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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라임민트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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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133240
    작성자 : 초록라임민트
    추천 : 15
    조회수 : 1400
    IP : 61.47.***.168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5/10/15 08:08:36
    http://todayhumor.com/?mabinogi_133240 모바일
    [후방주의/스압주의] 톨비쉬를 진짜 핥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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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trong><font><br></font></strong></p> <p><strong><font color="#ff0000">영화 '화양연화' 내용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지만 안 보신 분들 계실까봐..</font></strong></p> <p><strong><font color="#ff0000">소설 내용과는 크게 관계없습니다.</font></strong></p> <p><strong><font color="#ff0000">그리고 오해하지 마세요. 저 왕가위 감독이나 해당 작품에 악감정 없습니다ㅠㅠㅠ</font></strong></p> <p><strong><br></strong></p> <p><br></p> <p><br></p> <p><br></p> <p> </p> <p><strong>    연습</strong></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 다시는 당신이 이런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어서라도.</p> <p><br>농담도 만용도 아니었다. 분위기에 휩쓸린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br>그 때 톨비쉬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감사했으며 또한 진심으로 연민했다.<br>기사도를 넘어 인간으로서 그의 진정을 담은 말이었다.</p> <p><br></p> <p><br> "어머."</p> <p><br></p> <p><br>조금 놀란 얼굴을 하고 그녀가 톨비쉬를 돌아보았다.<br>자박자박 그의 앞으로 걸어온 그녀는 그의 어깨에도 채 못 미치는 작은 체구에 동그란 얼굴은 물론이고<br>높고 가는 목소리도 영락없는 어린 소녀였다.<br>손에 쥐어진 시퍼런 칼만 아니라면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그만 여자가 그를 보고 말했다.</p> <p><br></p> <p><br> "진짜 의외다.... 당신, 그렇게 귀여운 말도 할 줄 알았어요?"</p> <p><br></p> <p><br>그러더니 깔깔 웃어댔다. 쨍쨍하게 울리는 웃음소리에 백년 전에 죽은 시체도 벌떡 일어날 것만 같았다.<br>원래 그다지 진지한 성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런 여자가 말 몇 마디에 감동받아 눈물을 흘릴거란<br>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도 같이 웃었다.</p> <p><br></p> <p><br></p> <p><br></p> <p><br></p> <p><br> - 마지막까지 제가...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p> <p><br>그 말도 마찬가지, 톨비쉬로서는 전력을 다 한 맹세였고 그가 바칠 수 있는 최고의 경애였다. <br>물론 이번에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신 각오는 했다. <br>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녀는 웃지 않았다. 웃을 상황이 아니긴 했다.</p> <p><br></p> <p><br> "뭐, 그러려면 당신 꽤나 오래 살아야겠네요."</p> <p><br></p> <p><br>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렇게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br>당장 쓰러질 듯 휘청이는 다리를 억지로 버티며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에도 그녀는 고개만 저었을 뿐 <br>아무 말 없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길게 대화할 상황도 아니긴 했다.