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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7939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36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7/08 07:47:35
    http://todayhumor.com/?lovestory_87939 모바일
    [BGM] 보내지 못한 엽서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이응준보내지 못한 엽서

     

     

     

    아득해지는 게 습관 같아서

    나쁜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나무들 사이를 걷지 않는다

    나무들 아래 오래 서 있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견디다 못해 함부로 기억나는 건

     

    눈 감으면 보이는

    그 눈가에

    있던 오열

     

    견디다 못해 내린다

    함부로 쌓인다

    아득해지는 내 안에

     

    나무 사이를 걷지 않았는데도

    나무 아래 오래 서 있지 않았는데도

    휘몰아친다

     

    안개와 꽃잎

    그 일들

     

    내 안에







    2.jpg

    성선경저 시()

     

     

     

    어디서 내가 봤더라

    분명 본 기억은 나는데

    그 때도 분명 그랬는데

    오늘과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처럼

    꼭 지금처럼

    나를 확 끌어당겼는데

    뭉클했는데

    어디서 물어 본담

    물어볼 때도 없고

    머뭇거리다가

    이마를 툭툭치며

     

    말없이

    머리만 끼적거리며

    ()







    3.jpg

    이상국먼 배후

     

     

     

    좋아하는 계집아이네 집 편지통에

    크리스마스카드를 던져놓고

    멀리서 지켜보던 때가 있었다

     

    나는 카드를 따라 그 애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해가 져도 그 애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랫동안 밖에서 서성거리던 나는

    언젠가 그 애가 멀리 시집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애들은 그렇게 시집을 갔다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고

    또 나는 그 애의 무엇 하나 건드리지 않았지만

    사철나무 울타리에 몸을 감추고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소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4.jpg

    황영숙하현달

     

     

    돌아가는 길이 쓸쓸하였던가

    힘없이 무너지는구나

    떨어질 길 위에 서 있어도

    두려움 없던 청춘

    뜨거운 숯불에 온몸을

    씻었던 기억 하나로

    세상을 용서하고 돌아가는 길

     

    타박타박 등 굽은 여인 하나도

    같이 따라간다







    5.jpg

    이상인홍시

     

     

     

    나이를 먹으며 익어간다는 것

    마음을 안으로 삭히는 것

    살아가면서 만나는

    기쁨과 슬픔과 애처로움 같은 것들을

    한데 버무리고 뭉쳐서 단맛을 내는 것

    연륜이 쌓일수록

    얼굴이 벌게지며 부끄러워할 줄 알고

    어떤 세파에도 물렁물렁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

    지상에 마지막 남은 등불처럼

    오래 세상을 깜박인다는 것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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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08 09:34:01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19/07/10 23:28:35  124.58.***.35  빨간콩쥐  783129
    [3] 2019/07/12 00:19:26  183.96.***.111  renovatiost  277019
    [4] 2019/07/14 22:42:57  211.36.***.197  신주쿠공원  5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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