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랜만에 글 남깁니다....ㅋ</div> <div><br></div> <div>지난 글들은 다시 읽어보기도 부끄럽네요.</div> <div>지난해까지 딱 1년간, 급배수위생설비라는 분야의 일을 배우려고</div> <div>건설현장 노가다 일을 했는데요.</div> <div><br></div> <div>1. 폭언과 욕설, 고성으로 분풀이를 하는 비인격적 대우..</div> <div>혹시 땅콩항공 조모씨 녹취음성 들어보셨다면...네..그런 고함 매일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2. 앞으로의 비전이라면, 제가 숙련공으로 몸값을 높이거나</div> <div>독립해서 개인사업을 해야 하는데...</div> <div>소방설비를 하지 않는 한, 급배수위생설비로 상한선은 일당 16만 수준인데다.</div> <div>제가.. 유흥 접대같은건 정말 죽기보다 하기 싫어서요.</div> <div>일감 따내는게 가장 중요한 일인데.. 글렀다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지난 일은 여기까지로 요약하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작년 10월경, 지인의 소개로 PLC장비 제작하는 업체에 취업했습니다.</div> <div>30대 후반에 신입으로 들어가서</div> <div>갓 30 넘은 과장 대리들에게 혼나면서 일 배우기...</div> <div>때때로 굴욕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노가다판처럼 폭언 욕설은 없으니 다행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공장 자동화 설비로, 캐비넷?처럼 생긴 판넬 함 안에</div> <div>PLC로 구동되는 회로를 구성하는, 각종 부품과 케이블을 만들고 조립하는 일이었습니다.</div> <div>전장 혹은 계장이라 하는데 사실 자세히는 모르겠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 업무 후기</div> <div><br></div> <div>사실 전장이니 계장이니 하네스니 하는 말도</div> <div>다닌지 3~4달 돼서야 처음 들어봤습니다.</div> <div><br></div> <div>딱히 업무교육도 없었고, 그냥 드라이버 쥐여주고 이거 조립해라 정도가 전부였고요.</div> <div>억울한 점이라면.. 진짜 어떻게 하는건지 가르쳐준적도 없이</div> <div>무작정 시켜놓고 실수하면 화내고.</div> <div><br></div> <div>제품마다 다른 구조나 다른 부품이 들어가니,</div> <div>작업 내용은 같아도 분명 변수가 생기는데.</div> <div><br></div> <div>이건 뭔가 다른걸까 싶어서 물어보면</div> <div>- 이거 해 본거잖아요? 이걸 또 물으면 어떡해요? 묻기 전에 제발 생각 좀 하고 물어요 생각 좀. 네?</div> <div><br></div> <div>그래서, 같은 작업이니 비슷하겠거니 하고 동일하게 작업하면</div> <div>- 이건 다른 거잖아요? 왜 시키지도 않은 걸 멋대로 해요? 제발 사고 치기 전에 물어보고 하시죠?</div> <div><br></div> <div>일하는데 실수나 사고가 없을수 없는건데 (정작 멍청한 실수로 수십 수백만원짜리 부품 태워먹는건 과장 대리들인데;)</div> <div>사실은 어떤 빌미로든 자기 스트레스 풀려고 짜증내는건</div> <div>노가다판이나 공장이나 매한가지...</div> <div><br></div> <div>제가 딱히 소질은 없었지만 약 5개월간 드라이버 들고 나댔더니</div> <div>나름 조립도 케이블 하네스도 익숙해지긴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일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원체 손으로 뭔가 만드는걸 좋아하기도 했고</div> <div>열심히 만들다보면 시간도 잘 가고...</div> <div><br></div> <div><br></div> <div>2. 비전</div> <div><br></div> <div>이 생활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업계 사정도 눈에 들어오더군요.</div> <div>전장이니 계장이니 하는 용어도 알게 돼서 검색도 해보고..