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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dical_19818
    작성자 : 좋은사람될게
    추천 : 5
    조회수 : 426
    IP : 175.196.***.18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11/05 21:38:30
    http://todayhumor.com/?medical_19818 모바일
    오늘은 참 지치는 날이네요.
    <br><div><br></div> <div>지...집에.... 가..가고 싶어요...</div> <div>추운데 장판에 누워서 쉬고 싶어요.... </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낮에는 화장실도 너무 가고 싶었어요. </span></div> <div>이제야 좀 의자에 앉아요..ㅠㅠ........</div> <div><br></div> <div>저는 의사입니다.</div> <div><br></div> <div>병원은 오래오래 계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자주 오가는 곳이기도 하니</div> <div>정들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어제보다 안색이 안좋지는 않나 신경이 쓰여요.</div> <div><br></div> <div><div>날이 추워져요.</div> <div>덕분에 중환자실에 빈자리가 생길 겨를이 없네요..</div></div> <div><br></div> <div>어르신들은 어르신대로 날이 추워지면 갑자기 어느날 저승사자가 쓸고가듯이 <span style="font-size:9pt;">휙 휩쓸려서 하루 건너 한분씩 떠나가세요. </span></div> <div>이맘때가 제일 불안해요. 찬바람 불어올때요...</div> <div><br></div> <div>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엄마 아빠 같아서 마음이 짠해요.</div> <div>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하는데 해줄 게 없을 때가 제일 힘들어요.</div> <div><br></div> <div>한계라고 느낄때마다 "아 내가 마법사도 아니고" <span style="font-size:9pt;">(아 차라리 내가 마법사였으면 좋겠다!) 삐죽대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손에 핸드폰을 쥐고 밥먹으면서도 불안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식판에서 한숟갈도 뜨기 전에 뛰어서 중환자실 갔던 날들이 떠오르지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일 치르고 돌아오면 입맛이 없어 먹을 수 없는 ...</span></div> <div><br></div> <div>중환자실에는 긴긴 시간 계신 분들이 많아요.</div> <div>긴 병에 효자가 없다고 해요. </div> <div>그래도 추워지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님 생각 한번만 해주세요.</div> <div>뚜렷한 의사표현은 할 수 없어도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기다리고 계세요.</div> <div>보호자분들 왔다가시면 반짝 좋아지시기도 해요..</div> <div> </div> <div>새벽 3시에 불쑥 병원 스테이션에 찾아와 주치의 상담하고 싶다고 의사 찾아오라고 하셔도 괜찮아요.</div> <div>차라리 그렇게라도 와주셔서 감사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마음이 너무 아파요. </span></div> <div><div>위중하니 와달라고 전화해도 포기했다고 죽으면 연락하라고 하시는 분들 .. 그러지마세요..</div></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은 가족대신 우리가 있어줄거에요. 제가 옆에 있을거에요. </div> <div>내일도,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도 옆에서 절대 혼자 가게 두지 않을 건데요,</div> <div>그래도 가족이 있어줘야 하잖아요.. 가족이잖아요.. </div> <div><br></div> <div><br></div> <div>다 그런것은 아니에요.</div> <div>부여잡고 일어나라고 울고 슬퍼하시는 가족분들이 더 많죠... </div> <div><br></div> <div>하지만 </div> <div>땀이 나도록 뛰어서 간신히 살려두고 있는 이렇게 하얗게 식어가는 환자와 </div> <div>죽으면 연락하라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div> <div>오늘은 너무 지치네요.... </div> <div><br></div> <div><br></div> <div>한 번도 제 직업이 억울해본 적이 없었는데,</div> <div>요즘 여러가지 면에서 몰려요... </div> <div>뉴스에서는 도둑놈... </div> <div>정부에서도 도둑놈...</div> <div>병원에서는 누군가의 입안의 혀처럼 굴어야 하고...</div> <div>심평원에서는 툭하면 삭감한다고 하고....</div> <div>친구들은 제가 인생 너무 편하게 사는 줄 알아요 좋은직업가졌다고...</div> <div>연인의 목소리를 들은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요..</div> <div>이제 괜히 피해의식이 생겼나, 이제 누가 밖에서 직업 물어보면 그냥 직장인이라고 해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도 이 글 쓰고 다시 환자들과 간호사들 앞에서면 저는 누구보다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갈거에요.</div> <div>제가 흔들리고 힘들어하면, 환자들도 간호사들도 불안해하니까요.</div> <div><br></div> <div>은사님이</div> <div>의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하셨는데</div> <div>저는 아직도 부족하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글 보시는 모든 분들 제발 아프지마세요...</div> <div>젊은 시절에 담배피고 술마시고 과로한 것 다 되돌아와요, 꼭 지금부터 관리하세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가족이 더이상 희망이 없다면, 임종의 순간에는 그립고 애틋한 마음으로 와주세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추운데 감기 조심 하세요.</span></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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