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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초록라임민트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4-10-24
    방문 : 2278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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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mabinogi_133104
    작성자 : 초록라임민트
    추천 : 12
    조회수 : 775
    IP : 61.47.***.168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10/13 00:55:36
    http://todayhumor.com/?mabinogi_133104 모바일
    모님의 얀비쉬 연성물 읽고 저도 올려봅니당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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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약후방주의.
    노골적인 묘사는 아니지만 15금 정도는 됩니다.
    아가들은 알아서 뒤로 눌러주시고, 어른이들은 너무 기대는 하지마세요.





    Heat





    비쉬는 지저분한 돌바닥에 빗방울이 튀는 것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시간쯤.
    등을 기댄 축축한 벽 너머에서 붉은 머리 미녀들의 교성에 가깝게 활달한 웃음소리와
    술잔이 부딪히는 소음이 연신 넘어오고 있었지만 거슬릴 수준은 아니었다.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머리 위 2층의 어느 방이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



    낡은 로브로 온 몸과 얼굴까지 가린 톨비쉬는, 말하자면 임무 수행 중이었다.
    선지자들이 문 너머로 사라진 이후 어찌보면 그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했다.
    봉인을 풀고 그 간악한 자들을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란 것의 정체를 처음 알았을 때,
    그는 솔직히 크게 충격을 받았다.


    알반 기사단은 밀레시안을 임시적으로나마 받아들였고 그는 실로 파격적인 조치였다.
    숱한 날을 머리아프게 고민해가며 설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톨비쉬는 자신이
    너무 순진했음을 깨달았다.
    밀레시안에 대한 감시는 지금까지 조장들과 몇몇 정보 담당자가 큰 줄기만 훑어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날부로 감시 체제는 180도 달라졌다.
    밀레시안의 일거수 일투족, 말 그대로 모든 동선과 그 사이 사이 벌어진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아발론 게이트를 지킬 의무가 있는 아벨린은 당연히 제외였고, 피네와 카즈윈조차 빠져야 했다.
    아니, 그들은 자신들이 임무에서 제외되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이 상황을 아는 사람은 상부의 인물들 외에는 오로지 톨비쉬 뿐이었다.


    그리고 처음 밀레시안의 뒤를 밟은 날, 톨비쉬는 명령이 아니라도 이 일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악물며 다짐했다.


    그녀는, 밀레시안의 행보는 평범하지만 충격적이었다.
    대체로 그녀는 아발론 게이트에서 특별조 견습 기사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냈지만, 가끔 볼일이
    있다며 외출하는 날도 제법 잦았다.
    그렇게 길을 나선 그녀는 대체로 마을에서 소소한 물건을 사고 팔거나 어딘가의 던전에 들렀다가
    보통은 금방 귀환했지만,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이멘 마하에서 하는 일 없이 이삼일을 보냈다.
    그런 경우 그녀는 보통 혼자 있지 않았다.



    덜컹-


    느닷없이 머리 위의 창문이 열렸다. 멍청히 바닥만 보고 있던 톨비쉬는 혀를 깨물 뻔 했다.
    맙소사.
    석상이 돼버린 톨비쉬의 머리 위에서 나직하게 그녀가 말했다.



     "춥지 않아요?"
     "......"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하나.
    지나가던 길이라고? 아니면 갑자기 길바닥에서 명상이라도 하고 싶어졌었다고?
    그녀가 누군가와 함께 투숙한 방 밖에서?
    임기응변에 미숙한 편은 아니지만, 무슨 말을 해도 먹힐 상대가 아닌 걸 잘 알기에 톨비쉬는
    조용히 돌아서서 고개를 들었다.
    마치 동화 속 탑에 갇힌 공주처럼 창틀에 무심히 턱을 괸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보라색 눈동자가 그를 내려다본다.



     "언제 아셨습니까?"
     "...들어오세요."



    질문이 무시당했다는 걸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창문이 닫혔다.
    톨비쉬는 후드를 꾹 누르며 주점 뒷문으로 들어섰다.