</div> <div><br></div> <div>처음 입사할때 사장의 말은 '나이도 있으시니, 좀 배워서 독립해서 차리셔도 되고,</div> <div>회사가 맘에 들면 평생직장 하셔도 되고' 였는데<br></div> <div><br></div> <div>가장 절망적인건, 어느 테크를 타건, 야근은 벗어날 수 없다는 거였죠.</div> <div><br></div> <div>사장의 말 '독립해서 차려라'는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땐</div> <div>내가 어느세월에 경력 쌓고 이론 공부해서 이런 회사를 차리란 말인가? 싶었지만</div> <div>알고보니, 전장공 (혹은 계장공)들은 이렇게 회사에서 몇 년 배우다가</div> <div>독립(?)해서 개인사업자를 내고 일당쟁이 외주인력으로 일을 하더군요 (프리랜서라고도 표현하던..)</div> <div><br></div> <div>이 경우, 판넬 제작과 케이블 하네스를 시키는대로 제작만 하는 수준은 일당 16만,</div> <div>도면 보고 혼자서 전부 제작이 가능하거나 단독 프로젝트 수행을 맡길수 있는 수준은 최대 일당 30만 수준.</div> <div><br></div> <div>물론 이 경우도 계속해서 일감을 받으려면 '인맥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div> <div>(4개월차쯤에 사장도 그러더군요. 일 배우는것보다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br></div> <div><br></div> <div>그러나 건설현장 노가다판만큼 거칠진 않았지만</div> <div>여기서도.. 화제의 절반은 도박, 스포츠토토, 나머지 절반은 유흥업소 매춘부 이야기로</div> <div>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친하게 지낸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혹은, 이 회사에서 정말로 '평생 직장'처럼 계속 붙어있으면서 진급도 하고...</div> <div>그렇게 산다 한들, 이 지옥같은 야근에서 벗어날 수 없겠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3. 근무조건</div> <div><br></div> <div>처음 사장에게 이 회사 얘기 들을땐, '앞으로 주5일로 전환할 생각이다'라는 사장의 말에 기대를 걸었습니다만...</div> <div><br></div> <div>입사 초기 근무조건은 주5.5일(토요 격주 휴무), 9 to 6, <br></div> <div>포괄연봉제로 야근 및 특근 수당 일절 없음,</div> <div>야근(8시까지)은 주 2,3회로, 화.목 or 화.수.목 번갈아 함.</div> <div>단, 일거리가 많을 때는 다소 늘고, 적을 땐 쉼. 이 탄력근무제가 얼마나 거지같은지 미리 예상을 했어야 했는데. ㅋ<br></div> <div><br></div> <div>12월에 수습 (급여 80%) 끝나고 정직원 전환, 연봉계약을 했습니다.</div> <div>퇴직금포함(13개월분) 연봉 총액 2925만, 월 실수령 205만.</div> <div>30대후반에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신입 초봉으로-게다가 일 배우는 입장엔 후하다 생각했죠.</div> <div><br></div> <div><br></div> <div> <div>그런데 연말이 되면서부터 주문이 엄청나게 들어오더군요. ㅋㅋㅋㅋ<br></div> <div>40대 제작 주문.. 1월초 출하...</div> <div>12월 내내 야근했습니다. 처음엔 정시퇴근 6시 야근 8시이던것이</div> <div>야근이 점점 늘고 더 길어지더니 나중에는 9시 10시까지 야근..</div> <div>1월초에 끝나니까 조금만 더 참아라.</div> <div>그런데 이 프로젝트 다 끝나가니까 또 주문 들어옴.</div> <div>60대 제작 주문. 2월말 출하.</div> <div><br></div> <div>진짜 하루하루 지옥같더군요. 끝나지 않는 야근.</div> <div><br></div> <div>와중에 갑작스런 근무시간 변경 공지.</div> <div>출근시간을 9시에서 8시 30분으로, 퇴근시간을 6시에서 5시 30분으로.</div> <div>ㅋㅋㅋㅋㅋ 장난하냐 싶더군요. 조삼모사도 이런 조삼모사가 또 있을까.</div> <div>어차피 야근은 8시 9시 10시까지 할건데 무슨....</div> <div>이때 크게 실망했던것 같네요.