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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0042
    작성자 : 다뎀벼
    추천 : 2
    조회수 : 547
    IP : 14.52.***.25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5/22 01:18:59
    http://todayhumor.com/?lovestory_90042 모바일
    늙은 남자......
    <div>남자..</div> <div><br></div> <div>어려서 남자는 악동(惡童)이었다.</div> <div>위로 3명의 건장한 형과,</div> <div>아래로는 말 잘듣는 동생..</div> <div><br></div> <div>동네어귀에서 덕배네 집이 어디냐고 물으면,</div> <div>마을사람들이 골치아픈 아들 5형제 집이라며,</div> <div>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단다.</div> <div><br></div> <div>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난동을 부렸단다.</div> <div>호박을 넝굴채 짤라버리고,</div> <div>원두막에 사다리를 치워버리고,</div> <div>다 익은 벼의 머리를 싹둑싹둑 베었단다.</div> <div><br></div> <div>국민학교 다닐때, 전쟁이 터졌다.</div> <div>제일 큰형님이 경찰이어서,</div> <div>식구 모두가 인민군에게 총살을 당할뻔 했다.</div> <div>요행히 평소 친분있던 막둥이네가</div> <div>볏짚사이에 숨겨줘서 목숨을 부지했단다. </div> <div><br></div> <div>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div> <div>하얀 제복에 폼나는 진주 앞바다의 멋장이 였다.</div> <div>언제나 호기롭게 술마시며,</div> <div>인기좋은 호남아 였단다.</div> <div><br></div> <div>우연히 마산 변두리의 빵집에서,</div> <div>계산대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div> <div>그리고 둘은 결혼을 했단다.</div> <div>그때의 나이 남자는 27, 여자는 20</div> <div><br></div> <div>해군을 마치고 공무원으로 일했다.</div> <div>큰딸을 낳았다.</div> <div>둘째딸을 낳았다. 그리고 콧날이 오똑한 아들을 낳았다.</div> <div><br></div> <div>공무원으로 알게된 사람과 같이 사업을 했다.</div> <div>엄청나게 많은 돈을 모았다.</div> <div>그러나, 곧 실패했단다. 사람을 너무 믿었던 고로..</div> <div>34살때의 일이었단다.</div> <div><br></div> <div>서울로 자리를 옮겼다.</div> <div>큰형의 도움으로 재기할수 있었다.</div> <div>그는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었다.</div> <div>아들을 한명 더 낳았다.</div> <div>자신을 닮은 순둥이 아들을...</div> <div><br></div> <div>부산에서 큰 돈을 모았다.</div> <div>400평이 넘는 집과 최고급 차와 이쁜 아내와</div> <div>부러울것 없는 4명의 자식이 있었다.</div> <div>그는 더이상 부러울것이 없었다.</div> <div>그의 나이 40세때였다.</div> <div><br></div> <div>박정희가 죽고 동명목재 강석진이 넘어가고,</div> <div>모든 수금길은 막혔다. 2번째 부도. 재기할수 없는....</div> <div><br></div> <div>자식들은 자라기 시작했다.</div> <div>큰딸은 집을 뛰쳐나가 자신의 인생을 개척했다.</div> <div>약간은 호기롭지만 성실한 남자를 만났다.</div> <div><br></div> <div>세월은 어느새 20년이란 시간을 잡아먹었다.</div> <div>사업할때의 폭음, 폭식으로</div> <div>그에게는 당뇨병이 생겼다.</div> <div><br></div> <div>80키로의 몸무게가 지금은 50키로가 조금 넘는 몸으로,,</div> <div>갖가지 병이 그를 덮친다.</div> <div>얼마전의 뇌출혈로 오른쪽 몸의 기동이 어렵다.</div> <div>그의 사랑스런 아내는 하나님에게 모든것을 귀의했다.</div> <div>일주일에 7일을 교회에서 산다. 이제 그녀가 밉다.</div> <div><br></div> <div>그의 큰아들은 말이 없다.</div> <div>집에서는 말이 없다.</div> <div>희로애락에 대해 별다른 감흥을 보이지 않는다.</div> <div>그에게 있어 큰아들은 자신의 뒷모습 만큼이나 보기힘든 존재였다.</div> <div><br></div> <div>그는 늙었다.</div> <div>자신의 친구는 하루종일 잡음을 쏟아내는 TV 뿐이다.</div> <div>침대에 조용히 누워있으면, </div> <div>하루 세번, 며느리가 방문을 열고, 식사시간을 알릴뿐이다.</div> <div>식구들의 얼굴이 잘 안 보인단다.</div> <div>이제 당뇨병의 말기로,,눈이 잘 안 보인단다.</div> <div><br></div> <div>그는 늙었다.</div> <div>이제는 아무도 아무도 자신의 과거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div> <div>목소리 큰 큰딸도, 멀리 서울 사는 작은딸도,,</div> <div>말없는 큰아들도. 목사가 되려는 작은 아들도..</div> <div>아무도 그에게 살듯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이제는 늙은 남자.....</div> <div><br></div> <div>그는</div> <div>나의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다.</div> <div>나는 그에게 유달리 말이 없는 큰아들이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000. 7. 12 이제야 그를 느낍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오늘 우연히 낡은 외장하드를 정리하다 우연히 20년전 써놓은 내 넋두리를 보았습니다.</div> <div>저 글을 쓰고나서 5년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지요.</div> <div><br></div> <div>이제는 저 늙은 남자의 나이를 쫓아가는 남자가 되어버린 내 자신을 돌아보며...</div> <div>부자간에 있어 시간의 흐름이란</div> <div>DNA의 단순한 비슷함만으로 설명할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음을 느낍니다.</div> <div><br></div> <div>잠이 안오는 밤은 이렇게 긴데...</div> <div>왜이리 20년의 세월은 쏜살같을까요.....</div> <div><br></div> <div>나도 이제 서서히 늙은 남자가 되어갑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2020. 5. 22  다뎀벼</div> <div><br></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5/22 11:12:17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5/27 18:36:37  211.192.***.98  녹쵸복  77738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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