    그녀가 빌린 방은 생각외로 넓지도 호화롭지도 않았다.
    가구는 제법 고급스럽지만 이 정도면 평범한 중산층 집안 여자의 방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의 차림새도.
    딱히 뭘 입고 있을거라고 상상하진 않았지만, 어깨가 살짝 드러났을 뿐 푸른색의 긴 드레스에 하얀
    레이스 가운을 걸친 그녀는 여성스럽고도 무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름다웠다.
    사실 그녀는 대단한 미인은 아니지만 여자다운 매력이 없지도 않았다.
    길게 기른 은발과 고요한 보라색 눈동자는 말수가 적은 그녀의 성격과 더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훤칠한 키에 어울리도록 잘 짜여진 체형을 갖고 있었다.
    평소에는 여성적이기보다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고 다녔지만, 오히려 그런 옷이기에 코르셋과 커다란
    스커트로 만들어진 과장된 굴곡의 보통 여자들보다 더욱 눈에 띄었다.



     "...드레스, 잘 어울리는군요."
     "고마워요."



    무심결에 말해놓고 아차 했지만 그녀는 차분하게 칭찬을 받아들였다.
    어색하게 문간에 선 톨비쉬를 등진 채 서랍장을 제멋대로 뒤지던 그녀는 이내 돌아서서 하얀색의
    셔츠를 건넸다.



     "갈아입어요."
     "괜찮습니다."
     "...입어요."



    탁자 위에 셔츠를 내려놓고, 그녀는 벽난로 쪽으로 걸어갔다.
    망설이던 톨비쉬는 결국 눅눅해진 로브와 상의를 벗고 그녀가 준 셔츠를 주워입었다.
    누구 것인지 모르지만 마침 그의 몸에 대강 맞았다.



     "...훨씬 낫네요."



    돌아보지도 않고 하는 그녀의 말이, 어울리지 않는 위장까지 하고 뒤를 밟은 것에 대한 비난 같았다.



     "마셔요. 따뜻해질거예요."



    막 탁자 옆에 앉자, 그녀는 뭔지 모를 음료를 내밀었다.
    옷까지 얻어입은 마당에 딱히 거절할 구실도 없어 받아들었다가, 확 끼쳐오는 술 냄새에 톨비쉬는
    약간 놀라 맞은편의 그녀를 바라보았다.



     "브랜디예요. 뜨거운 물이랑 설탕을 좀 넣었으니 그렇게 독하진 않을거예요."



    그녀는 은으로 도금된 긴 파이프를 물고 연기를 피워올렸다.
    단정하게 땋아올린 은발과 우아한 옷차림에는 어울리지 않는 짓이지만 나무랄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톨비쉬는 잠자코 술을 들이켰다.
    그녀의 말과 달리 생각보다 독했지만 불평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확실히, 차가워졌던 몸이 금새 녹는 기분이었다.



     "...왜 아무것도 안 묻습니까?"
     "물어보면 대답할 건가요? 솔직히?"



    가볍게 웃는 그녀의 목소리 끝에 허연 연기가 길게 퍼졌다.



     "배신감... 느끼지 않습니까?"



    그녀는 알반 기사단의 은인이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그 많은 사도를 물리치는데 훨씬 크고도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을 것이고, 그녀가 아니었다면 문 너머에나마 선지자들의 사특한 행보를 멈춰 세울
    수도 없었다. 피네를 영원히 잃었을 것이고, 톨비쉬와 카즈윈 둘 중 하나는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기사단은 그녀를 믿지 못해 톨비쉬를 붙였다.


    하필, 그가 그녀에게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노라 맹세한 직후.



     "다른 사람도 아닌 제가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그렇게 물은 것은, 정말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였다.
    그녀는 파이프를 내려놓고 톨비쉬가 비운 잔에 술을 한 잔 따랐다.
    포도주보다 독한 술을 마시는 그녀도 처음 본다는 것을 톨비쉬는 깨달았다.



     "톨비쉬는...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죠."
     "그럼 당신은?"



