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오늘도 수고했소, 카알. 자네와 자네가 데리고 다니는 그 꼬마. 정말 최고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최고라면 한 두푼 정도는 더 줄 수 없겠나?"</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없어. 빈말은 빈말로 받아넘기게, 이 사람아!"</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원래 나같이 가진 것 없는 친구는 빈말도 허투루 듣지 않아야 이걸 챙긴다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은 자신의 검지와 엄지의 끝을 맞붙인 채로 다른 손가락을 펼쳐보여줬고, 남자는 허허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예끼! 어울리지 않게 농담은! 차라리 자네 옆의 그 꼬마아이에게나 시켜주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런가? 그럼, 네가 한번 해보려무나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음…. 이거 말이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는 자신이 쥐고있던 두 자루의 검을 잠시 허리춤에 걸어놓곤, 카알을 따라 금전을 뜻하는 손모양을 보였다. 그제서야 남자는 허허 웃으며 못 이기겠다는 듯이 말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이것 참! 경기장 안이나 밖이나 호흡이 척척이로군 그래! 좋아, 내가 오랜만에 팁이라는걸 주지. 정말 오랜만에 주는거야! 영광으로 알라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나도 잘 알고 이 아이도 잘 아는 이야기지. 자네가 구두쇠라는 것 정도는 말일세!"</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렇게 말하고선, 카알과 아이는 자신이 머물 잠자리로 향했다. 말 그대로 집은 될 수 없지만, 잠자리 정도는 될 수 있는 장소 말이다. 굳이 감옥과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일단 화장실 정도는 마음것 갈 수 있고, 방 문…그러니까 자신들이 지내고 있는 철창뿐인 방 정도는 열고 닫을 수 있는 점이 전부인 장소에서 아이와 카알은 잠을 이룬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잠들기 전, 서로와 마주볼 수 있는 자리에 누워있던 카알은 아이를 불렀다. 그렇게 해야만 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내일은 중요한 시합이 있다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중요한 시합? 얼마나 중요한데요?"</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흠…. 지금까지 했던 다른 시합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중요한? 그 정도까지밖에 말해줄 순 없구나. 하지만, 정말 굉장한 시합이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정말 굉장한 시합. 아이의 머릿속에선 지금보다 더욱 큰 경기장,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과 카알을 환호하는 관중들이 그려졌다. 아이에게 중요한 시합이란건…그 정도였다. 그 이상을 그려내는건 아이에겐 무리였고, 하고싶지도 않을 것이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리고…그 정도만 알아줬으면 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럼 그때도 지금처럼만 하면 되겠네요."</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의 대답에 카알은 씁쓸하게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나을테고, 저 말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증거니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때론 네가 아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단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무슨 말이에요?"</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니…. 아무것도 아니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내일이면…. 들통날 거짓말이다. 하루만 참자. 딱 하루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하지만, 카알은 버틸 수 없었다. 내일이면 그들에게 들이닥칠 운명. 그 운명을 알고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알기에, 카알은 그것을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옛 기억 그리고 추억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물건.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그것을.</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이 꺼내든 것은 별 것이 아니었다. 그저 새하얀 깃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손때묻은 깃털에 불과했다. 다만, 다른 깃털과의 차이점을 보인다면 어둠 속에서도 새 하얀 빛을 낸다는 점이랄까. 그것이 깃털의 얼마 남지않은 하얀 색을 돋보여주었기에 그것이 원래 하얀색이었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빛은 그것을 가까이 하고있는 카알에게만 보일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어라? 카알 아저씨, 그게 웬 깃털이에요?"</span>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음? 후후…. 이거 말이냐? 반짝이는게 제법 신기하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카알은 아이의 말에 씁쓸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기사단 보급품. 요즘은 용병들도 들고다닐 정도로 흔해빠진, 심지어 별 쓸모도 없는 물건이지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남자는 그 깃털을 만지작 거리다 이내 테이블에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잠시 멈췄던 말을 계속 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소위 말하는 부적이라는 것이지. 그 깃털의 원 주인이 지닌 권능, 그리고 그 권능에 얽힌 전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저, 전설? 어떤건데요?"</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의 눈이 참으로 오랜만에 동심을 품은 어린 소년의 눈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카알의 옛 기억 언저리를 자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알은 씁쓸히 웃으며 말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듣고싶으냐? 그럼 이리 앉거라. 이것 참, 이 얘기를 하는건 오랜만이구나."</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는 침상에 앉아있는 카알의 옆에 딱 붙어서 앉았다. 