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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9553
    작성자 : 통통볼 (가입일자:2012-11-15 방문횟수:1621)
    추천 : 1
    조회수 : 230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3/06 10:05:15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553 모바일
    [BGM] 장미꽃이 투신했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우은숙밤에 눈 뜨는 강

     

     

     

    검푸른 이마 위에 별빛을 따서 담고

    물결 따라 일렁이는 오늘의 발자욱들

    총총히 물을 건너며 하나·둘 깨어난다

     

    계절의 뜰 안에서 혼절한 목마름

    물굽이 돌아돌아 밤으로 향하는데

    스며라 깊은 숨소리밤의 허울 속으로

     

    달빛에 아롱지는 등 시린 환한 속살

    어둠을 마시며 끝없이 달려가는

    숨쉬는 강물 사이로 내 비치는 숨은 내력

     

    투명한 거울 속에 또 다른 내일 위해

    길게 누워 서성이다 허공 가른 기침소리

    밤에만 눈을 뜨는 강그 강에 내가 있다







    2.jpg

    이영숙전화

     

     

     

    나는 설레네

    꽃피는 봄날

    내가 놓아 준 징검다리를 밟고

    마주보며 다가와

    떨림을 담아내는 노래 들으면

     

    나는 뜨겁네

    여름날의 태양 아래

    잉태한 불꽃

    한 줄금 소낙비로 식히지 않으면

     

    나는 아프네

    휑뎅그런 들판에

    허수아비 남루 펄럭이고

    사랑의 조락에 어깨 들썩이면

     

    나는 무섭네

    얼어붙은 심장에

    천둥번개 치고

    동강날 최후의 심판이 내게 꽂히면

     

    오 내 과녁을 겨냥한

    날카로운 화살촉







    3.jpg

    강현덕폐광

     

     

     

    텅 빈 어머니 몸

    굽은 저 등허리

     

    지금은 저녁 해 내려

    꽃잎을 닫는 시간

    바람이 향기를 거두기 위해

    바쁘게 오가는 시간

     

    세상의 눈부신 것들

    모두 다 쏟아내고

    비어서 접혀있는

    골반잊혀진 중심

     

    내 몸도 조금씩 비어간다

    거기에 겹쳐지겠다







    4.jpg

    김소연주동자

     

     

     

    장미꽃이 투신했습니다

    담벼락 아래 쪼그려 앉아

    유리처럼 깨진 꽃잎 조각을 줍습니다

    모든 피부에는 무늬처럼 유서가 쓰여 있다던

    태어나면서부터 그렇다던 어느 농부의 말을 떠올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을 경멸합니다

    나는 장미의 편입니다

    장마전선 반대를 외치던

    빗방울의 이중국적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럴 수 없는 일이

    모두 다 아는 일이 될 때까지

    빗방울은 줄기차게 창문을 두드릴 뿐입니다

    창문의 바깥쪽이 그들의 처지였음을

    누가 모를 수 있습니까

    빗방울의 절규를 밤새 듣고서

    가시만 남아버린 장미나무

    빗방울의 인해전술을 지지한 흔적입니다

    나는 절규의 편입니다

    유서 없는 피부를 경멸합니다

    쪼그려 앉아 죽어가는 피부를 만집니다

    손톱 밑에 가시처럼 박히는 이 통증을

    선물로 알고 가져갑니다

    선물이 배후입니다







    5.jpg

    고영민거웃

     

     

     

    산 밑 언저리가 검게 그을려 있다

    밭둑에 잠깐 풀어놓은 불이

    산으로 도망치려 했던

    흔적이다

     

    밭주인은 생솔가지를 꺾어 불을 얼마나 두들겨 팼을까

    벌떡이던 심장

    꼬리 끝까지 참 말끔하게도 죽였다

     

    누가 목줄을 당기던 바람을 보았다 했나

    타다 만 발자국이

    아직

    마른 숲 쪽을 향해 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3/06 19:23:3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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