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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283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17
    IP : 14.58.***.1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2/01/25 15:11:49
    http://todayhumor.com/?lovestory_92837 모바일
    [BGM] 밤이 바람을 뱉는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김선태, 침식




    어머니

    돌아가신 후

    고향 바닷가에서


    뼈만 남은

    기슭에 기대어

    나는 울었다


    뭉클한 갯벌을

    맨발로 걸으며

    나는 울었다


    파란과 굴곡의

    해안선 내달리며

    가슴을 쳤다


    돌아올 때

    침식이라는 말이

    가슴을 쳤다

     

     

     

     

     

     

    2.jpg

     

    길상호, 물이 마르는 동안




    햇볕을 한 장

    한지를 한 장


    겹겹으로 널어둔 그 집 마당은

    고서(古書)의 책갈피처럼 고요했네


    바람만이 집중해서

    뜻 모를 글귀를 적어가고 있었네


    종이가 마르는 동안

    할머니의 눈꺼풀이 얇아지는 동안

    마당 한쪽의 감나무는

    그림자를 살짝 비켜주었네

     

     

     

     

     

     

    3.jpg

     

    윤병무, 말의 뒤편




    마저 말하려는데

    왜 목메는지

    목메는데 왜

    말은 역류하는지

    말을 물고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는 밤

    밤이 바람을 뱉는다

    구름이 반달을 뱉는다

    반달이 절반만 말한다

    해에게 빌린 말

    빛 없는 말은

    달 뒤편에 있다

     

     

     

     

     

     

    4.jpg

     

    허영자, 흰 수건




    흰 수건에

    얼굴을 닦으려다 멈칫한다


    거기

    슬프고 부끄러운

    초상화 찍힐까봐


    흰 수건에

    두 손을 닦으려다 멈칫한다


    거기

    생활을 헤집고 온

    비굴의 때 묻을까봐

     

     

     

     


     

    5.jpg

     

    문인수, 통화 중




    그곳은 비 온다고?

    이곳은 화창하다

    그대 슬픔 조금, 조금씩 마른다

    나는, 천천히 젖는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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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25 15:25:43  222.117.***.178  볼빵빵고양이  581201
    [2] 2022/01/25 19:59:36  59.2.***.158  사과나무길  563040
    [3] 2022/02/01 00:03:10  183.103.***.68  갓작남  259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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