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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촌놈들 상경기(1)
ㅁ의 장인어른 문상 가는 길이었다. 다들 과음한 탓에 휴게소마다 들르느라 톨게이트까지 오는 데 6시간도 더 걸렸다. 아직 30분은 더 가야 병원에 도착할 것 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틈만 나면 핑계를 만들어서 모이고 보는 넘들인지라 어제는 'ㅁ 장인어른 문상 전야제'라는 거창하고도 합법적인 타이틀을 걸고 1차, 2차, 3차...... 마지막에는 아직도 총각인 ㄴ의 집에서 당당하게 외박을 하고 동이 틀 때까지 마셨던 터라 차 안에는 아직도 술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운전은 당연히 ㄱ의 차지였다. 10여 년 전에 술을 끊은 죄로 무포일고 34기ㅡ그 이름도 찬란한 우량써클 '뽕 브라더스' 멤버들의 만장일치 추대로 '뽕 브라더스 지정 공식운전기사'가 된 ㄱ은 처음엔 극구 사의를 표명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내 친구들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느끼며 묵묵히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30년 넘게 친구들의 후원금으로 먹고 사는 만년백수의 처지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였다.
ㄴ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ㄴ: 야아! 옆에 봐라! 가시나들 직인다아! 나이도 우리하고 맞겠는데!
참고로 ㄴ은 '뽕 브라더스'가 있게 만든 주역으로서 써클의 이름도 그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학창시절이나 환갑을 바라보는 지금이나 여전히 '뽕 브라더스'의 대장은 ㄴ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였다. 이넘은 가족친지를 뺀 모든 여성에게 무조건 '가시나'라고 부르는 특징을 가졌다.
ㄴ이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도 ㄱ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둥 마는둥 한다. 그러나 머리 속에 여자를 스캔하는 앱이 따로 장착된 ㄱ은 흰색 바퀴벌레(딱정벌레라든가?)에 3명의 50대 여자가 타고 있고, 운전녀가 제일 예쁘고, 다음은 옆자리녀, 그리고 뒷자리녀라는 것을 순식간에 읽어내고 있었다.
ㄱ: 뭐어, 별론데?
ㄴ이 어떻게 나올지 다 알고 있는 ㄱ은 일부러 심드렁하게 말한다.
ㄴ이 얼른 말을 잇는다.
ㄴ: 별로기는 연예인 긑구마는! ㄱ아, 니 함 꼬시봐라!
ㄱ: 아이구, 이 촌놈아! 서울 사는 아지매들은 전부 저만큼은 이쁘거덩! 그라고 내가 말라꼬? 내 안그래도 아지매들 천지베까린데 더 꼬시가 우짤라꼬? 총각이라가 아숩은 니가 꼬시라, 와?
ㄴ: 이 시봉넘이! 내가 자신이 없으이 하는 말이지, 시봉넘아!
ㄱ: 시봉넘아, 니는 아직도 1학년 1반이가? 그마이 갈차조도 몬 알아듣나? 내 머라카드노? 마기방(마키아벨리) 싸부님이 '쫌 개안은 여자들은 전부 만용 넘치는 넘들 꺼'라 캤다 안캤나? 내 차 세우도록 맹글어 주께 함 찔러봐라!
금세 기가 죽은 ㄴ이 꼬리를 내린다.
ㄴ: 나너 그기 안되더라꼬...... 니가 시범을 함 비이 봐라!
ㄱ: 시봉넘이 참 구찮아 죽겠네. 그라고 문상 가는 길에 경건하지 몬하구로 이래도 되나?
ㄴ: 개안타. ㅁ 장인어른은 우리 문상 오는 줄도 모를 끼다.
ㄱ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네비게이션을 끈다.
ㄴ: 네비는 와 끄노?
ㄱ: 시봉넘아, 말 걸 껀덕지를 맹글어야 될 거 아이가!
ㄴ: 알았다!
ㄴ의 가슴 속에서는 ㄱ에 대한 존경심이 삽시간에 용솟음 친다.
그때 뒤에서는 ㄹ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ㄹ: 내 ㅇ 싸겠다! 가시나고 뭐고 치우고 빨리 어디 차 대라!
ㄴ: 참아라, 시봉넘아! 분위기 깨지 말고! 그라이 쫌 작작 쳐묵지 와, 시봉넘아! 저 시봉넘이 그 새벽에 우리집에 있는 31년짜리 세 병이나 쳐묵었다! 그기 얼매짜린데! 시봉넘아, 그라이 휴게소마다 싸고, 또 싼다꼬 지랄이지!
ㄴ이 ㄹ을 향해 종주먹을 들이댄다.
ㄱ: 쪼매마 참아봐라. 조 앞에 신호등마 걸리마 될지말지 결판 나이까네, 알았제?
ㄱ은 빨리 판을 깨버리고 어디든 차를 세워서 ㄹ의 생리현상을 해결해 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간 계속된 과음 때문에 과민성대장증상으로 고통을 당해 본 ㄱ이었다.
ㄱ: 그라머 소도독놈 긑은 느그들은 낯짝 보이머 산통 다 깨지니까 전부 낯짝 오른쪽으로 돌리라!
ㄱ의 말에 ㄴ과 ㄷ은 고개를 돌렸지만 ㄹ은 배를 움켜잡고 더 죽는 시늉을 한다.
ㅡ2편에서 계에속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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