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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260119
    작성자 : 김톰
    추천 : 12
    조회수 : 1592
    IP : 180.231.***.3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11/04 13:54:51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60119 모바일
    형돈아 결혼을 축하한다.
    네가 너를 처음 봤던 날을 기억한다... 
    너는 겁에 질린 돼지새끼 같기도 했고, 흥부뺨을 매일 때릴 것 같은 놀부 마누라처럼 생기기도 했었지.. 

    콩 한 쪽을 주면 나눠먹기 보다는 혼자 먹을 수 있는 뒷방을 찾아 다닐 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그래.. 그랬었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남을 생각하는 게

    어디 쉬웠겠니.. 그렇지만 니가 내 국방색 빤쓰를 몰래 훔쳐입고 탈의를 하다 엉덩이에 새겨진

    내 이름을 발견했을때 나는 너를 미친 개돼지라고 욕했었다.. 

    고참 빤쓰를 훔쳐입는 미친새끼가 진짜로 있었을 줄이야.. 

    당시에 너는 나만큼이나 개념이 없어서 욕이란 욕은 분단위로 끊어서 쳐먹고 있었는데 

    그런 니가 내 후임이라서 힘든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을 지금에야 고백한다.. 

    혹시 그날은 기억하니? 

    니가 일병으로 진급하고 내가 너의 계급장을 달아주던날.. 

    너는 혼잣말로 오바로크가 거지같이 됐다라고 했었지..하지만 너는 그 말을 하기전에 주위를 살폈어야 했다.

    상병으로 진급한 암흑돼지 양환이가 너 잡아먹을 날만 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렇게 너는 정비실로 끌려왔고, 나는 니가 보는 앞에서 암흑돼지에게 뒷통수를 여러차례 헌납했었지.

    비계 가득한 손바닥이 뒷통수를 오갈때마다 나는 직감적으로 니가 어떤 멍청한 짓을 했을지 알아차렸다. 

    위 아래도 없고 눈치도 없고 입도 가벼운 너라면 어떤 실수를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나였을텐데,

    사랑하는 후임을 위해 나의 노동력을 무상제공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품었다는 데에 

    나는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암흑돼지의 무차별 폭격이 끝나고 그 비계펀치가 너에게로 향하는 순간,

    나는 저 돼지의 공격이 끝나면 내 펀치로 다시 한 번 널 응징하리라고 다짐했단다. 

    사회에서 싸움으로 다져진 양환이의 주먹은 과연 매서워서 니 몸뚱이와 마찰이 일어날 때의 

    '철썩~철썩' 하던 타격음은 그 마치.. 

    잠자리를 수십년 같이한 부부가 침실에서 내는 사랑의 속삭임 처럼 들리더구나. (야동에서 들어봤다)

    걔 중 압권은 암흑돼지의 엘보가 네 안면에 작렬했을 때였는데 니 눈탱이가 안빠진 게 

    다행일정도로 데미지가 크게 들어갔었지. 

    그렇게 니가 육보시를 하는 동안 나 역시 머리속으로 콤보를 그려넣으며 너를 어떻게 때릴까 

    고민했음을 다시 한 번 고백한다. 살아있는 샌드백이 되어 수십대를 맞았으니 

    너는 육질이 연해진 개새끼처럼 부드러웠을테고 그래서 나는 기대가 더 컸었다. 

    양환이가 마지막으로 내 뺨을 한 대 후려치고 정비실을 나가는 순간 나는 쾌재를 불렀고 

    정비실 문을 쾅!! 하고 닫았지.. 

    그리고 널 쳐다보며 "주형돈 야이 개 10쌕기야!!!!!" 라고 외치는 순간,, 너는 마치..
     
    손에 쥔 과자를 뺏긴 애새끼마냥 "흐억 흐억 끄으으.억..으으어어어어엉~~" 하고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주더구나. 

    너에게 정치를 추천한다 형돈아. 

    이명박이도 그렇게 울면 측은지심에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파르르 떨리던 분노의 주먹이 펴지고 "괜찮아 임마~" 라고 했지만 진심으로 딱 한대만 때리고 

    위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 되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험난한 군생활을 마쳤으니 이제는 다 좋은 추억이 되어버렸구나.

    위에 쓴 대로 개념도 없고 얍삽했지만 사실은 니가 마음 여리고 똑똑하며 책임감 강한 사람임을 알고 있다.

    게임에서 만난 누나와 동거를 하더니 마침내는 결혼까지 골인하는구나..

    하기야 군대 2년 기다려주고 몇년씩 살 맞대고 살았는데 그런 누나 버리면 천하에 못된 쓰레기지. 

    건강하고 이쁜 아기 낳아서 행복하게 잘 살긴 빈다..누님 나이가 있으셔서 이미 노산인데 

    건강 잘 챙겨드리고 자주는 힘들겠지만 가끔씩 만나서 소주 한 잔 할 수있는 친구로 지내자 형돈아. 

    근데 내가 왜 이 글을 쓰냐고? 

    내일 니 결혼식에 가는데 축의금 봉투에 돈 대신 이 글을 써서 넣을까 고민중이다. 

    지난주에 친구 동생 결혼식에 참석해보니 돈봉투 건내야 식권을 나눠주더구나. 

    그래서 봉투는 내야겠고, 근데 내일은 또 다른 친구의 결혼식이고.. 해서.. 

    왠지 너땜에 군대에서 꽤나 맞은 것 같기도 하고.. 뭐 억울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근데 식사는 뷔페식으로 하니??


    베오베 가면 돈봉투에 이 글 자필로 써서 넣은 사진 인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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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4 14:08:26  121.144.***.86  낮도깨비
    [2] 2011/11/04 14:15:19  211.114.***.139  쫄깃한언니
    [3] 2011/11/04 14:29:28  175.208.***.90  날개단흑표범
    [4] 2011/11/04 14:31:26  114.199.***.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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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1/11/04 15:21:00  175.196.***.135  촙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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