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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백발 연탄
백발이 된 저 연탄
활활 다시 불타진 않지만
이제 막 힘 불끈 솟는 청춘 앞에
디딤돌은 될 수 있지
검은 머리 딛고 나갈 징검돌
어떻게든 나를 짓밟고
단단히 일어서라 떨쳐 나가라
아꼈던 불씨까지 건네주는
후끈한 바통 터치
송송 뚫린 콧구멍 하얗게 세도록
검은 머리 박차고 나갈
시원한 돌파구는 될 수 있지
문동만, 어떤 음계에서
자주 자는 집은 컨테이너이거나 달세를 주는 여관방
자주 먹는 밥은 함바집의 백반이었던 그가
삼십년 객짓밥으로 얻은 만년 셋방에 곰팡이꽃을 피워놓고
밥상을 차려 기다렸다
늘 막막했던 그가 용돈까지 쥐어준다
‘아무려면 혼자 사는 내가 낫지’가 그의 잠언
창을 열면 집 밖도 실내인 작은 집
소소한 몇 개의 반찬 냄새는 이 집을 벗어나지 못한다
빗방울은 허공에 걸린 거미줄을 튕긴다
이십오년 된 창고형 상가를 털어 칸칸이
허술한 담을 쌓고 그것을 아파트라 부르는 곳에
그가 살고 있다 그는 살 수 있었다
그가 만든 수많은 집들의 바깥에서만
빗방울을 견디는 거미줄, 오로지 가볍고 질긴 장력으로
살았던 탁음이 깊은 말라깽이 사내의 집
복도엔 그만그만한 사람들의 생이 얽힌 물발자국
발바닥으로 부르는 노동가, 따라 부르기 버거워
어떤 음계에서 나는 미끄러지고 만다
정희성, 선물
나 그에게 시간을 선물했네
나에게 남겨진 모든 시간을
내 심장이 멎은 뒤에도
두근대며 흘러갈 시간을
친구가 눈을 감던 그날
나 문득 두려움 느꼈네
이 사랑 영원할 수 있을까
나 그에게 시간을 선물 했네
나 죽은 뒤에도 영원할 시간을
그 끝 모를 사랑의 맹세를
나호열, 안아주기
어디 쉬운 일인가
나무를, 책상을, 모르는 사람을
안아준다는 것이
물컹하게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대, 어둠을 안아보았는가
무량한 허공을 안아보았는가
슬픔도 안으면 따뜻하다
미움도 안으면 따뜻하다
가슴이 없다면
우주는 우주가 아니다
조용숙, 얼굴
길 가다 주운 쪼글쪼글한 대추 한 알
그 주름 속 깊은 길
어디를 향하는 것일까
팽팽하게 당겼던 시간의 고삐를
놓친 순간, 나무에서 떨어져 뒹굴며
반지르르한 살갗 위에 새겨 넣었을
바람과 햇볕의 문신
시간으로 쓴 표지판 하나
얼굴 위에 새겨 넣으며
온몸으로 끌어올린 단물 쟁여
단단히 여문 씨앗 하나 키워 가는 삶
생의 계단인 아버지의 주름살
하나 둘 따라 올라가 보면
그 안에 내가 있어
잘 여문 씨앗 하나로 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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