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 </p> <p> </p> <p>#case1. 사이비종교와 나</p> <p> </p> <p> </p> <p>최근에 운동이란걸 시작했다. 진짜로 PT받고있는데 살 안빠짐. 왜냐면 식단</p> <p>안지키거든.<br></p> <p> </p> <p>"회원님 어제 뭐드셨어요?"</p> <p> </p> <p> </p> <p>"아침에 라면먹고요 점심에 비빔밥먹고 저녁에 닭가슴살만 먹었어요."</p> <p> </p> <p> </p> <p>"세끼 다 건강식으로 드셔야 한다고 했잖아요."</p> <p> </p> <p> </p> <p>"음... 그게 실은 저녁에 닭백숙에 소주마셨어요."</p> <p> </p> <p> </p> <p>"오늘 마무리운동만 하고 나가면 나한테 죽어. 런닝 세시간 뛰고가라."</p> <p> </p> <p> </p> <p>와이드 스쿼트 4세트와 레그프레스 4세트의 지옥같은 시간과 3시간 런닝의 결과물로</p> <p>다리는 엄청 아픈데 갓태어난 송아지마냥 파들거리며 걸어 집에가야 하는데 어우씨.</p> <p>가방을 열자마자 난 좌절했다. 반팔티를 가져온다는게 집에서 입는 다썩은 나시티를 가져온것이다.</p> <p>야 이거 힘든데... 이거 입고 돌아다니면 노숙자계의 셀럽인데. 한참 고민하다가 그렇다고</p> <p>땀에 젖은 반팔을 입고가는것보단 낫겠다 싶어 어쨌든 입고 나가는데 트레이너가 입구 수문장처럼</p> <p>지키고 있다가</p> <p> </p> <p> </p> <p>"집에가냐? 그래. 오늘은 좀 들쳐먹는걸로 하자? 근데 나시 그거 뭐냐."</p> <p> </p> <p> </p> <p>"아 몰라요 잘못갖고왔어요..."</p> <p> </p> <p> </p> <p>대충 쪽팔려서 나가고 있는데 여자 강사분과 여자회원님들 들어오다가 나보면서 깔깔웃고<br>쪽팔려서 죽은자의 온기를 간직한채 10분거리인 집까지 털레털레 걸어가다가 위에서 말했던</p> <p>와이드스쿼트+레그프레스의 결과물로 어이쿠 하면서 또 바닥에 엎어졌다. 아 진짜.</p> <p> </p> <p> </p> <p>"어머. 괜찮아요?"</p> <p> </p> <p> </p> <p>어? 여자목소리? 내가 드디어 운동하다 죽어서 천국에 왔구나. 천사님은 여자였어.</p> <p>하면서 올려다보는데 흠. 천국은 아닌것같네. 날개가 없어. 여자는 친절하게 나의 손을 잡아</p> <p>일으켜 세워줬고. 통증이 남아있던 나는</p> <p> </p> <p>"아 네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는데</p> <p> </p> <p>"우리친구 몸이 좀 불편한가보네. 혹시 하나님 믿으면 몸이 다 나을거란걸 알아요?"</p> <p> </p> <p> </p> <p>마치 내가 미취학아동인것마냥 말투가 바뀌어 여--------증인 팜플렛을 내미는데</p> <p>야 내가 삼광유치원 야간반 한글받아쓰기 90점 소유자거든? 라고 말하고싶은걸</p> <p>꾹꾹 눌러담은채</p> <p> </p> <p> </p> <p>"안...아뇨... 됐어요..." 하며 아픈 와중에도 친절하게 대답하는데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p> <p>올리면서 "아니에요. 하나님은 우리 친구같은 사람도 보듬어주시는 분이에요." 하더라니까.</p> <p>이성의 끈을 거의 한 세가닥쯤 남기고 다 놔버린 내가</p> <p> </p> <p> </p> <p>"아뇨 ㅆ발 저리 가라고. 내가 왜 니 친구야!" 하고 소리쳤고 그제서야 </p> <p>남녀 여-----증인 파티 둘은 약간 당황한 듯 제 갈길을 갔다. 대체 나 어떻게 보인거야. 혼란하다.</p> <p>옷 잘못챙겨온 내가 죄인이다. 죄인이야.</p> <p> </p> <p> </p> <p> </p> <p> </p> <p> </p> <p>#case2. 