<br>오히려 그녀는 톨비쉬의 주위를 경계하며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br>옆구리로 파고들려던 브릴루엔은 그녀의 칼날에 째지는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br>목을 노리고 뛰어든 펜아르와 그 뒤를 이어 덮쳐오던 제바흐도 다르지 않았다.<br>지칠대로 지친 톨비쉬가 미처 눈치도 채기 전에 그녀가 움직였고 어김없이 뜨거운 피가 톨비쉬의 얼굴에<br>흩뿌려졌다. <br>지금껏 고전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그녀는 말 그대로 펄펄 날아다녔다.<br>선지자도 아니고, 사도도 아니고, 본 적은 없지만 아마 이계신도 아니고...<br>별 것 없는 칼 한 자루 들고 날뛰는 소녀애 하나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br>잘난 척 태연한 척 버티고 서 있었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는 자신이 한심해서 죽을 지경이었다.</p> <p><br></p> <p><br></p> <p><br></p> <p><br></p> <p><br> "아~ 말 한번 길게 하네. 그러니까 결국 애들 좀 봐달라는 얘기 아니에요?"</p> <p><br></p> <p><br>그것도 공짜로, 라고 한 마디 덧붙이고 그녀는 불량스러운 태도로 탁자에 턱을 걸치고 앉았다.<br>벌써 이 땅에서만 3백년을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그녀에 비하면 우스울 정도로 짧은 인생이지만<br>톨비쉬 역시 어린애는 아니었고 수많은 인간들을 보아왔다.<br>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br>나이에 걸맞지 않게 발랄한 소녀의 모습, 그 모습에 어울리는 경쾌하고도 극도로 변덕스러운 행동.<br>누가 봐도 황당한 알터와의 첫만남이나 아벨린의 뾰족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알반 기사단을 도와준<br>이유를 물었을 때, 그녀는 뭐 그런 걸 다 묻냐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p> <p><br> -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거 말고 뭐 있겠어요?</p> <p><br>...머리 위로 제바흐와 기르가쉬가 한꺼번에 뛰어내린 기분이었다.</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 "......!"</p> <p><br></p> <p><br>숨막히는 비명을 간신히 삼키며 눈을 떴을 때는 한밤중이었다.<br>어둠 속에 달빛이 희끗하게 새어들어오는 걸 봐서 자정을 넘기지는 않은 모양이다.<br>푹 젖은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일어나려 했는데, 웬일인지 몸이 일으켜지지가 않는다.</p> <p><br></p> <p><br> "웬 땀을 그렇게 흘려요?"</p> <p><br></p> <p><br>거의 속삭임 수준의 작은 목소리인데 이상하게 가까이서 들렸다. 정확히는 그의 배 위에서.<br>톨비쉬는 다시 한번 일어나 앉으려다, 이번에는 양 어깨를 누르는 힘에 밀려 일어나지 못했다.<br>일어나기를 포기하고, 대신 입을 열었다.</p> <p><br></p> <p><br> "...목이 마른데요."</p> <p><br></p> <p><br>잠시 시간을 두고, 마른 입술 사이로 차가운 물이 스며들어왔다. 물보다 조금 덜 차가운 혀도.<br>날렵하게 움직이는 혓바닥이 윗니 뒷쪽과 입천장을 핥다가 작은 이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물러났다.<br>그러는 동안 부옇던 시야가 조금 어둠에 익숙해졌다.<br>그래봤자 흐리멍덩한 흑백 덩어리로 보이던 것들이 조금 더 깨끗하게 보일 뿐이지만.<br>여러 갈래로 가늘게 땋아내린 빨간 머리카락만은 어둠 속에서도 꽤 선명하게 보였고, 그 머리채 끝이<br>톨비쉬의 가슴을 간지럽히고 있었다.</p> <p><br></p> <p><br> "악몽이라도 꿨어요? 뒤척거리고 허우적대고 난리도 아니던데."<br> "좀 깨워주지 그랬습니까."</p> <p><br></p> <p><br>한숨을 쉬며 그러자 그녀가 킥킥 웃으면서 대답했다.</p> <p><br></p> <p><br> "그러려고 했죠. 그런데, 얼굴이 재밌길래."</p> <p><br></p> <p><br>말을 말아야지. 대꾸할 기운마저 사라진 톨비쉬가 다시 한숨을 쉬었다.<br>그것이 신호라도 된 것 마냥 그녀가 유연하게 상체를 숙여 그에게 키스해왔다.