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리는 다시금 예전과 같아졌다.</div> <div>나는 너에게 어깨동무를 했고,</div> <div>너의 머리에 손을 올려 헝클어뜨렸다.</div> <div>옥상에서 함께 담배를 피웠고,</div> <div>함께 점심과 커피를 먹었고,</div> <div>퇴근후에 같이 탁구 클럽에 갈 것이다.</div> <div><br></div> <div>다시금 너는 나를 참 잘 따랐고 나는 너를 참 잘 챙겼던 하루였다.</div> <div>장난기 가득한 생글거리는 표정을 다시 나에게 지어줌에 형은 너무도 감사하다.</div> <div>여느때와 같았던 이 하루가 너무나 감사하다.</div> <div><br></div> <div>지난 7년간 너는 좋은 직장후배였고</div> <div>형제와 다를 바 없는 남동생이었고</div> <div>가장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친구였다.</div> <div>그제에서 어제가 되며 너는 나의 연인이 되었다.</div> <div>나의 연인이다.</div> <div><br></div> <div>해본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종류의 연애이기에.</div> <div><br></div> <div>우린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다.</div> <div><br></div> <div>어젯밤 술을 한잔 걸치고</div> <div>한잔 더를 외치며 여느때와 같이 함께 간 내 집.</div> <div>아일랜드에 앉아 여느때와 같이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div> <div>어젯밤 어느때보다도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었다.</div> <div><br></div> <div>단 한번도 생각해본적도 다뤄본 적도 없는 주제.</div> <div>그 낯설은 주제에 대한 대화 후 찾아온 정적.</div> <div><br></div> <div>서로 술잔만 부딪히며 말 한마디 없어도 그리도 편한 우리였는데</div> <div><br></div> <div>언제나와 같은 공간이 왜이리 숨쉬기 힘들었는지.</div> <div>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div> <div>마주앉아있음이 왜 그리도 어색하고 불편했는지.</div> <div>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div> <div>그 짧은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왜 그리도 길게만 느껴졌는지.</div> <div>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div> <div><br></div> <div>달랐다.</div> <div>술잔을 만지작 거리는 너의 손이,</div> <div>말없이 술만 홀짝이는 너의 얼굴이,</div> <div>아일랜드에 마주앉아있는 너의 모습은 이전과는 달리 보였다.</div> <div>이전과 달리 느껴졌다.</div> <div>약간은 묘하고 낯설은 기분에</div> <div>차마 너의 눈을 마주보지는 못했다.</div> <div>혹시나 눈을 마주칠까 두려워</div> <div>차마 너의 눈을 마주보지는 못했다.</div> <div><br></div> <div>우린 참 비슷한 사람이기에</div> <div>너 또한 그랬으리라.</div> <div><br></div> <div>이전과는 다른 시선, 다른 느낌, 다른감정임을 <span style="font-size:9pt;">서로 모를 리 없었으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우리는 서로를 여느때와 같이 대했다.</span></div> <div>우리의 행동은 여느때와 같았다.</div> <div><br></div> <div>술 자리를 끝내고 나는 내 방에서, 너는 손님방에서</div> <div>몇 시에 일어날지를 정하고,</div> <div>각자 알람을 맞추고,</div> <div>각자 샤워를 마치고,</div> <div>각자 잠을 청했다.</div> <div><br></div> <div>우린 참 비슷한 사람이기에,</div> <div><span style="font-size:9pt;">너 또한</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뭔지모를 이 아쉬움을 느꼈으리라.</div> <div>너 또한 한참을 생각하다, 뒤척이다 잠이 들었으리라.</div> <div><br></div> <div>우리는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다.</div> <div>--------------------------------------</div> <div>글을 이리 써서 그렇지..</div> <div>사실 진지한 대화 뭐 몇분 하지도 않았습니다.</div> <div>게임 얘기, 올해 스타 대회에서 팀플 할꺼 빌드짜고.</div> <div>지사별로 한팀씩 스타 팀플 대회나가서 2등한얘기.</div> <div>거실에 게임용 PC가 3대 셋팅되있어서 롤 한판 하다가 마우스 집어던지고..</div> <div>그러고 몇시에일어날지 정하고 각자 잠자러 갔습니다.</div> <div>플래기가 말을 안들어.</div> <div>달달하지고 진지한거 그런거 없습니다.</div> <div>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주먹이 왔다갔다 합니다.</div> <div>꼰대 과장, 뺀질이 대리놈 입니다.</div> <div><br></div> <div>무튼 감사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