노인(들)과 바다</p> <p> </p> <p> </p> <p>그저께 모임 여섯명 파티가 모여 펜션가는 날이였다.</p> <p>여섯명 모이는데 차가 네대가 왔다. 주차장 넓어서 별 상관은 없었다.</p> <p>그래도 궁금해서 물어봤다.</p> <p> </p> <p> </p> <p>"아니, 여섯명 오는데 차가 네대면 이거 뭐 어쩌자는거야?"</p> <p> </p> <p> </p> <p>같이갔던 형님중 하나가 "코로나잖아. 방역수칙 지키려고 따로타고 오는거야." 누군가 "지랄하네"</p> <p>일갈하자 뜬금없이 모임형님중 가장 덩치큰 형님에게 삿대질하면서 "야 너는 돼지콜레라 아니냐?"</p> <p>하자 "저 멸치대가리 내가 오늘 내장딴다" 하며 덩치형님이 달려들었고 흐뭇하게 지켜보던 내가</p> <p>"우와 포켓몬끼리 싸우는거같다" 한 뒤에 무언가에 맞아 정신을 잃었다.</p> <p> </p> <p>정신잃은건 오바고 생삼겹살로 싸대기를 맞은건 그때가 처음이였다.</p> <p> </p> <p> </p> <p>펜션까지 오긴 왔는데 코로나라서 뭐 어디 나갈수도 없고(4개월전에 예약해놨음) 그냥 챙겨온거나</p> <p>먹고 치우자라는 생각에 우리는 조촐하게 삼겹살 3키로와 에어프라이기에 돌린 닭 3마리 과자 열봉지와</p> <p>맥주 50캔 소주 20병 정도로 합의를 봤다.</p> <p> </p> <p>대충 그렇게 먹고있는데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갔고 어떤 다른형님이 담배피우러 나가자</p> <p> </p> <p>"야! 문걸어!"</p> <p> </p> <p>회장형의 외침에 밖에나가 담배피우는 사람들이 어? 왜? 어? 하는사이 문걸어잠그고</p> <p>아이스박스 깊숙히 숨겨놨던 한우살치살 한팩을 꺼냈다. 400그람 좀 넘는거.</p> <p> </p> <p> </p> <p>"야! 뭐야! 문을 왜 걸어잠궈!"</p> <p> </p> <p> </p> <p>"하하! 우린 살치살을 가지고 있지롱!"</p> <p> </p> <p> </p> <p>"뭐야! 왜 말 안했어! 문 안열어?! 뒤질래?"</p> <p> </p> <p> </p> <p>"노노 안돼요. 뒤지는것도 안되고 문도 안열어줄거임 살치살 다 우리거임.</p> <p>흡연이 이렇게 무서운거죠?"</p> <p> </p> <p> </p> <p>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무서울정도로 낄낄대기 시작했다.</p> <p> </p> <p> </p> <p>"아 씨 괜히쫄았네 야 병신들아 펜션 안에서 고기 못굽는거 모르냐? 진짜 저새끼들</p> <p>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요. 생으로 먹던가."</p> <p> </p> <p> </p> <p>난 더크게 웃어줬다.</p> <p> </p> <p> </p> <p>"형 근데 그거 알아? 우리 에어프라이기 있어."</p> <p> </p> <p> </p> <p>"아씨 문열라고!! 빡쳤다고!!"</p> <p> </p> <p> </p> <p>그런데 바닷가라는게... 뭐 놀것도 없고 그러다보니까 대충 그런식으로 놀다가 나중에 안주</p> <p>거의 다 떨어지고 우리에게 남은거라곤 프링글스 3통뿐이였다. 안주빨 세우는 사람은 없으니까</p> <p>그거라도 범사에 감사한 마음 가득담아 소맥하고 같이먹었다.</p> <p> </p> <p> </p> <p>"형 ㅋㅋ 이거보세요ㅋㅋ 오리 ㅋㅋ"</p> <p> </p> <p> </p> <p>프링글스 두개로 오리입 만들어서 꽥꽥하는데 그게 뭐가 웃기다고 뻗은 두사람 제외하고 나머지는</p> <p>낄낄대고 웃었다.