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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873560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3
    조회수 : 2247
    IP : 125.177.***.105
    댓글 : 41개
    등록시간 : 2020/08/10 04:01:42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73560 모바일
    짬뽕 그리고 젖은새벽의 편의점과 눈물.ssul
     
     
     
     
     
     
    1.
     
     
    사람은 자만하면 안된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해도 항상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동네 동생이 최근에 짬뽕집을 개업하면서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을 때 난 가만히 생각하다가
     
    "짬뽕이 짜장밭에서 구른날 같은거 어떠냐" 라고하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그래요" 라는 대답을
    들었고, 예를들어 "짬뽕의신 같은 평범한건 어떨까" 라는 대충 그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데
     
    가만히 듣고있던, 개그맨 지망생이였는데 실제로 개그맨 면접을 보기 위해 이력서까지 썼다가
    탈락한 친구가 눈알을 굴리기 시작하더니 "야 잠깐만" 하고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짬녕하세요 뽕갑습니다 라는 이름을 말하자마자 나는 세상에 ㅁ친놈은 많고 함부로 깝쳐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여담으로 이친구는 개그맨 시험에서 떨어졌는데 사유는 이력서 사진에 뒤통수를 찍어 올렸기 때문이다.
     
     
     
     
    2.
     
     
    또 밤을 새고 있다.
    글쓰다 말고 랜덤타워디펜스좀 하다가 스타좀 하고, 또 글쓰다 말고 콜라한잔 마시고
    무한상사 몰아보기 하다가 또 글쓰고, 건담 언패키징좀 하다가 내인생은 아마 빠른시일내 끝날거라고
    자책하며 울다가, 다가오는 미친현실을 부정하며 그래도 오늘만큼은 영원한 새벽이 이어지길 바라고
    대충 그러고 있는데 사건이 또 터졌음.
     
     
    네번째줄에, 인생시발 자책하며 울다말고 코삼키면서 훌쩍거리다 이렇게 죽긴 싫어서
    지갑하나 담배 라이타 챙겨들고 편의점에 가서 먹고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고 참치 한캔이랑 소세지
    라면 한봉지 음료수 몇개 골라 올려놓고 봉투는 아 ㅋㅋ 국룰이지 ㅋㅋ 하면서 봉투달라고 하고
    지갑을 열었는데 낮에 지갑정리 한다고 카드고 뭐고 다빼놨던거 지갑여는 동시에 깨달았다.
     
    아무것도 없는 빈지갑을 보며 흠. 현금이 있는 곳을 열었는데 건담베이스 마일리지 카드와 오천원 달랑
    있는걸 보게 되었고, 편의점 밤알바가 뭐지 이 ㅂ신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길래
     
     
    "점심에 제가 지갑을 정리했는데요." 하고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말이 튀어나왔고, ㅂ신보듯이 하던
    밤알바 표정이 점점 일그러져가며 얼굴에 내평생 너같은 진상새끼는 앞으로도 못볼거같은데 라는 표정으로
    바뀌길래 "죄송합니다." 하고 나오는데 비는 어찌나 또 많이 내리는지.
     
     
     
    아파트 단지 옆에 보면 상가에서 내놓는 쓰레기더미가 있는 벽이 있는데 거기 쭈그려 앉아서
    우산쓴채 담배피우며 또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와중에 다행인것은 오늘은 빗소리때문에 내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 세개쯤 피웠나. 하나 더 피우려고 담배갑을 열었는데
    마지막 남은 담배 한개피가 덜렁거렸고, 그걸 또 들어 입에 물다가 툭 바닥에 떨어졌는데 바닥에
    빗물때문에 담배는 확 젖어버리고 난 또 당장 찢어져 떨어져도 이상할리 없을만큼 젖은 담배를 들고
    눈물이 튀어나와 울면서 터보라이터로 담배를 지져 억지로 말려 피웠다.
     
     
    진짜 최근에 제일 많이 운 날이다.
     
     
    모르겠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근데 오늘은 내 심경토로가 아니라, 오늘 벌어진 일을 이야기하는거니까 아무튼 그래놓고 집에가면
    또 담배있으니까 이따 또 펴야지. 하면서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왔는데 자동사냥 돌려놓은 내 케릭터는
    어디서 줘터졌는가 또 죽어있었다.
     
     
    "주인이 병신이면 케릭터라도 좀 멀쩡해야 할거 아냐" 난 그렇게 중얼거리며 또 내가 가진 건담중 제일
    큰 메가사이즈 퍼스트건담을 끌어안은 채 방바닥에 주저앉아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았으면 지금쯤
    얘만한 애를 끌어안고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었겠지" 하며 친구들, 동네 형누나들 아니면 내가 어렴풋이
    아는 사람들 인스타 페이스북 보며 얘넨 또 왜이렇게 행복하냐며 울고있는데 물마시러 나온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고 아버지는 약간 놀란 눈으로 나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난 그냥 방문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방구석에 쳐박힌 뻥이요 봉지를 꺼내들고 대충 거기에 남아있던 몇알을 꺼내먹고
    왜 그 아기천사가 나팔들고있는 그 그림을 프라모델용 가위로 오려 모니터 한쪽에 붙여놓고, 아무도 들리지
    않을만한 목소리로 오버 더 레인보우를 흥얼거리다 퍼스트건담좀 가지고 놀다가.
     
     
     
     
     
     
    뭐 아무튼
     
    오늘의 교훈은 결혼을 하지 못했으면 아기만한 피규어나 인형을 사는것은 자제하자. 이다.
     
     
     
     
     
     
     
     
     
    근데 내가 이 글을 왜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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