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저는 의료종사자분들의 편 임을 밝힙니다.
니편 내편 나누는걸 싫어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없네요. (글자수 편의상 의료종사자→의사로 적겠습니다.)
저는 압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 아님을요.
시스템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위하는 의사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니까요.
점잖게 말하자면 그렇고.
좋은 의사는 엿을 먹고, 나쁜 의사는 돈을 버는 빌어처먹을 시스템이잖아요. 그렇지않나요?
고쳐야죠. 고치게 해주세요. 나라를 뜨지 마시고요.
누구보다 고치고 싶은게 의사분들임을 압니다.
의사는 정치가가 아니기때문에 고칠수 없었다는것도 알고요. 그리고 국민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는것도 (오히려 의사들을 나쁜놈으로 몰아갔다는것도) 압니다.
그리고 의사분들의 심정, 이해를 넘어 공감이 되고 , 당연하기마저 합니다.
이제까지 숱하게 당하셨던거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고쳐지기를 바랄것이라는것도요.
또 한번 최선을 다해 힘써주세요. 안되면 떠나버리지 하는 마음은 잠시라도 접어주시고요.
시스템을 고치고자 감히 조언합니다.
제발 분노하시지 말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절대 문재인을 칭송하거나 , 의사탓을 하는 결론이 아닙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시스템개선을 원한다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요.
시스템을 고치려고한다면 국민을 이용해야합니다. 이미 아시겠지만요.
국민들은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생각, 선입견으로 가득합니다. 때문에 의사의 처우개선에 대한 어떤 말도 듣지 않을겁니다.
그게 사실이고, 정당하고, 마땅하며 지극히 당연하고 옳다고 해도 말입니다.
문재인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문케어에 긍정적인 선입견을 만들고 거기에 부정하는 어떤 말도 듣지 않을거고요.
마찬가지로 그게 사실, 정당, 옳은지와는 관계없이요. 이것도 이미 아시겠지요.
대중의 지능은 의사분들의 생각만큼 높지 않습니다. 이건 모르시는것 같아요. 아신다고요? 아뇨! 모르시는게 맞습니다.
종이 신문이든, 낱장 에세이든, pc 인터넷이든 , 모바일환경이든, 글 전체를 읽는 대중의 비율은 높지않습니다.
대부분은 그저 문케어, 밥그릇, 의사, 의료수가, 열악, 보험, 세금 등의 단어에 반응할뿐입니다.
또 대중은 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알더라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과학,수학공식을 아는것과 그것을 생각하여 적용하는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난이도 격차가 있듯이
타 업종의 시스템을 아는것과 거기에 대해 이해하는것의 난이도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이 글을 읽는 의사분들은 제 말을 부정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 나온 수학공식A를보고 A'를 해결하는 난이도에 비하면 (고작)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보고 의사의태도를 이해하는 난이도는 매우 쉬운것 아닌가..
둘이 비교할 수 없지 않나.... 후자는 당연한거잖아....
당연하지 않습니다.
대중들은 그 매우 쉬운것도 못합니다. 절대 못합니다. 대중이니까요. 그들이 할수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살면서 바보같은 사람 많이 만나보셨죠? 대중은 그것보다 더 바보같습니다.
일반인이 의사를 대면접촉했을때 그 사람은 자기가 낼 수 있는 최대로 똑똑하게 굽니다. 엄청나게 자기얘기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멍청해보이는 사람이 숱히 보이실겁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대중으로 행동할때는 어떨까요.
신문과 tv와 pc와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의 지능은 평소의 반 이하로 떨어져있습니다. 자기얘기 아니거든요....
대충 읽고 대충 생각하거나 아예 생각하지않고 얼렁뚱땅 행동합니다.
매우 매우 바보입니다.
지금껏 생각하셨듯 그냥 멍청한 대중이 아니라 매우 매우 매우 멍청한 대중입니다.
그들에겐 옳은 말, 맞는말을 하고, 병신같은 말에 논리적인 답을 줘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의료에는 돈이 든다"
"의료 품질 개선을 위해 돈을 사용해야한다"
"문케어에 반대한다"
"문케어보다 먼저 고쳐야 할 것들이 많다"
"문케어는 너무 이르다"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
"의사의 처우가 나쁘다"
"건강보험료를 올려야한다"
100줄짜리 글중에 저 문장중 하나만 들어가도 "있는놈이 더하네" 가 되어버립니다.
옳음과 상관없습니다. 멍청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의사분들께 감히 조언드립니다. 적극적으로 시스템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주시되,
바보의 시선에서 어떻게 보일것인가 생각하고 말씀해주세요.
맞는말이더라도, 바보들이 찬성할수있게 말씀해주셔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옳은말이라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킬수 있으며' , '바보들에게 찬성받을 수 있는' 내용....
아는것이 적지만... 예시를 들기위해 조금 생각해보았습니다. 의사분들은 더 많이 생각하실수 있으실겁니다.
-대중은 (문재인과 그 편들을 제외한 기성 정치인과 기관)을 욕하는것을 좋아합니다.
-따라서 심평원의 잘못을 지적하는것은 조건을 아주 만족합니다.
