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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946188
    작성자 : 으컁킁컁
    추천 : 23
    조회수 : 2798
    IP : 211.104.***.35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22/04/05 00:40:02
    http://todayhumor.com/?humordata_1946188 모바일
    라떼 아트를 하지 않게 된 이유 #1
    옵션
    • 창작글
    <p style="line-height:2;"> <span><span> </span></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의도된 운명의 장난인지 커피에 대한 열정을 쏟아부었던 학교를 졸업하고</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멋지게 바리스타로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과 교수님들을 보며</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나도 저렇게 멋있게 활동하리라 다짐했던 것과는 무색하게 </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취직을 해도 길어야 3개월.</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몸으로 다 맞아내며 4</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년이라는 시간이 지났</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일을 완전히 쉬었던것은 아니지만 일하는 기간보다 쉬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며</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면접을 보아도 일했던 기간이 왜이리 짧냐는 질문에 취직했더니 가게가 망했다 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좀 더 버텼어야했나? 아니, 과거로 돌아간들 못 버텼을 것 같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이유는 말하자면 다양하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재정악화로 가게가 망하거나 사장과의 마찰 혹은 기존 직원과의 마찰 등등.</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이유야 어찌 되었든 못버티고 튕겨져 나온것은 이력서에 고스란히 남아있다고.</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사실이다. </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틀린말은 아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절친한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아무리 운도 실력이라지만 이렇게 까지 운이 안좋은걸 실력이 안좋아서 라고 하기엔 너무 가혹하다고.</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맞는 말이다.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운명의 장난일지도 모른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러나 어쩌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운이 좋게도 집 근방의 작고 아담한 카페에서 연락이 왔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사장님이 직접 면접을 보았는데 40대의 호쾌한 성격의 남자였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무난한 절차를 밟고 당장 내일부터 나와줄수 있냐는 말에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이번엔 오래 다닐수 있지? 잘 할 수 있지? </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한채 출근하자마자 </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가게 뒷문으로 사장님이 부르신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담배에 불을 붙이며 와줘서 고맙다며 그냥 편하게 형으로 불러도 된다고 호탕하게 웃는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느낌이 어째 마냥 좋지는 않았지만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하자</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전에 일하던 직원이 어떤 손님이 고백하자 그뒤로 소식이 영 끊어졌다는 말과 함께</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요즘 매출이 안좋아서 부업까지 뛰는 입장이라 혼자서 일하고 마감해야하는데 괜찮겠냐고 한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이미 면접 때 들었던 내용이고 혼자 일하는걸 좋아한다 대답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각종 기물과 메뉴, 레시피북을 전수받고 새로 샀다는 앞치마도 받았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사장형은 메뉴는 총 10개니까 어렵지는 않을것이라며 음료도 마시고 싶은거 만들어 마시고</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밥은 법카로 먹으라며 카드도 건네주고 정 힘들면 전화 하라는 말과 함께 급하게 떠나갔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쭉 훑어보고 나에게 맞게 위치도 좀 바꿔가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쭉 들이키니 1시간이 지나있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 말인즉슨 1시간 동안 손님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는 것.</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번화가는 아니지만 사람이 오고가는 길목이고 커피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인테리어가 나쁜것도 아니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냥 코로나 때문인가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하니까, 마치 운이 안좋았다 라는 것 처럼 말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너무 조용해서 귀신이라도 나올까 싶어 둘러보다 스피커가 보였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누가 봐도 비싸 보이는 녀석이 방치 되고 있었으니 왠지 안쓰러워 노트북에 연결해 재즈를 틀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감미로운 색소폰 소리가</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 가게에 퍼지며 청소할건 없나 찾아보려 움직이던 찰나에 </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우렁차게 유튜브 광고가 울렸다. </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아차 싶어 끄려고 하는 와중에 문이 딸랑 소리를 내며 손님이 들어왔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급하게 광고를 끄고 주문을 받으려 하자 </span><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나보다 훨씬 키가 큰 여자 손님이 구두 소리를 내며 성큼 성큼 다가왔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급하게 포스기를 두들길 때 나를 내려다 보는 높은 곳에서 가냘픈 목소리가 들렸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저... 바닐라 라떼에 그림 그려주실 수 있나요?"</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실력이 좀 녹슬긴 했는데 하트 정도는 그릴 수 있죠"</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아.. 그렇게 부탁드립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간만에 그리는 라떼 아트라서 긴장하긴 했지만 꽤나 이쁜 하트를 그려냈고 다른 손님도 없고 직접 서빙해 드렸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내 자리로 돌아와 그 손님을 봤을 땐 세상 행복한듯 웃으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열심히 만든 커피를 누군가 좋아해 줬을 때 느낄 수 있는 이 기분을 얼마만에 느끼는지</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성취감과 직업정신이 다시금 충전 되는 느낌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리고 어쩌다 한번 들린 손님이겠거니 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 과는 다르게 매일 그 손님이 찾아와</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바닐라 라떼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매번 같은 주문을 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말 걸어볼까 했지만 헤실헤실 웃으며 사진을 찍고는 다 마시기가 무섭게 후다닥 나가버려 그럴 틈도 없어보였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때는 그냥 그런 손님이구나 라고만 생각했다.</span> </p> <p style="line-height:2;"> <span style="font-family:'굴림';font-size:14px;">그때는 말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2;"> <br></p>
    으컁킁컁의 꼬릿말입니다
    Adieu, ché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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