    술 기운이 뒤늦게 확 올라왔다.



     "당신도, 당신 할 일을 하고 있는 겁니까? 5개월째 이런... 이런 곳에 드나들면서-"



    그녀의 상대는 매번 달랐지만 딱히 기준이 없었다.
    외모도 성격도 말투도 직업도 종족도 모두 달랐고, 연령대도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알터 또래의 소년도 있었고 건장한 청년도 있었고 외견상 그녀의 아버지처럼 보이는 40대의 중년
    남자도 있었다.



     "꽤나 순종적인 여자인 척 하시더군요."
     "...그랬나요."



    충분히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그녀는 무심했다.
    흘러내린 옆머리를 쓸어넘기는 손길이 무심했고 멍하니 술잔 속을 응시한 눈빛이 무심했다.
    눈 앞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에 떠는 남자에 대해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듯한.
    이젠 부끄럽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었다.
    톨비쉬는, 순간적으로 충동을 느꼈다.
    그녀의 단정하게 땋아올린 머리채를 흐트리고 싶다는.


    사실, 그런 적이 없지도 않았다.








    그는 탈틴 주변의 정찰을 가장해 그녀의 뒤를 밟다가, 그녀는 그림자 세계에서 막 빠져나왔다가
    비를 만난 참이었다.

    핑계거리가 충분했기에 톨비쉬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그녀도 미소로 답했다.
    그 격전을 치른지 며칠이나 됐다고 던전에 들어가다니 참 부지런하다는 그의 농담에
    그녀는 그저 웃었다.
    한여름의 소나기 치고 빗줄기는 약했지만 두 사람은 숲 속의 큰 나무 아래 앉아 비를 그었다.
    가끔 나뭇잎 사이로 작은 물방울이 떨어졌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톨비쉬 자신은 그랬지만, 그녀의 머리카락에 떨어진 물방울은 왠지 마음이 쓰였다.
    손을 뻗어 젖은 머리를 닦아주고, 그 손길에 그녀가 좀 의아한듯 쳐다볼 때까지도
    톨비쉬는 그게 왜 그렇게 신경쓰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작은 목소리로 괜찮아요, 라며 그녀가 부드럽게 그의 손을 밀어낼 때는 알 수 있었다.
    느닷없는 키스에 그녀는 좀 놀란 것 같았지만 톨비쉬를 밀어내진 않았다.
    맞닿은 입술에서부터 온 몸, 손발 끝까지 퍼져나가는 그 느낌은, 신성력이 폭주한다면 이런 것일까
    하고 그 와중에도 생각했었다.
    흙냄새와 젖은 식물의 풋내가 물씬 올라오는 풀밭에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고,
    비에 젖은 옷깃을 헤치고 하얀 살갗에 입술을 묻어도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정신없이 그녀에게 매달리는 톨비쉬의 등을 가끔 토닥이듯 쓸어주었을 뿐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으로 들여다본 보라색 눈동자는 유리처럼 투명했다.


    그녀는, 톨비쉬의 열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여신이라도 되고 싶은 겁니까? 당신을 동경하는 철부지에게 베푸는 자비같은 거였습니까?"



    지금도 똑같다.
    밀레시안은 고사하고 진짜 여신이라도 아플 만큼 그녀의 팔을 움켜쥐었지만 눈썹을 약간 찡그렸을 뿐
    그녀는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겨우 그 정도의 표정 변화에 감정이 날뛰는 자신은... 정말 꼴사나웠다.



     "당신을 동경하는 남자는 한 둘이- 그래요, 알터가 있군요. 알터에게도 그랬습니까?"



    그랬을 리가 없다는 것은 톨비쉬 자신이 더 잘 안다.
    잔인한 말이라는 것도, 그 잔인한 말조차 그녀에게 비수는 되지 못한다는 것도.
    지금의 자신을 누군가 본다면 당장 기사단에서 제명당할 게 뻔했지만, 상관없었다.
    즐겁고도 슬펐으며 행복하고도 고통스러웠다.
    기사단에서 겪은 그 어떤 일도 이런 감각을 가져다주진 못했다.
    배신자로 몰렸을 때도 이처럼 괴롭진 않았고 전투에서 승리했을 때도 이처럼 짜릿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겁니까."