-대중은 준조세인 건강보험료에 대해... 자기가 낸만큼 누릴수있는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중은 인건비를 매우 싫어합니다. 원가중 비인건비로 보이는것 즉 의료 재료비, 위생관리비용, 기계첫구매비용, 신기술개발비 비율이 매우 높기를 바랍니다. (드럽고 치사해도 어쩔수없습니다. 대중은 권력자니까요.)
제목은 [심평원이 삭감하는법.txt]
내용은 (의사가 아니라 정확하진 않습니다)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값비싼 기계(ecmo)가 있는데, 환자가 죽으면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심평원때문에 의사들이 ecmo 사용하기를 망설이게 된다는 예시를 들며 심평원이 이러하기때문에 문케어보다 먼저 고쳐야한다는 내용입니다.
이글은 그나마 오유에서는 추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유 바깥 일반 대중들한테는 욕을 엄청나게 먹을겁니다.
왜냐면 글이 "문재인 케어가 실시되기 전에 이런 문제들 부터 고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로 끝나거든요.
여기 달릴 댓글 안봐도 뻔합니다.
1.심평원 나쁜놈들 2.심평원=의사니까 의사 나쁜놈들 3.글만 길지 결국 문케어반대네? 역시 의사는 나쁜놈
4.내가 낸 건강보험료만 한달에 00만원인데 저런것도 못쓰면 왜 낸거야? 의사들 돈값못하는 놈들
5.저런거 다 고려하면 문케어 절대못한다 의사 나쁜놈들
6.결국 지 돈나갈까봐 못한다는거네 의사나쁜놈
7.결국 돈때문에 환자 포기하네 의사나쁜놈
.
.
시스템을 고치는데 도움이 되려면 이렇게 적으셔야 했습니다.
제목은 '저는 의사인데, 심평원에서 ecmo를 못쓰게 합니다....' 정도로 적고
내용은 의료보험료를 관리하는곳에서 수술후 생존이 확실하지 않은 환자에게 ecmo 비용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 1줄, ecmo 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1줄, 의료보험료 낸 국민이 이정도 대접도 못받아야 하느냐? 심평원이 잘못생각한거다 -이렇게 2줄
"의사로서 너무 괴롭습니다." - 이렇게 1줄.
끝.
당연히 문케어보다 먼저해야한다는 말은 절대 하면안되고요.
대중은 심평원이 뭔지 모릅니다.
그러니 내용을 시작할때는 관심이 많은 의료보험료!를 언급하며 심평원을 가리킬수있도록 '의료보험료를 관리하는곳' 이라고 적고, 나중에 심평원을 딱 한번만 언급합니다. (제목에 심평원이 들어가는건 상관없음)
'의사들이 사용을 망설인다' 라는 내용은 절대 넣으면 안됩니다. 대중은 의사들이 희생하더라도 환자에게 좋은 선택만 하기를 원하는데, 판단을 망설이는 의사는 대중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심평원에서 살아남은 환자에게 ecmo비용을 제공하고 사망한 환자에게 ecmo비용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었으니,
의사들이 ecmo사용을 망설이는것은 매우 당연한겁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A 에서 A' 를 이끌어낼 능력이 전혀 없음을 상기해주세요.
의료보험료 낸 국민이 이정도 대접도 못받아야 하느냐? 심평원이 잘못생각한거다 <- 찬성을 받기에 좋은 말입니다.
의사로서 너무 괴롭습니다. <- 대중이 좋아하는 양심적인 의사로 보이게 합니다.
제목 '저는 의사인데, 심평원에서 ecmo를 못쓰게 합니다....' 이걸 설명하자면
"저는 의사입니다" <- 나쁜놈으로 보입니다
"저는 의사입니다 그러나(하지만/그런데)" <-나쁜놈 많은 집단에 있지만 예외인것처럼 보입니다
심평원에서 <- 나쁜놈들 집단에 있는 예외(착한사람)이 말하는 제2의 나쁜놈처럼 보임
ecmo <- 전문용어 등장, 진짜 의사라는 신뢰감을 줌
이런식으로...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킬수 있으며' , '바보들에게 찬성받을 수 있는' 내용을 지닌 목소리를 내주시면 됩니다.
물론 지금 모든 문제가 문케어또는 의료수가 정상화와 연관되어있다는걸 제가 몰라서 쓴 말이 아닙니다.
답답하시겠죠. 이게 지금장난하나? 싶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문제 핵심을 짚는것이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안되니까요.
말하려는것이 '국민들의 찬성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면, 무쓸모를 넘어 악한 방향으로 작동됩니다. 그게 옳더라도요. 그런것은 속으로 삼켜주세요.
직접적이고 핵심적이지 않아도 좋습니다. 지금 당장 핵심을 말하는것은 중요한게 아닙니다.
병신같고 짜증나고 답답하고 멍청하기짝이없는걸 저도 압니다.
그런데... 세상 살아보시기에 어떠신가요. 합리보다 권력이 위에있는 경우가 많지않나요? 지금도 그 상황입니다.
더럽고 치사하기 짝이없지만, 내가 맞지만, 상대가 힘이 더 쎄서 굽혀야 할 경우요. 대중은 권력자 입니다.
드럽고 치사하지만 국민들에게 굽혀주세요. 대중의 바보같음에 맞춰주시고 그들의 입맛에 맞을만한 글을 써주세요.
의사없는 세상에서 살고싶지 않기때문에 감히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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