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평소에 자주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div> <div>그게 만인에게 재미있는 생각일런지는 잘 모르겠지만,</div> <div>가끔 턱을 쓰다듬으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라는</div> <div>물음을 던지곤 한다.</div> <div>실제로 범법행위가 아닌 내에서 해보는 것들도 많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늘의 이야기는 네비게이션과 대화하는 남자.</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매립네비를 좋아하지 않는다.</div> <div>네비는 티맵이 이구역에서 짱먹는거지 카카오 꺼져.</div> <div>어쨌든 일 특성상 하루 거의 웬종일을 차안에 앉아있기 때문에</div> <div>나는 대화를 나눌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네비게이션과</div> <div>대화를 하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전방 300미터 앞 유턴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야 이 병신아 그렇게 가면 저쪽골목 더 헬이야. 안돼. 바꿔줄 생각 없어. 오백미터</div> <div>직진후 좌회전이다."</div> <div> </div> <div> </div> <div>띵'경로를 벗어났습니다 전방 200미터 앞에서 유턴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안할거라고!! 유턴 안해!!"</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놓고 늦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병신진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네비하고 좀 많이 싸우다보면, 서로 고집때문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div> <div>막히는 국도를 타기 싫어 외곽이나 뭐 아무튼 고속도로 그런데를 타면, 예전에는</div> <div>'그래요 ㅆ발 그냥 니 뜻대로 하세요' 라는 듯 자연스럽게 고속도로를 경유해</div> <div>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던 네비게이션이 어느날부터인가 고집스럽게</div> <div>국도로 내려가는 길을 알려준다.</div> <div> </div> <div> </div> <div>실제로 내가 도착한 시간은 한시간 쯤인데,</div> <div>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국도를 내려가는 길을 알려주니 네비게이션 시간은 한</div> <div>삼십분쯤 더 늦는다. 아...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 중 네비게이션의 gps</div> <div>시스템이 블라블라... 하실것 같으면 웃자고 쓴 글에 죽자고 달려들지 않기를 바라는</div> <div>마음을 간절히 전한다.</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난 그렇게 죽자고 국도만 혹은 고속도로만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이 투정을</div> <div>부린다고 생각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렇듯 일상적으로 업무이야기(?)만 주고받는 우리 관계는 어느순간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div> <div>관계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div> <div> </div> <div> </div> <div>'전방 200미터 앞 까지 10분간 정체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래. 안그래도 집에 빨리가고 싶은데 참 좋은거 알려줘서 고맙수다 네선생'</div> <div> </div> <div> </div> <div>'피곤할땐 맥드라이브~ 지금바로 맥드라이브 라고 외쳐주세요~'</div> <div> </div> <div> </div> <div>"니가 사줄거 아니잖아 샹것아"</div> <div> </div> <div> </div> <div>'전방 100미터 앞 까지 8분간 정체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말돌리는거보소 너 솔직히 말해 돈없지?"</div> <div> </div> <div> </div> <div>이렇듯 친밀한 관계이다 보니, 가끔 나는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div> <div> </div> <div>"아리야~" 라고 불렀을 때 '띵' 하면 어딜 찾아달라던지, 어디에 전화를 걸어달라는</div> <div>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참 발음이 무지하게 *같은데도 제대로 찾아주는거</div> <div>보면 얘가 어느순간 '휴먼, 개쌉소리 자제하십시오' 하면서 달려들 것 같은 느낌도 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끔 정말 빡치는 날은 그렇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리야 tbs 틀어줘"</div> <div> </div> <div> </div> <div>'지금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에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래? "...교통방송 틀어줘"</div> <div> </div> <div> </div> <div>'tbs 교통방송을 틀게요~'</div> <div> </div> <div> </div> <div>"야임마!"</div> <div> </div> <div> </div> <div>그래, 오늘도 그렇게 내일도 그러겠지만, 난 여전히 많은 대화를 나눈다.</div> <div>어차피 뭐 그래봐야 나 혼자 떠드는거 잘 안다만, 그래도 얘 없으면 그땐</div> <div>어떨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생각할줄 알았지 카카오네비 쓸거다 하하 이 미천한 티맵놈.</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네다씹이라는 말을 좋아한다.</div> <div>정확히는 나에 대해, '야 이 오타쿠자식' '하하 인생 절반을 애니메이션에 갈아넣은 놈'</div> <div>'건담을 좋아한다고? 어 음 어우' '그러다 혼자 늙어 뒤지는겨' 뭐 이런 말 하는 것들에 대해</div> <div>별 감흥도 없고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다. 잠깐만 저 네 문장중 두개는 안들어본건데.</div> <div>이야 나도 느끼는게 있구나 그래서 저렇게 썼구나. 그래 맞아. 나 오타쿠야 그래서 어쩔건데?</div> <div>아, 혹시 내 방에 있는 에반게리온 피규어와 넷플릭스 채널 그리고 수많은 dvd컬렉션이</div> <div>보고싶은거라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언제든 보여줄텐데.</div> <div> </div> <div>사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별로 크게 불편한 점은 모르겠다.</div> <div>다만 내돈벌어 내가 덕질하겠다는데 서페이서 아니면 갓핸드 하나라도 더 사주실거 아니면</div> <div>가던길 그냥 가주시면 안될까요?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재미있게 느끼는 분야가 다를 뿐이지</div> <div>내가 건담을 만들어서 고양시를 침공한건 아니니까 말이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div> <div> </div> <div>최근에 외국인 친구가 꽤 많이 생겼다.</div> <div>나에겐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는 핵인싸고, 어쩌다 친해져</div> <div>그 무리에 같이 껴 놀다보니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현재까지 둘뿐이지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그 영향으로 인해 때아닌 영어공부를 시작했는데 재미있는건,</div> <div>내가 느낀바로는 그렇다. 생활영어가 존나게 짱이라는거다. 12년을 그렇게 굴러먹어가며</div> <div>배웠던 영어라고 기억나는 단어는 hi bye how are you? 뭐 그런거, 그나마도</div> <div>외국인 만나면 어음어 쏘리 하기 일쑤였는데 요새는 카톡 아니면 보이스톡같은걸로</div> <div>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영어가 꽤 많이 늘어 이제는 부자연스러운 대화정도가 가능하게</div> <div>되었다.</div> <div> </div> <div>문제는 이 글로벌한 시대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들어온 외국인들에게</div> <div>내가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나 하는 고민이 자꾸 드는 것이다.</div> <div> </div> <div> </div> <div>'야. 들어봐. 너 독일사람이잖아.'</div> <div> </div> <div> </div> <div>'맞아. 난 독일사람이야.'</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독일은 EU라는 집단에 있잖아?'</div> <div> </div> <div> </div> <div>'어 맞아. 너 잘 알고있네.'</div> <div> </div> <div> </div> <div>'응. 그래서 네가 안좋은걸 보면 ewwwwww 라고 하는거야? EU사람이라서?'</div> <div> </div> <div> </div> <div>'나 정말 네가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다.'</div> <div> </div> <div> </div> <div>(같이 있던 한국인 그친구)'신경쓰지마. 저친구 머리가 이상해'</div> <div> </div> <div> </div> <div>난 그저 개그에는 국경이 없다는 일념으로 그친구와 좋아지고 싶었을 뿐인데.</div> <div> </div> <div>그리고 그날 밤 그친구에게 한통의 카톡이 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 네가 무슨말 하는지 알았어. 그거 웃겼어. 너는 스탠딩 코미디를 해보는게 어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참, 세상에는 많은 성자들이 있구나 하는걸 다시 느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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