<br>입술 뿐만이 아니라 얼굴 전체에, 그리고 땀에 젖어 눅눅해진 목에도.<br>잠이 덜 깬 몸이 조금씩 달아오르다가 곧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p> <p><br></p> <p><br> "...그거 알아요? 내가 살던 곳- 그러니까 여기 오기 전에 살던 곳에는."</p> <p><br></p> <p><br>잠시 떨어지나 싶더니 그녀의 얼굴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br>톨비쉬는 잠시 숨을 고르며 기다렸다.</p> <p><br></p> <p><br> "영화라는 게 있었어요. 설명하자면 길고 알아듣지도 못할테니까, 대충 연극 비슷한 건데."</p> <p><br></p> <p><br>다정하게 뺨을 어루만지는 손은 조금 차가워서 톨비쉬는 눈살을 찌푸렸다.</p> <p><br></p> <p><br> "어떤 여자랑 남자 이야기인데요..."</p> <p><br></p> <p><br>귓볼을 제법 아프게 깨물고는, 귓가에 속삭인다.</p> <p><br></p> <p><br> "항상 잘 차려입고 다니는 여자였어요. 꽤 예뻤고. 남자는 뭐, 오래돼서 잘은 생각 안 나지만 성실하고<br> 상냥한 남자였고요. 어떤 사이였을 것 같아요, 둘이?"</p> <p><br></p> <p><br>대답하려 했지만 곧장 키스해오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잊어버렸다.</p> <p><br></p> <p><br> "그 둘은 공통점이 있었어요."</p> <p><br></p> <p><br>점점 거칠어지려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톨비쉬가 물었다.</p> <p><br></p> <p><br> "...그게 뭐죠?"<br> "성실하지 못한 배우자를 뒀다는 거. 그 여자 남편도, 그 남자 아내도, 바람피우고 있었거든요." <br> "...슬프군요."<br> "그렇긴 한데, 세상엔 그것보다 더 슬픈 것도 많아요."</p> <p><br></p> <p><br>그녀는 조금 뒤로 물러앉더니 다시 몸을 굽혀 톨비쉬의 가슴에 키스하기 시작했다.<br>맨살을 더듬는 손과 입술은 그렇게 뜨겁지 않았는데, 그게 그녀의 체온이 낮아서인지 자신의 몸이 달아오른<br>탓인지 알 수가 없었다.<br>자꾸 베개를 파고들듯 뒤로 젖혀지는 목을 억지로 가누며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려 애썼다.</p> <p><br></p> <p><br> "더 슬픈 건... 뭡니까."<br> "그 남편이랑 그 아내가 서로 눈이 맞았거든요... 둘이."<br> "...그건, 충격......이네요..."<br> "어머. 더 충격적인 것도 있는데요?"<br> "그게... 뭐죠...?"<br> "그 여자랑 그 남자도 서로 사랑하게 됐거든요."</p> <p><br></p> <p><br>톨비쉬는 잠깐 생각하다 말했다.</p> <p><br></p> <p><br> "...그건... 정말로 슬프군요..."</p> <p><br></p> <p><br>그러나 더 이상은 말도 생각도 이어나가기가 어려웠다. 그녀의 입술이 닿은 자리마다 살이 타들어가는 <br>느낌이다.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온 몸에 땀이 배어나올 때쯤, 고문하듯 끈질기고도 느릿하게 키스하던 <br>그녀의 입술이 톨비쉬에게서 천천히 떨어져나갔다.<br>천 갈래 만 갈래 흩어지려는 정신을 애써 다잡아 올려다보았지만 어두워서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br>대신 소녀답게 가느다란 허리와 덜 여문 곡선으로 이루어진 몸이 가볍게 자신의 몸을 짓눌러오는 것만은<br>느껴졌다.</p> <p><br></p> <p><br></p> <p><br></p> <p><br></p> <p><br> - 해줄 수도 있어요. 보모 노릇.</p> <p><br></p> <p><br>그게 아니라 실질적인 훈련 지도를 해달라는 얘기라고 정정해줬지만 그녀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br>작은 손에 펜을 쥐고 톨비쉬의 책상 위에 이런저런 의미없는 낙서를 끄적이고 있었다.</p> <p><br></p> <p><br> "난 재미없는 일은 정말로 안 해요. 하다못해 보수라도 짭짤하든가."<br> "하하, 글쎄요. 보수는 약속드릴 수 없지만, 나름대로 보람있을 겁니다. 견습 기사들의 재능이나 성실함에<br> 대해서는 제가 보장- "<br> "이봐요, 기사님."</p> <p><br></p> <p><br>정면으로 날아오는 펜을 톨비쉬는 가볍게 붙잡았다. 괜히 손에 힘이 들어갔다.<br>대화가 계속될수록, 그는 명랑한 태도를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걸 느껴야 했다.<br>브릴루엔을 제외하고 여자를 한 대 치고 싶은 생각이 들긴 맹세코 처음이었다.</p> <p><br></p> <p><br>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선생놀이 한번 안 해봤겠어요? 