    무너지듯 무릎을 꿇은 톨비쉬의 머리를, 그녀는 천천히 어루만졌다.
    따뜻하지만 건조한, 그날과 똑같은 손길.
    옅은 청색 실크에 감색의 크고 작은 원이 일제히 번져나간다.



     "...당신은 비참하지 않아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지만 흉한 눈물을 멈추기엔 늦었다.
    사라락, 옷자락이 스치며 그녀가 톨비쉬의 앞에 마주 무릎을 꿇으며 그의 어깨를 살짝 잡았다.
    간신히 고개를 들어 마주본 그녀의 눈가에 어슴푸레 미소가 어렸다.



     "그 말, 기뻤어요."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던 그 말.
    톨비쉬로서는 전심전력을 다 했던 맹세였지만 그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에린이 멸망하지 않는 한 그녀에게 마지막 순간은 오지 않고 톨비쉬는 그 날이 오기 전 그녀의
    삶에서 사라질 것이다.
    유구한 세월을 보아 온 그녀에겐 한낱 풀씨같은 단어들의 조합으로 들렸을게 뻔한데도
    그녀는 진심으로 웃어주었다. 그러나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탈틴의 숲에서 그녀의 입술에 대고 몇 번이나 했던 달뜬 고백에 답하지 않았듯이.



     "톨비쉬, 나는."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이지만 톨비쉬는 그녀가 말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
    입술이 닿기 무섭게 그녀는 얼굴을 돌리려 했고, 톨비쉬는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의 손등을 차마 끌어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손길이 아팠다.



     "더는 안됩니다. 더는... 날 비참하게 만들지 마세요."
     "톨비쉬- "
     "사랑한다고요?"
     "...톨비쉬...."
     "하지만 안 된다고요? 그런 말은 정말 나약한 인간이나 하는 겁니다."



    아, 이거야말로 잔인한 짓이었다. 다른 그 누구도 아닌 그녀에게, 또한 다른 누구도 아닌 그가.
    그녀의 눈 속에 처음으로 고통같은 것이 반짝이다 원망의 빛으로 부풀어올랐다.
    절망의 색을 띤 눈동자는 욕지기가 일도록 달콤했다.
    그러니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혀 끝에 닿는 아릿한 맛, 손이 스친 곳마다 번지는 바스라질 듯한 떨림,
    보통 여자라면 진저리를 칠 애원이건만 밀어내지 못하는 그녀의 팔,
    흐트러진 은발 사이로 그를 바라보는 눈,
    이런 것들을 후회해야 할 만큼 마땅하고 중대한 무언가 따위는 단언컨대 없다.
    톨비쉬는 이미 은총도 자비도 심지어 구원조차도 바라지 않았다.
    신의 품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을 가졌으면서 베풀어주지 않는 그녀는 앞으로도 무엇도 주지 않겠지만
    그녀의 손에 매달리는 그를 버리지도 못할 것이다.
    까끌거리는 레이스 위로 입술을 누르며 다시 한번 강요했다.


    당신이 내 여신이야.







    -------------------------------

    마도카에 올렸던건데 리XX린 님 글을 보고 용기내서 마게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제목은 의미없어요. 토니 브랙스톤 노래 듣다가 충동적으로 써갈긴거라;;

    비루해서 죄송합니다 분량조절 안되는 인간이라 죄송합니다 캐붕시켜서 죄송합니다

    ㅠㅠ




    초록라임민트의 꼬릿말입니다
    g21 빨리나와라 좀... 톨비쉬 보고싶단 말이다ㅠㅠ 톨비쉬도 아발론게이트에 상주 좀 시켜줘... 그리고 엔피씨랑 스킨쉽 엔피씨랑 결혼 이런 컨텐츠도 좀 만들어주고... 왜 덕질을 어설프게 시키냔말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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