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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0179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86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6/15 09:17:58
    http://todayhumor.com/?lovestory_90179 모바일
    [BGM] 웃음이 걸어오고 있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김기림유리창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아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2.jpg

    박의상성년(成年)

     

     

     

    나는 겨울을 느낀다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듣는 내 말이

    사기그릇보다 차고

    또 멀다

     

    성냥갑 속의 흥분도 가득한 꿈도

    벌레처럼 온순함도

    네겐 벌써 없다

    너는 그것을 울면서

    나에게 알려 주었고

    너는 스물이 넘은 것이다

     

    알고 있느냐너는 겨울을 알아야 한다

    귀를 막는 것에서부터

    눈을 감아야 하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

    이 겨울은 너를 재우기 위해서도

    너를 더 가둬두기 위해서도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겨울을 느낀다

    네가 울면서 달려온 어둠 속의

    뜨거운 입김이

    목소리보다 먼저 와 닿는다

    이 먼 나의 이마에







    3.jpg

    서정윤생명이 계속되는 동안

     

     

     

    구름은 어떤 슬픈 꿈을 품고 있기에

    저렇게 우울한 얼굴로

    나의 아픔을 새롭게 하는가

    새들의 울음이 목 메이는 저녁

    지나가는 모두가

    아무 의미 없이 그리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자꾸 나를 부른다

    온 몸을 떨며 손을 흔드는 들꽃

    그 옆에 나비가 그려지고

    생명이 계속되는 동안

    살아 있어야 한다사랑으로

     

    아직도 따스한 눈으로

    들꽃을 본다

    아무 것도 아닌 채

    사라질 수 있는 그들이 부럽고

    나 또한 그런 목숨으로

    내 삶의 마지막 책장을 덮어야지

    생명이 계속되는 동안

    살아있어야 한다들꽃처럼







    4.jpg

    김기택웃음이 걸어오고 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네가 걸어오고 있다

    웃음을 가득 담은

    작은 눈 작은 입 작은 얼굴이 오고 있다

    작은 얼굴에 꼭 맞는

    이 없는 웃음이 오고 있다

    삶이 다 들어가기에는 터무니없이 작은 얼굴

    작은 팔 작은 다리가 오고 있다

    그 팔 다리에 꼭 맞는 신발이 오고 있다

     

    지금 내게 오고 있는 웃음은

    얼마 전까지 다른 웃음이 웃었던 웃음

    있는 힘을 다해 눈물을 삼키던 얼굴이 웃었던 웃음

     

    아기 얼굴 속에서 겨우 웃음만 남은 네가

    옛 친구를 알아보았다는 듯이

    죽은 후 처음이라 너무 반갑다는 듯이 웃으며

    한때 이 세상에서 얼굴을 가졌던 이들의 모든 웃음을

    작은 얼굴에 다 담아 왔으며

    아장아장 나에게 걸어오고 있다

     

    네 죽음 따라 함께 화장되었던 웃음이

    환한 아기 얼굴을 새 옷처럼 입고

    뒤뚱뒤뚱 나에게 걸어오고 있다







    5.jpg

    이희승낙엽

     

     

     

    시간에 매달려

    사색에 지친 몸이

     

    정적을 타고 내려

    대지에 앉아 보니

     

    공간을 바꾼 탓인가

    방랑길이 멀구나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6/15 09:53:55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6/15 22:23:30  175.123.***.79  renovatiost  27701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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