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박지웅, 사흘
문상객 사이에 사흘이 앉아 있다
누구도 고인과의 관계를 묻지 않는다
누구 피붙이 살붙이 같은 사흘이
있는 듯 없는 듯 떨어져 있다
눈코입귀가 눌린 사람들이
거울에 납작하게 붙어 편육을 먹는다
사흘이 빈소 돌며 잔을 채운다
국과 밥을 받아놓고 먹는 듯 마는 듯
상주가 사흘을 붙잡고 흐느낀다
사흘은 가만히 사흘 밤낮 안아준다
죽은 뒤에 생기는 사흘이라는 품
사흘 뒤 종이신 신고
불속으로 걸어가는 사흘이 있다
서수찬, 갈매기 떼
해변에 갈매기 떼가
내려앉아 있다
사람이 다가오자
일제히 날아오른다
수많은 갈매기 떼가 서로
부딪칠 만도 한데
바닥에는 부딪쳐
떨어져 내린 갈매기가
한 마리도 없다
오밀조밀 틈도 없이 모여 있었는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날개를 펼 공간조차 보이지 않았었는데
실상은 갈매기들은
옆 갈매기가 날개를 펼
공간을 몸에다
항상 숨기고 있었다
최영미, 인생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양중해, 연
푸른 하늘 아득히
한없이 날아가고 싶어도
너를 떠날 수 없어
날아갈 수가 없다
내 무슨 전생의 인연으로
너의 얼레에 이렇게 매이어
네가 실을 늦추어 주면
나는 바람을 타고 둥둥 솟아오르다가
때론 이대로
아주 너를 떠나가는가 하다가도
네가 얼레를 잡아 감으면
다시 너에게로 감기어 들어오는 나
터진 가슴의 앙상한 늑골 사이로
문풍지를 울리듯 찬바람에 스치우며
너의 얼레 하나로
감기었다 풀리었다 하고 있으니
높고 넓은 하늘이 저만치 푸르러도
나의 하늘은 너와의 거리일 뿐
해가 빛나도 별이 반짝여도
나는 늘 너로부터 이만쯤 떠 있어야 한다
너의 얼레에 매여 있는
이 실오라기가 끊기는 자유가
무서워 무서워
늘 허공에서 떨고 있는 나의 삶이다
이시영, 무늬
나뭇잎들이 포도 위에 다소곳이 내린다
저 잎새 그늘을 따라 가겠다는 사람이 옛날에 있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94958 | 냉철한 판단 [2] | 천재영 | 24/01/19 09:57 | 2007 | 2 | |||||
94957 | [가능하면 1일 1시] 소식2 | †촘갸늠† | 24/01/19 09:23 | 1765 | 2 | |||||
94956 | Audrey Hepburn [1] | 시인과촌된장 | 24/01/19 03:24 | 1912 | 1 | |||||
94955 | 감동적인 이야기 사랑에 관한 명언 | 아키볼트 | 24/01/18 15:19 | 1964 | 1 | |||||
94954 | 그대에게 드리는 꿈(8-4) | 낭만아자씨 | 24/01/18 10:10 | 1923 | 3 | |||||
94953 | [가능하면 1일 1시] 겨울비7 | †촘갸늠† | 24/01/18 09:44 | 1820 | 2 | |||||
94952 | 알쏭달쏭한 삶 [3] | 천재영 | 24/01/18 09:41 | 1691 | 3 | |||||
94951 | 한강의추억 [2] | 천재영 | 24/01/17 10:04 | 1948 | 1 | |||||
94950 | [가능하면 1일 1시] 여럿인 날 | †촘갸늠† | 24/01/17 09:23 | 1682 | 2 | |||||
94949 | 그리움 - 사랑 [2] | 천재영 | 24/01/16 11:20 | 1961 | 2 | |||||
94948 | [가능하면 1일 1시] 빙판3 | †촘갸늠† | 24/01/16 09:23 | 1713 | 2 | |||||
94947 | 섬섬옥수로 [3] | 천재영 | 24/01/15 09:36 | 2051 | 2 | |||||
94946 | [가능하면 1일 1시] 도(道) | †촘갸늠† | 24/01/15 09:18 | 1855 | 1 | |||||
94945 | 하늘 천 ( 天 ) [2] | 천재영 | 24/01/14 09:30 | 2144 | 1 | |||||
94944 | [가능하면 1일 1시] 휴일의 아침 | †촘갸늠† | 24/01/14 09:29 | 1906 | 1 | |||||
94943 | 붐비는 마트주차장에 가면 사람의 본성을 경험할수있다. | Franklemon | 24/01/13 21:08 | 2266 | 1 | |||||
94942 | 가장 성공한 삶이란 [2] | 천재영 | 24/01/13 10:25 | 2274 | 1 | |||||
94941 | [가능하면 1일 1시] 사람 것 | †촘갸늠† | 24/01/13 10:18 | 1855 | 1 | |||||
94940 | (Lemonade)매일매일 잠을 자는 이유 | Franklemon | 24/01/12 20:25 | 1963 | 1 | |||||
94939 | 세대 차이라고 [2] | 천재영 | 24/01/12 09:46 | 1882 | 2 | |||||
94938 | [가능하면 1일 1시] 하늘색2 | †촘갸늠† | 24/01/12 09:32 | 1719 | 2 | |||||
94937 | 인생에 관한 명언 짧고멋진말 | 아키볼트 | 24/01/11 19:22 | 2027 | 2 | |||||
94936 | 발전의 기준이 되는 [2] | 천재영 | 24/01/11 09:38 | 1983 | 1 | |||||
94935 | [가능하면 1일 1시] 진 자리 | †촘갸늠† | 24/01/11 09:17 | 1835 | 1 | |||||
94934 | 그도 한 땐 잘나간 [2] | 천재영 | 24/01/10 09:42 | 2102 | 1 | |||||
94933 | [가능하면 1일 1시] 진눈깨비3 | †촘갸늠† | 24/01/10 09:19 | 1787 | 1 | |||||
94932 | 이런 삶은 어떨꼬 [2] | 천재영 | 24/01/09 09:54 | 2179 | 1 | |||||
94931 | [가능하면 1일 1시] 눈꽃5 | †촘갸늠† | 24/01/09 09:34 | 1925 | 1 | |||||
94930 | 아름다운글 인생 좋은글귀 | 아키볼트 | 24/01/08 11:27 | 2258 | 1 | |||||
94929 | 제 이름 남기는 [3] | 천재영 | 24/01/08 09:51 | 2169 | 2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