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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보내지 못한 엽서
아득해지는 게 습관 같아서
나쁜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나무들 사이를 걷지 않는다
나무들 아래 오래 서 있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견디다 못해 함부로 기억나는 건
눈 감으면 보이는
그 눈가에
있던 오열
견디다 못해 내린다
함부로 쌓인다
아득해지는 내 안에
나무 사이를 걷지 않았는데도
나무 아래 오래 서 있지 않았는데도
휘몰아친다
안개와 꽃잎
그 일들
내 안에
성선경, 아, 저 시(詩)
어디서 내가 봤더라
분명 본 기억은 나는데
그 때도 분명 그랬는데
오늘과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처럼
꼭 지금처럼
나를 확 끌어당겼는데
뭉클했는데
어디서 물어 본담
물어볼 때도 없고
머뭇거리다가
이마를 툭툭치며
아
저
씨
말없이
머리만 끼적거리며
아, 저, 시(詩)
이상국, 먼 배후
좋아하는 계집아이네 집 편지통에
크리스마스카드를 던져놓고
멀리서 지켜보던 때가 있었다
나는 카드를 따라 그 애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해가 져도 그 애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랫동안 밖에서 서성거리던 나는
언젠가 그 애가 멀리 시집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애들은 그렇게 시집을 갔다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고
또 나는 그 애의 무엇 하나 건드리지 않았지만
사철나무 울타리에 몸을 감추고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소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황영숙, 하현달
돌아가는 길이 쓸쓸하였던가
힘없이 무너지는구나
떨어질 길 위에 서 있어도
두려움 없던 청춘
뜨거운 숯불에 온몸을
씻었던 기억 하나로
세상을 용서하고 돌아가는 길
타박타박 등 굽은 여인 하나도
같이 따라간다
이상인, 홍시
나이를 먹으며 익어간다는 것
마음을 안으로 삭히는 것
살아가면서 만나는
기쁨과 슬픔과 애처로움 같은 것들을
한데 버무리고 뭉쳐서 단맛을 내는 것
연륜이 쌓일수록
얼굴이 벌게지며 부끄러워할 줄 알고
어떤 세파에도 물렁물렁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
지상에 마지막 남은 등불처럼
오래 세상을 깜박인다는 것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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