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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73844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5
    조회수 : 3110
    IP : 125.177.***.105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20/08/12 03:56:02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73844 모바일
    동네 누나와 삼겹살 그리고 바쁜하루.ssul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동네 누나가 삼겹살집을 한다.</div> <div>꽤 오래했다. 그렇다고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몇번 가서 먹어봤는데 맛도 꽤 괜찮다.</div> <div>꽤 먹을만하다. 그렇다고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 ㅋㅋ 요새 유행하는 뒷광고 아니라고요 ㅋㅋㅋㅋ</div> <div> </div> <div> </div> <div>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사건개요는 이렇다.</div> <div>비도 간만에 그친 오늘 하루종일 한거라곤 물 두잔 마시기, 낮잠자기. 수제비 뜯고있는데</div> <div>가서 소금치고 수제비 반죽하기. 뒷짐지고 베란다 창문 바깥 바라보면서 한시간에 몇사람</div> <div>지나가나 세어보기. 월간소녀 노자키군 다시보기. 눈알을 빠르게 굴리면 진짜로 소리가 나나</div> <div>시험해보기. 허공 쳐다보고 담배피우면서 담뱃재 끝까지 안떨어지게 버티기. 그리고 별로</div> <div>중요하지 않은 현재 쓰는중인 글 설정 덧붙이기.</div> <div> </div> <div> </div> <div>이야 나 오늘 엄청 바쁘게 보냈잖아? 이건희도 이렇게는 안바쁠거야.</div> <div> </div> <div>아무튼 그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어느덧 해도 퇴근준비 슬슬하는 어떤 시간에 삼겹살집하는</div> <div>동네누나에게 전화가 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뭐하니."</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숨쉬느라 바빠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쉬지마..."</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잠깐 가게로 나오라는 말에 슬리퍼 하나 질질 끌고 궁시렁거리면서 대문밖을 나선다.</div> <div>나가는길에 경비아저씨한테 인사하다가 라이터 빌려드리고, 박카스를 받았다. 쪽쪽 빨며</div> <div>지나가다가 담배하나 피우는데 수색다녀오던 엄빠가 어디가냐길래 황급히 담배를 끄고</div> <div>지구가 방사능때문에 황폐화되어서 이스캔달로 지구구하러 간다고 했다가 본전도 못건졌다.</div> <div> </div> <div>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버거킹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보니 요샌 버거킹 안간지 꽤 됐다.</div> <div>돈이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어 CIVA ㅋㅋㅋㅋㅋ 돈이없어서 못가 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따 누나한테 버거킹에서 쿼트라 치즈버거 사달라고 해야지.</div> <div>내가 다음에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다시 돈을 버는 날이 온다면 그땐 꼭 쿼트라 치즈버거에</div> <div>패티한장 치즈두장 추가해서 먹을거다. 사람이 이런 건설적인 생각을 하고 살아야 빛을보는겨.</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그 외에도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삼겹살집에 도착하니 대뜸 사이다를 따라주며</div> <div>누나가 근황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는데, 어... 누나 저번주에 저희 만났거든요? 라고 말하고 싶은</div> <div>욕망을 꾹꾹 눌러담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찰나에.</div> <div> </div> <div> </div> <div>"...해서 걔가 나한테 그때 그랬다니까? 아참 나 오늘 이런 이야기 하려고 부른거 아닌데."</div> <div> </div> <div> </div> <div>하더니 갑자기 지갑에서 삼만원을 꺼내 주길래, 어? 하는 표정으로 일단 받고 "뭐죠? 사람 죽이는데</div> <div>삼만원은 너무 싸요. 오만원 합시다." 하는데 누나가 낄낄 웃더니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쪽으로 가면 삼겹살집이 하나 있거든. 너 거기가서 밥좀먹고와라. 소주도 한잔 마시고."</div> <div> </div> <div> </div> <div>"뭐야. 최민식이에요? 갑자기 왜요?"</div> <div> </div> <div> </div> <div>세상 괴로운 표정을 짓던 누나가 그집이 새로 생기고 나서 손님이 좀 떨어진 것 같은데 가서</div> <div>가게 분위기랑 맛좀 보고 와달라는것이다. 다행이네. 난 또 가서 뭐 "이것봐! 삼겹살을 죽은걸</div> <div>내왔어! 대체 뭐하는집이야!" 라고 깽판치라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렇다면 퀘스트 수락조차</div> <div>안했겠지. 그럴사람도 아니긴 하다만.<br></div> <div> </div> <div>두부심부름 가는 애마냥 삼만원 톨레톨레(털레털레가 아니라)들고 슬리퍼 질질 끌고 가서는</div> <div>내가 염탐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삼만원은 주머니안에 넣고, 들어가서는</div> <div> </div> <div> </div> <div>"삼겹살 3인분주세요!" 하고 외쳤다. 어차피 대패삼겹이라서 혼자먹어도 오분이면 다먹는다.</div> <div>소주도 하나 시키고, 주인이 "혼자세요?" 하고 물었고 난 주인을 똑바로 쳐다보며 "네" 라고 하자</div> <div>내가 뭐가 안쓰러웠는지 음료수를 서비스로 내줬다. 어? 나 비련의 주인공 뭐 그런거 아닌데.</div> <div> </div> <div>'후후 당신은 따스한 사람...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하지만 내가 스파이였다고 해도 나를</div> <div>사랑할 수 있나요 본드?'</div> <div> </div> <div> </div> <div>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장님을 본드라고 상정하고, 나는 마치 본드걸이 된 기분으로 머릿속으로</div> <div>대사 한번 읊어준뒤 평범한 맛의 친절한 고깃집을 뒤로하고 나왔다. 다해서 한 이만원 나왔는데</div> <div>(굳이 언급도 안한 된장찌개와 밥을 먹었으니까) 누나에게 전화해 맛과 분위기를 상세히 설명해주고</div> <div>나머지 만원은 내 주머니속으로 파킹시켰다. 만원이면 담배가 쒸-</div> <div> </div> <div> </div> <div>돌아오는 길에 꽈배기 하나랑 조지아 스윗아메리카노 하나 사서 공원에 앉아 노을지는거 보면서</div> <div>꽤 비싼 유모차 끌고 다니는 엄마와 유모차의 존재를 온몸으로 부정하는 아이를 구경했다. 해가 뉘엿</div> <div>넘어가며 김광석처럼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씩 켜지고 이제서야 위대한 하루를 보낸 직장인들이</div> <div>하나둘 술집으로 들어가는 광경들을 목격하고서야 나는 버스로 오분 걸리는 거리를 굳이 걸어서</div> <div>삼십분이나 걷다 들어왔다. 왜냐면, 오는길에 공원에서 나는 풀냄새를 맡고싶었으니까.</div> <div> </div> <div>그리고 좀 걸어야 집에가서 한잔 더 하거든.(실제로는 그냥 잠이들고 말았다)</div> <div> </div> <div> </div> <div>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길래 어디 밥이라도 자시러 가셨나 하고 또 방구석에 누워</div> <div>건담하고 아이컨택하고 있는데 그제서야 밖에서 족발먹고 들어오신 엄빠가 어디갔다왔냐</div> <div>묻길래 가족끼리 그런거 물어보는거 아니라고 말하고 잠들었다. 음. 꽤 괜찮게 보냈어. 하루쒸먀.</div> <div> </div> <div> </div> <div>그래서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div> <div>나 오늘 이렇게 하루 보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단지 그겁니다.</div> <div>감사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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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2 04:01:26  211.245.***.35  곧휴가철이래  42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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