  혹시 6.25 참전 하셨을때 군번 ! 군번! 뭐였어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할아버지는 병상에서 씁쓸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div> <div> </div> <div> " 그런게 있을 턱이 있나... , 빨갱이 놈들이 내려오고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다니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 나한테 철모주고 총 쥐어주면 다 쫄병되는거지...  근데 나는 내가 언제 죽을까 걱정이 되서(자신의 생사를 모르는 가족을 위해서)</div> <div> </div> <div>   내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말했지 ,   '나 인천 제물포에 사는 뭐시기뭐시기 라는 사람이오~ ' 라고 옆에 있는 사람한테도..</div> <div> </div> <div>  좌우에 있는 사람들, 처음본 사람한테도 그렇게 알리곤 했지..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도  나를 따라서 나는 어디어디의 누구누구요~라며 번지기</div> <div> </div> <div> 시작했지  "  라며 헛웃음을 지으셨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이런 할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파서 나는</div> <div> </div> <div> "할아버지는 뭐 드시고 싶으신거 없으세요 ...??? "라고 여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하나 있긴 하지.....        그 시절에 먹은 보리로 만든 주먹밥 ,  일주일넘게 밥이 도착하질 않아서 쫄쫄 굶었는데 어느날 주먹밥이 온거야 </div> <div> </div> <div> 보자마자 먹었는데 그게 내생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었어,  깡깡 ! 얼고 소금맛만 났지만 최고의 음식이었지...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난 내가 군인인 신분에서 이런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뭔가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div> <div>그러더니 반대로 할아버지가 나에게 물었다..</div> <div> </div> <div> " 패도라야~  넌 혹시 사람이 죽을때 마지막에 하는 말이 뭔줄 알아 ? "</div> <div> </div> <div> </div> <div> "에 ..??  죽을때 마지막이요 ?  그거 혹시 전쟁이란 관련 있는건가요 ? "</div> <div> </div> <div> </div> <div> '그렇기도 하지... "</div> <div> </div> <div>"음......아!!!  내 배에 구멍이??  나 살려줘 살려줘 ㅠㅠㅠ    이런거 아닐까요 ? '</div> <div> </div> <div>"  (웃음 ㅋㅋㅋㅋ)   틀렸어 이것아.  </div> <div> </div> <div> 나는 지금까지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떠나보내봤다  </div> <div> </div> <div> 특히 전쟁통에서 아주 엄청났어 , 이렇게 숨쉬고 살아있는게 미안할 정도로 말이야 </div> <div> </div> <div>근데 내가 보았던 사람들이 배에 구멍이 나고, 몸통이 잘려나가도 </div> <div> </div> <div> 마지막에 하는 말을 다 같았어... "</div> <div> </div> <div> </div> <div>".... .... 뭐라고 했는데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처음에는  구해줘 살려줘 ...  나 살 수 있는거야 ? </div> <div>  분노와 고통으로 울부짓는단다..</div> <div>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게 같은 말을 하지...</div> <div> </div> <div>     ' 어머니 보고싶어요... 보고싶어요...  보고싶어요....어머니...보고.싶...어  "</div> <div> </div> <div> </div> <div>" ...... "</div> <div> </div> <div> </div> <div> "나는 그사람들 덕에 살고있는거지...살아가는것 자체가...빚을 지고 있는게야...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순간 숙연해 졌다.....</div> <div> </div> <div> </div> <div>할아버지가 군대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슬픈 표정을 지으시는걸 처음보았다..</div> <div> </div> <div>아무리 힘들어도 ,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기백이 넘치셨고 , 당당하셨었다.</div> <div> </div> <div>왠지 나에게 언젠가 이런 얘기를 해주실걸 미리 예감하신듯 슬픈 표정을 지으셨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그리고선</div> <div> </div> <div>" 내가 쏜 사람들도 모두 가족이 있을테고, 그 고통 이루 말할 수 없을텐데...</div> <div> </div> <div>  내가 너무 오래살았구나... "</div> <div> </div> <div> </div> <div> "할아버지! 그건 어쩔 수 없잖아요! 나라를 위해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거라구요! "</div> <div> </div> <div> " ..  .... "</div> <div> </div> <div>나도 모르게 흥분을 해버렸고 ...</div> <div> </div> <div>할아버지는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div> <div> </div> <div>오늘은 참 할아버지의 이런 저런 모습을 많이 보았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또 시간이 지나고 난 전역을 하고 회사에 입사하고...다시 공부하고...</div> <div> </div> <div>어느날 할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들었다..</div> <div> </div> <div>할아버지의 연세가 아흔이 훌쩍 넘으셨기에 다들 호상 이라고 하였다.</div> <div> </div> <div>할아버지도 자신이 떠날것을 알고 계셨는지</div> <div> </div> <div>편찮으신몸 이 끌고 병상 주변을 혼자서 정리하셨다고 한다.</div> <div> </div> <div>그리고 임종때 , 나는 그때 당시 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갈 수 없었지만</div> <div> </div> <div>아버지를 통해 들은건 , 할아버지가 임종때 천장을 보며 어머니 어머니 를 수번 부르시다가</div> <div> </div> <div>돌아가셨다고 한다....   ....</div> <div> </div> <div>마치 뭐가 보이기라도 한것처럼 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예전부터 귀신이 보이는 정신병(?)을 앓고 있었기에</div> <div> </div> <div>혹시나 할아버지를 뵐 수 있지않을까 하며, 3일간 계속 자리를 지켰지만</div> <div> </div> <div>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div> <div> </div> <div>오히려 하늘나라에 잘 가신거라 , 좋게 생각한다...</div> <div> </div> <div>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 </div> <div> </div> <div> </div> <div>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다...</div> <div> </div> <div>너무나 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