아, 그런 것까지는 조사를 안 했나."</p> <p><br></p> <p><br>책상 위로 폴짝 뛰어올라 톨비쉬의 앞에 앉은 그녀가 심드렁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p> <p><br></p> <p><br> "저희가 당신을 주시했다는 것은 그런 뜻이 아니라-"<br> "그런 뜻이든 저런 뜻이든 내 알 바 아니고요."</p> <p><br></p> <p><br>작고 하얀 발이 까딱거리는 게 불안하다 싶더니 결국 어설프게 걸처져있던 샌들이 휙 날아가버렸다.<br>한숨을 내쉬며 주우려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하얀 맨발이 그의 어깨를 툭 차며 주저앉혔다.</p> <p><br></p> <p><br> "안 봐도 뻔해요. 그 애들이랑 몰려다녀봤자 하나도 재미없을걸."<br> "그렇지만 방금 하시겠다고..."<br> "그래요. 조건부로."</p> <p><br></p> <p><br>손도 아니고 발로 장난치듯 어깨를 툭툭 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톨비쉬는 잠자코 기다렸다.</p> <p><br></p> <p><br> "당신이 재미있게 해주면, 생각해보겠다는 거예요."<br> "...제가요?"<br> "그래요. 당신이."</p> <p><br></p> <p><br>저도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데요, 라고 웃으며 말하려던 순간 톨비쉬의 얼굴이 굳어졌다.<br>뒷머리를 붙잡은 그녀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뭘로 붙여놓은 듯 꿈쩍도 않고, 되려 자신의 머리카락이<br>잡아당겨져 아프기만 했다.<br>그의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야 그녀의 입술이 떨어졌다.<br>톨비쉬는 젖은 입가를 닦으며 경악을 담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br>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외치는 듯한 그 표정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p> <p><br></p> <p><br> "...하기 싫으면 그만두십시오. 강요할 생각 없습니다."<br> "아, 정말요?"</p> <p><br></p> <p><br>귀를 씻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인생에 이런 모욕은 없었다. 선지자들조차도 이런 짓은 하지 않았다.<br>톨비쉬는 서류를 거칠게 탁 덮으며 일어섰다. 미소 따윈 사라진지 옛날이다.</p> <p><br></p> <p> <br> "당신들은 내가 필요하잖아요. 막강한 전투력에 죽고 싶어도 못 죽는 전대미문의 공짜 용병이."<br> "전 그런 말 한 적 없..."<br> "그런 말 맞아요.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베일에 꽁꽁 싸인 당신 윗분들도 알죠. 저 문 너머에서 어떤 일이<br> 터졌을 때 결정적인 골칫덩어리는 결국 내 몫이라는 걸. 아니에요?"<br> "이봐요!"<br> "당신의 동료들이나 어린 후배들이 개죽음 당하길 원해요?"</p> <p><br></p> <p><br>그 말의 뜻을 이해하기 전에 살기가 얼굴을 찔러왔다.<br>하얀 발 끝이 그의 허리를 툭툭 쳐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고, 정신이 들었을 때 그는 다시 앉아있었다.</p> <p><br></p> <p><br> "당신이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힘은 당신들처럼 고상하게 기도나 올리고 허수아비 상대로 하루에<br> 칼 천 번 휘두르기 따위를 하면서 얻은 게 아니에요. 악귀보다 더 한 신들을 때려잡고 그 대가로 얻은 힘,<br> 수십 수백번 깨지고 터지고 불에 타서 죽어가면서 얻은 힘이죠. 무슨 뜻인지 알아요?"<br> "......"<br> "이제 알겠죠. 옛날옛적이라면 모를까, 난 이제 누굴 구해주고 싶다거나 세계를 지키겠다거나 그런 유치한<br> 영웅 심리로는 움직이지 않아요. 그러고 보면 아벨린이 참 순진하긴 하네. 아무튼, 난 손톱만큼도 흥미가<br> 안 생기는 일이라면 공짜로는 안 해요, 이제. 그러니 지금까지 1년간 당신들과 함께 굴렀던 게 헛수고라고<br> 판단된다면 확 뒤엎어버릴 수도 있다고요. 짜증나니까. 아무리 불사신이라도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은 건<br> 아니거든요."<br> "......"<br> "설마, 내가 아튼 시미니 따윌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p> <p><br></p> <p><br>주르륵, 책상 아래로 그녀의 몸이 미끄러지듯 내려와 그의 허벅지 위에 내려앉았다.