</p> <p> </p> <p> </p> <p>"응 ㅋㅋ 맛은 ㅋㅋ 굉장히 안정적이야 ㅋㅋ"</p> <p> </p> <p> </p> <p>"바삭바삭 엌컼ㅋㅋㅋ"</p> <p> </p> <p> </p> <p>"저새끼ㅋㅋ 프링글스에 입천장 찔렸다 ㅋㅋ 야 피난다 피나 ㅋㅋㅋ"</p> <p> </p> <p> </p> <p>"소주마셔 소주 소독해 ㅋㅋㅋㅋ"</p> <p> </p> <p> </p> <p>그렇게 새벽 네시까지 놀았는데 우리 옆방 젊은이들이 새벽 다섯시까지 베스킨라빈스를</p> <p>해대는통에 새벽 다섯시 반까지 잠못들다가 겨우잠들어 아침 열시에 잠에서 깼고 우리는 대충</p> <p>라면 열개를 끓여먹은뒤 뿔뿔이 흩어졌는데 펜션 정리 다하고 담배 두개 피울 시간 있었지만</p> <p>펜션만 다 정리해놓고 신비한tv서프라이즈 보느라 펜션에 놓여질 뻔했다. 아 필리핀에서 왜</p> <p>펩시 불매 일어났는지 개궁금했단말이지...</p> <p> </p> <p> </p> <p> </p> <p>"야! 놓고간다! 잘살아라!"</p> <p> </p> <p> </p> <p>"아잠만! 이건아니지!"</p> <p> </p> <p> </p> <p> </p> <p> </p> <p>대충 흩어지고 같이갔던 다른형 차 창문이 내려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길래</p> <p>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것으로 화답해주고 정말 대충 현대아울렛 가서 나이키매장</p> <p>갔다가 사무실가서 커피한잔먹고 어제 하루는 그렇게 정리되었다.</p> <p> </p> <p>그리고 단톡방에 올라온 한줄의 말.</p> <p> </p> <p> </p> <p>"회비 x만원씩 입금하세요."</p> <p> </p> <p> </p> <p> </p> <p>나도 한마디 올렸다.</p> <p> </p> <p> </p> <p> </p> <p>"저는 다른사람 계좌로 입금하면 죽는병에 걸려서 안될것같아요."</p> <p> </p> <p> </p> <p>나는 마지막까지 욕을 먹었다.</p> <p> </p> <p> </p> <p> </p> <p> </p> <p> </p> <p>#case3. 컴퓨터</p> <p> </p> <p> </p> <p>이메일이 선진문물이던 시절부터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했다. 그런데.</p> <p>이메일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 대충 보편화되던 시점에 우리집에 인터넷이 들어왔다.</p> <p>그때 우리집 컴퓨터 메모리가 8메가였다. 스타크래프트 돌리면 인구수 100 넘어갈때</p> <p>컴퓨터가 거의 죽기직전까지 울어댔다. 난 고르곤조르고졸라 타낸 용돈과 찌라시돌려</p> <p>모은 돈으로 용산가서 당시에 사양길에 가까웠던 EDO-D램 16메가짜리 두개를 어떻게든</p> <p>사와서 32메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 데,</p> <p> </p> <p> </p> <p> </p> <p>용산역 굴다리에서 램값 삥뜯기고 병신처럼 울다가 집에돌아와 그 사실을 고백했고</p> <p>아버지와 어머니는 뭔가를 생각하며 일단은, 정말 일단은 날 위로해주고(다음날 술취한</p> <p>아버지가 넌 왜 맞서싸우지 않았냐며 일갈하긴 했지. 근데 맞서싸우면 쳐맞는데 뭘.)</p> <p> </p> <p> </p> <p> </p> <p>일주일뒤에 펜티엄4 컴퓨터를 사주셨다. 어? 뭐지?</p> <p>진짜 아마 그날이 내 생 최고의 영광의 순간 아니였나 싶다. 그런데 사실 램값 삥뜯기면서</p> <p>같이 사려고 했던 충무공전 살돈은 안뜯겼거든. 집에 컴퓨터 도착한 다음날 나는 나비처럼</p> <p>세진컴퓨터랜드에 잠입해 벌처럼 심시티 3000을 결제하고 나왔고 진짜 그건 아직도 내 인생</p> <p>최고의 재미있는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p> <p>그걸... 2008년까지 썼지... 그컴퓨터를...