</div> <div><br></div> <div>결국 12월, 1월, 2월 내내</div> <div>일주일 내내 매일 야근, 혹은 하루 빼고 매일 야근.</div> <div>근무시간 따져보니 최저임금보다 한참 못 미치는..</div> <div><br></div> <div>그나마 지금은 본사 제작팀에 있으니 망정이지,</div> <div>곧 현장으로 파견 다니게 되면 주 5.5일도 놀토도 없고</div> <div>일요일도 출근해서 야근까지.. 주7일이 시작됩니다.</div> <div>다만 출장비라는게 붙기 때문에 (일당에 사원 2만, 대리 3만, 과장 4만이 붙는)</div> <div>급여는 다소 늘겠으나... 결국 식대를 이 돈에서 자기가 해결해야 하는거고.</div> <div>해외로도 출장을 보내니, 중국으로 중동으로 6개월씩 다녀들 오더군요.</div><br><div>업계 상황에 대한 정보도 구글링해보니 아니나다를까</div> <div>일찍 결혼들 하신거 아니면 앞으로 결혼이나 연애는 꿈도 꾸지 말라고</div> <div>결혼하신 분들도 이혼 안당하게 조심들 하시라고. <br></div> <div>장기간 해외출장에 아내의 외도도 감수하시라고.<br></div> <div><br></div> <div>마침 지금 썸타는 사람이 있다보니.. 이 상태에서 갑자기 6개월 해외출장 다녀온다면.</div> <div> <div>아찔했습니다.</div></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에 결정타. 과장이 사장과 담판을 했다고 자랑스레 조회시간에 한다는 말이</div> <div>연일 야근으로 다들 너무 지쳐있으니 좀 줄여달라.</div> <div>그래서 2개조로 나눠서 야근을 한주씩 번갈아 하자...</div> <div>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조삼모사에서 조사모삼이 되면 뭐가 달라지는지.</div> <div><br></div> <div><br></div> <div>여튼, 아까 2번에서 얘기였지만.</div> <div>제가 외주 인력으로 일한다 한들, 1.5공수 받기위해 야근을 해야할테고</div> <div>이 회사에서 진급하며 계속 다닌들, 이 야근에서 벗어날순 없겠구나 싶더라구요.</div> <div><br></div> <div>이제 2월 말일까지 지금 프로젝트가 끝나면 3월부터는 야근 없다고 하지만</div> <div>혹시 압니까? 40대 60대에 이어 3월엔 80대 주문 들어올지 ㅋㅋㅋ (이미 그런 징조가..)<br></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약 한달쯤 고민하다, 이건 역시 아니다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div> <div>자가 운전으로 편도 1시간 출퇴근, 조회시간(8시20분) 전에 도착하려면</div> <div>7시쯤 집을 나서야 하고, 10시까지 야근한다고 10시에 보내주는것도 아니고</div> <div>청소하고 나와서 또 운전해서 집에 오면 11시 반.</div> <div>씻고 잠만 자도 8시간 자기 힘들고.</div> <div>이런 생활에 이론공부는 커녕 자기계발이나 인간관계는 포기해야 하는데</div> <div>그렇다고 돈을 많이 받는것도 아니고. 알량한 저 장래성 생각하며 버티기엔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차라리 당분간 일당 알바나 하며 자격증이나 따야겠습니다.<br></div> <div>(아웃소싱 업체 거쳐 공장 다니는게 시간대비 훨 많이 받겠더군요)<br></div> <div><br></div> <div><br></div> <div>급배수위생설비 1년에 이어</div> <div>전장공 5개월, 또 포기의 기록입니다.</div> <div>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좋은 경험 했구요.</div> <div><br></div> <div>전에 하던 일 그만두며 가졌던 막연한 환상,</div> <div>정직하게 땀흘려 노동하는 일은 보람이 있을거라는거...</div> <div>확실히 깨버렸습니다.</div> <div>몸 쓰는 일도 마음 고생 없는 일은 없네요.</div> <div><br></div> <div>이제 다시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하렵니다.</div> <div><br></div> <div>다들 건승하세요.<br></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