<br>천진난만한 미소가 톨비쉬의 눈을 가득 채우고, 톡톡 소리도 경쾌하게 그의 상의 단추가 하나씩 뜯어졌다.</p> <p><br></p> <p><br> "그리고 장담하는데요-"</p> <p><br></p> <p><br>그녀는 다정하게 톨비쉬의 뺨을 감싸쥐었다. 마치 연인처럼.</p> <p><br></p> <p><br> "이건 나만 재미있는 일은 아닐걸요?"</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턱턱 막혔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br>톨비쉬는 온 몸의 긴장이 완전히 풀려버린 걸 느끼며 눈을 감았다.<br>사지가 돌덩이처럼 무거운 것도 같고 구름처럼 가벼운 것도 같은 이 느낌은 도대체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br>슬쩍 눈을 뜨고 돌아보니 곁에는 그녀가 그의 팔을 베개삼아 누운 채 얕은 숨을 내쉬고 있었다.<br>그 옆얼굴에는 나른한 만족감이 퍼져있었다.</p> <p><br></p> <p><br> "...그래서, 어떻게 됐죠?"<br> "뭐가요."<br> "그 영화인지 하는... 그 여자와 남자."<br> "아, 그거."</p> <p><br></p> <p><br>톨비쉬를 향해 돌아누우며 그녀가 생긋 웃었다.</p> <p><br></p> <p><br> "뻔하잖아요. 잘 됐겠어요?"<br> "...그런겁니까?"<br> "그런 건데, 그 과정이 웃겼죠."<br> "왜요?"<br> "둘이, 이별 연습을 했거든요."<br> "...그게 왜 웃기죠?"</p> <p><br></p> <p><br>그녀는 피아노를 치듯 톨비쉬의 가슴 위에 손가락을 까딱까딱 눌렀다.</p> <p><br></p> <p><br> "웃기잖아요. 그 바람난 인간들은 다 자기 행복 찾아 떠났는데, 둘은 엇갈리고 엇갈리다 끝까지 엇갈려서<br> 결국 서로의 불행을 곱씹으며 이야기가 끝나요. 세상은 물론이고 본인들에게도 그 사랑은 영원히 비밀이<br> 되면서."<br> "......그건."<br> </p> <p><br></p> <p>톨비쉬는 이불을 끌어당겼다. 땀이 식으니 어깨가 선뜩해졌다.</p> <p><br></p> <p><br> "...그래요. 정말 웃기는군요."<br> "그렇죠?"</p> <p><br></p> <p><br>그녀는 만족스레 웃으며 다시 똑바로 누웠다. </p> <p><br></p> <p><br> "우리도 언젠가는 해야 할까요."<br> "뭘요?"<br> "...이별 연습?"</p> <p><br></p> <p><br>그 말에 대답 대신 웃음 섞인 하품 소리가 옆에서 터져나왔다.</p> <p><br></p> <p><br> "당신이랑 내가 그런 거 해야 하는 사이였어요? 처음 알았네."<br> "꼭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는데요."<br> "해야 하고 말고가 아니라 할 필요도 없잖아요. 협박으로 시작했고 조만간 끝날 일인데."<br> "...협박인 줄 알긴 아십니까."</p> <p><br></p> <p><br>다시 대답 대신 웃음소리가 들려왔다.<br>그녀가 몸을 빙글 돌려 톨비쉬의 어깨에 입술을 묻는 게 느껴졌지만, 이미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p> <p><br></p> <p> "너무 걱정 말아요. 연습이고 뭐고, 일만 끝나면 난 휘리릭 하고 사라질 예정이거든요."<br> "...사라져요?"<br> "당신은 마지막까지 어쩌고... 제법 감동적인 말도 하고 그랬지만, 뭐 지금도 그러고 싶은 건 아니죠?<br> 나도 마찬가지라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적당히 놀다가 사라져야죠."<br> "적당히가 아닌 것 같은데..."<br> "맞아요. 적당한 거. 딱 여기까지."</p> <p><br></p> <p><br>입술 사이로 촉촉하고 따뜻한 것이 밀고 들어와 잠기운에 무거워진 그의 혀를 건드렸다.<br>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이 자장가 같다.<br>반쯤 잠이 든 톨비쉬의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가 낮게 들려왔다.</p> <p><br></p> <p><br> "마지막까지 보는 건 나도 이제 힘드니까..."</p> <p><br></p> <p><br></p> <p><br></p> <p><br></p> <p><br></p>
    출처 내 거친 머리와 불안한 손
    초록라임민트의 꼬릿말입니다
    이거 써봐야 돈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내가 뭔 영광을 보겠다고 이 아침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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