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 </p> <p>컴퓨터 책상앞에는 초코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십분 전 쯤 까지는 빼빼로 오리지널이</p> <p>놓여져 있었는데 원래는 한개당 소주 한잔씩 마시려고 했던게... 단게 오랜만에 들어가다보니까</p> <p>정신없이 오도독거리며 먹느라 초코송이 하나를 더 뜯게 됐다. 소주는 반병도 마시지 않았는데.</p> <p> </p> <p> </p> <p> </p> <p>어쨌든 뭐, 쓰리잡을 뛰어도 해결되지 않는 빚의 산더미를 바라보면서도 타인앞에서는 괜찮은 척 하지만</p> <p>사실 안괜찮다. 죽기 직전이다. 난 이걸 누구에게도 말 할 생각이 없다. 말해본들 키다리 아저씨가</p> <p>나타나 하하하 너는 성실하게 살았구나 내가 갚아줄테다. 할것도 아닌데.</p> <p> </p> <p> </p> <p> </p> <p>한 두어달 만에 쓰리잡의 굴레에서 벗어나 간신히 쉬는날을 가졌다.</p> <p>새벽 다섯시 반까지 컴퓨터 앞에 한거라고는... 글을 쓰거나 미래에 대한 대비 대신 스타를 하고</p> <p>지나간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고 술을 마신 것 밖에는 없다.</p> <p> </p> <p>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침해가 중천에 뜰 때 쯤에 잠이 들었다가 세시간 반만에 깼다가 라면 하나를 먹고</p> <p>건담옆에 주저앉아 문을 닫고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그냥 누워있다가 잠들었다.</p> <p> </p> <p> </p> <p>'산다는게 힘든 일이긴 한데, 죽는건 그렇게 힘든일이 아니야. 자고싶은데 잠도 잘 안온다며.</p> <p>이참에 뛰어내리고 그냥 좀 편하게 자자. 어차피 이번생은 글러먹었어.'</p> <p> </p> <p> </p> <p> </p> <p>내면의 그 목소리가 내가 잠들기 전까지 계속 날 괴롭혔다. 똑같은 톤으로 똑같은 음절로 끊어가며</p> <p>내가 완전히 잠들기 전 까지, 그렇게 날 괴롭혔다. 그래서 음. 그냥 그대로 죽는 편도 괜찮겠지 하고</p> <p>일어나려다 너무 피곤해서 그냥 또 그렇게 잠들었다.</p> <p> </p> <p> </p> <p>깨어보니 검은 모자 쓴 하얀 구름들이 북한산 봉우리 위를 정처없이 한가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p> <p>원래 큰 구름이였던 것들을 누군가 수제비처럼 뜯어놓은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p> <p>나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오후에 뉘엿뉘엿 지는 새소리를 들으며 담배를 피웠다.</p> <p> </p> <p> </p> <p>머리가 아프다. 예전에는 글을 쓸 때 괜찮았던 것 같은데.</p> <p>소주마실 때 보통 잔을 들고 마시잖아. 그런데 잔을 안쓴지 꽤 된 거 같은데.</p> <p> </p> <p> </p> <p>얼마전에 밖에서 혼자 소주 여섯병을 먹고 들어와 집에 왔는데 별로 안취한것 같아서 비빔면 하나</p> <p>끓여서 또 소주를 마시다가 방바닥에 토했다.</p> <p>그래놓고 치운다음에 또 다음날 대충 안깬 술에 괴롭힘받는 머리를 부여잡고 또 출근했는데.</p> <p> </p> <p> </p> <p> </p> <p>세상 지나가는 모든 이야기들이 소음이다.</p> <p>안그런척 하는 걸로 버틸 수 있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확신이 든다.</p> <p>글을 더이상 쓰지 못하겠다. 키보드로 문장을 치는 순간이 문장을 떠올리는 순간들이 힘들다.</p> <p> </p> <p>겔포스와 까쓰활명수를 끼고다니는데도 속에서 올라오는 신물이 멈추지를 않는다.</p> <p>머리는 항상 아프고 천장은 항상 높고 찬바람은 느끼하다.</p> <p>난 끝난거같다.</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