</p> <p> </p> <p> </p> <p> </p> <p>뭐 아무튼 지금은, 메모리만 64기가다. 당연히 풀뱅이죠. 사실 이것도 32기가 선에서 멈추려고</p> <p>했던건데 반백수 신세가 된 최근에 용산에서 아직도 조립으로 먹고사는 형님이 '야 백수됐다며?'</p> <p>하면서 '백수새끼 컴퓨터나 존시나게 하세요' 라며 8기가짜리 메모리 네개를 가져오면 16기가짜리</p> <p>네개로 바꿔주겠다고 해서 당장 들고 달려간거다. 기름값이 아깝지 않았지.</p> <p>이정도면 램디스크 돌려도 되겠는데...?</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case4. 국뽕과 예술 그 어디쯤 5시 프로토스와 내 의지박약.</p> <p> </p> <p> </p> <p> </p> <p> </p> <p>국뽕 한사발 거하게 빤 가상역사소설을 쓰고 있다.</p> <p>뭐 한반도가 이세카이로 넘어가 세계정복을 하거나, 과거로 가서 무적 K2전차로 다때려부수고</p> <p>그런걸 쓰는건 아니고,(기획은 했었다. 했는데, 현실적으로 산유국도 아닌데다가 국내 총 기름보유량</p> <p>산정하고 3주면 앵꼬날텐데 그리고 GPS랑 뭐 그런건 어쩔거임? 해서 그냥 접었다.)</p> <p>판타지 소설관에 가상의 나라(지만 누가봐도 한반도)가 뭘 자꾸 때려부수고 대충 그런거 쓰고있는데 </p> <p>가끔 쓰다보면 내 삶이 비루해 이걸 국뽕으로 채우려는건지 민족혼을 불태우고싶은건지 잘 모를때가 가끔 있다.</p> <p> </p> <p> </p> <p>세컨드플랜으로 그 가상역사소설과 연결되는 판타지소설도 하나 쓰고있는데 아무래도 잘 안될것 같다.</p> <p>글을 쓸만하면 내 내면이 말한다. </p> <p> </p> <p> </p> <p> '자네는 죽기전에 못 다 쓴 글이 생각나겠는가. 어제 자네를 빡치게한 1시 저그가 생각나겠는가?'</p> <p> </p> <p>난 주저없이 대답한다.</p> <p> </p> <p> '커세어로 내 오버로드 다죽인 5시 프로토스요'</p> <p> </p> <p> </p> <p>아 ㅋㅋㅋ 빨무 무근본드랍 빡침은 국룰이니까 ㅋㅋ</p> <p> </p> <p> </p> <p>내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내가 글을 잘 못쓰고, 트리를 잘 못짜는데 빡침을 느껴야 하는데</p> <p>고작 5시 프로토스와 내 전적에 빡치고있다. 인생그렇지 뭐. 프로데뷔한지 15년이 넘은 형님에게</p> <p>조언을 구하기 위해 카톡과 전화로 나의 이 비정상적인 행태를 고백했다. 난 프로데뷔를 하지 못할거에요.</p> <p>그렇게 말했는데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듣던 형님이 말했다. </p> <p> </p> <p> </p> <p>"나도 마감이 코앞인데 방금전에도 균열돌았다. 정상이야 그건."</p> <p> </p> <p> </p> <p>"오."</p> <p> </p> <p> </p> <p>"오는 미친인간아. 게임하는건 중요한게 아니야. 게임을 안할때 빈둥거리지말고 가서 트리나 더 짜라고."</p> <p> </p> <p> </p> <p> </p> <p>헤밍웨이도 노인과바다를 쓸 때 글쓰다말고 낮잠을 자거나 뻘짓을 했을까? 아니라고보는데.</p> <p>모르지 뭐. 그땐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으니 오히려 글빨을 더 잘세웠을지도 모르겠다.</p> <p>말을 들은 나는 그래 내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오늘부터라도 트리 열심히 짜자. 그렇게 말해놓고</p> <p>자료수집한다는 핑계로 울펜슈타인 뉴오더를 하고있다. 다깨면 뉴콜로서스 해야되는데.</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