그가 하는 한마디 말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리고 대화를 들을 준비가 되었음을 안 카알은, 가슴 한 켠에 묻어뒀던 이야기의 먼지를 털어내기 시작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오래된 이야기로구나. 그때도 너처럼 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한 명 있었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지금은…만날래야 만날 수도 없게 됐지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남자는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침묵의 시간 속에서 가까스로 자신의 마른 침과 함께 감정을 삼키고서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피닉스…라는 새가 있단다. 혹시, 그 새에 대해서 아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이가 누운 침대에서 머리맡에 앉은 어머니가 해줘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 아이에겐 그것이 없었다. 어쩌면…옛 기억이 생각나 꺼내든 깃털이 아이에게 줄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른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목숨을 잃더라도 다시 태어나 살아나게 된다는…그 새에겐<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아름다운 깃털이 있었단다. 붉게 타오르는 화염의 붉은 색을 띈 깃털이었지. 모두가 그 찬란한 깃털을 원했지. 그의 깃털엔 죽은 자를 되살려내는 권능이 있었으니까."</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근데 어째서 그 깃털은 흰 색이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좋은 질문이구나 꼬마야. 그의 깃털에 욕심을 낸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서 깃털을 훔칠 수 있었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에게서 빼앗은 깃털은 붉은 빛을 띄고있지 않았어. 그저…새하얗게 빛날 뿐이었지. 새하얗게. 더군다나 죽은 자에게 깃털을 사용하더라도 소용은 없었어. 더 이상, 그의 깃털을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거지. 결국, 피닉스에게 빼앗은 깃털은 그저 영원토록 새하얗게 타오를 빛바랜 아름다움일 뿐이었어.<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는 괜사리 이야기를 품은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이야기를 계속했다.</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러던 어느날이었단다. 피닉스의 깃털이 고작 귀한 장신구로 전락한 어느날, 그 깃털의 주인이었던 소년이 전쟁에 끌려가게 됐단다. 그리고 이내 죽고 말았지. 마족이 던진 창에 의해서."</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소년이 죽었다는 말에 아이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그 표정은 카알로 하여금 심심치 않게 해주는 재미를 선사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죽어가던 소년은 피에 젖은 피닉스의 깃털을 바라보며, 후회 속에서 목숨을 잃어갔네. 힘차게 타오르던 심장은, 이내 조금식 식어가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때였어!"</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때였어! 에 강세를 둔 것은, 아이의 반응을 조금 더 살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아이는 카알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반응을 충분히 보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언제나 새하얗게 타오를 뿐이었던 피닉스의 깃털어, 놀랍게도 붉게 타오르기 시작한거야! 원래의 주인, 피닉스가 지니고 있던 그 때 처럼! 그리고 붉게 타오르기 시작한 깃털은 소년의 상처를 태워버리기 시작했어. 상처는 활활 타올라 소년의 몸에서 그 자치를 감췄고, 소년은 깨어났어. 그 전쟁에서 소년은 영웅이 되었단다. 그때부터 피닉스의 깃털엔 전설이 생겼단다. 오로지 영웅이 될 운명을 지닌 자만이 피닉스, 그의 권능을 깨울 자격이 있노라고. 죽음은, 도리어 시험에 불과할 뿐이라고. 그렇기에 피닉스의 깃털은 기사단을 위한 물건이 되었단다. 그것을 지닌 자가 영웅인지 아닌지를 살필 수 있게 되니까.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깃털이니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깃털…!"</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이 마지막으로 한 말을 되새기기라도 하듯 중얼거리는 꼬마의 눈은 카알이 손가락으로 집고있는 빛바랜 피닉스의 깃털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알은, 소년에게 한가지 선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 잠시만 기다려보겠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남자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끈을 꺼내들었다. 목걸이로 할 정도에 불과한 얇은 끈. 그리고, 그것으로 피닉스의 깃털의 끝자락을 매달아 소년의 목에 걸어주었다. 소년은 탄성을 내지르며 카알을 바라봤다. 카알은 미소를 지으며 그 탄성과 시선을 대가로 지불하고있는 최고의 독자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선물이다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웅성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자극한다. 분명히 그것은 웅성거리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우성이었다. 전율을 느낄 줄 아는, 그것을 즐기는 자들의 아우성. 그것을…즐기는 자들의 아우성 말이다. 그들은 우리를 원한다. 그들이 원하기에 우리는 이 하찮은 삶을 연명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기에……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마지막 약속은 들었다. 확실하게 지키겠다는 다짐도 받아냈다. 소년 만큼은 살려주겠다는 그 약속.</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네, 카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앞으로 있을 그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따윈 없는 천진난만한 눈. 그것이 자신의 아들과 닮아, 카알은 소년을 좋아했다. 소년을 마주보고 있는 그 순간에만, 남자는 소년의 목에 걸린 피닉스의 깃털을 잊을 수 있었다. 카알은 무릎꿇고 앉아 소년의 양 상박을 붙잡고서 물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약속 하나만 할 수 있겠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예, 물론이죠. 카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다행이구나. 그러면……."</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은 자신의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무언가가 적힌 쪽지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이건…?"</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별건 아니란다. 내 아들이 있는 곳이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 아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난생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카알, 그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이름은 리시타란다. 바람과 고독을 이기는 자라는 이름이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의 말에는 어째선지 고독함과 슬픔이 비참하리만큼 묻어나왔다. 그렇기에, 소년은 자신의 약속에 사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지킬게요. 꼭이요."</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렇구나. 고맙다. 진심으로 말이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렇게 말하곤, 언제나의 환호성을 듣기위해 소년과 카알은 계단을 밟았다.</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계단의 끝에 자리잡은 것은 이제 곧 탄생할 약속된 승자를 위해 미리 보여줄 미래의 영광, 그리고 그 영광의 증거물. 반대편에는 그들과 검을 맞댈 상대가 보였다. 방식은 간단하다. 2인조로 구성된 두 개의 팀이 맞부딪쳐 지금 맛본 영광의 편린을 완전한 조각으로 바꾸는 것.</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준비 됐니?<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언제든지요."</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좋아. 그럼 가자꾸나."</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은 알고있다. 그 영광의 자리에 소년과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소년 만큼은 지킬 수 있다는 걸. 그는 그렇게 믿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커……헉…!"<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패배했다.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다지도 허망히 패배할 줄은 알지 못했던 카알이었다. 그와 동시에 소년의 목숨을 약속받은 자신의 선택에 안도했다. 한 명은 살아나갈 것이다. 한 명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어 자신의 등에서 지금도 싸우고 있을 아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는 자신의 배를 꿰뚫린 채,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자신처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죽음을 목전에 둔 소년, 그리고 마찬가지의 처지에 놓인 전직 기사 카알. 카알은 지금 이 상황에 항의하듯, 자신의 대전 상대를 노려봤지만, 놈들은 카알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마디 지껄일 뿐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생각보다 강해서 봐주기엔 그렇더라고, 클클! 그리고 걱정하지는 마! 저 꼬마가 지켜주기로 한 약속은 우리가 대신 지켜주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네……놈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들은 애시당초 약속된 승자를 위한 제물에 불과했다.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이었던 것이다. 그걸 알았기에, 미래에 찾아올 불행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카알은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꼬마야……! 꼬마야……! 으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저씨……."</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아이의 팔은 힘을 잃었고, 아이의 고개는 힘없이 땅과 마주하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운명은 피할 수 없었다. 카알은 지키지 못한 아이를 품에 안고 오열했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는 그렇게 되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목숨을 걸었다. 하지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의 목숨값은 고작 금화 몇 개에도 못 미치는 값싼 것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어……."</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렇게 눈물흘리며 오열하던 그때,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언제나 새하얀 빛을 낼 뿐이던 피닉스의 깃털이 붉게 타오르는 광경을.</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 광경을 본 카알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알았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약속. 아직 유효하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약속? 아, 그래! 푸흐흐흐. 그래. 약속은 얼마든지 지켜주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럼……나만 죽여라!"</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뭐? 그 꼬마는 이미 죽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제서야 카알을 상대하던 남자는 뭔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소년의 상처가 타서 없어지고 있는 그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전설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이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거야. 그러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래. 이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하군."</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고……맙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카알은 자신을 향해 들어올려진 검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그리곤, 얼마 안 있으면 눈을 뜰 소년의 볼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내가 네게 선물을 주는게 아니었군. 네가……내 선물이었어. 애시당초."</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검은 하늘에 뜬 물체의 최후가 그렇듯, 땅을 향해 전속력으로 꽂혔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  그리고 땅바닥은 검붉은 핏방울로 적셔졌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