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2/1581503294dd06a45121444dc39f1c76c23cd8792c__mn458669__w1440__h1080__f101146__Ym202002.jpg" width="800" height="600" alt="봉준호.jpe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01146"></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날짜는 사인에 적힌 바로 그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본인이 포함된 멤버의 작품이 단편 경쟁부분에 초청이 되어</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방문한 부산국제영화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단편부문 시상식 후 뒤풀이 자리에 참여해 달라는 권유를 받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장소로 이동하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그 날의 날씨 때문인지 우산 있는사람, 없는사람 반 반의</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덩케르크의 영국군 패잔병들 같았던 무리들 중 이상한 헤어스타일의 덩치와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분위기와 안 어울리게 지나치게 밝은 아저씨 둘이 눈에 띄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를 별 재미없게 봤던 나완 달리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 팀은 둘 모두에 환장했던 자들이라</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떻게하지.....하며 수근대고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때의 나는 상당히 똘기가 있었던지라</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무작정 아이디어노트로 쓰던 작은 수첩을 들고 둘에게 다가갔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본능적으로 이상한 헤어의 덩치.....보다는 사람좋아보이는 아저씨에게.......</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좋은 선택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사람좋아보이는 아저씨는 사람좋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름까지 물어봐 주시며 작품 재미있게 봤다는 덕담까지 해주시며</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시간을 들여 꼼꼼히 사인해주신 후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까지 해주셔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나는 이 사람의 영화를 꼭 극장가서 봐야지! 라는 결심을 하였다.      오랜시간이 걸렸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나의 성공을 눈앞에서 지켜본 소심한 나의 쫄ㅈ...아니 일행들은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용기를 가지고 내 뒤로 줄을 만들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다음 나는 약간 쫄았지만 눈을 돌려 이상한 헤어스타일의 덩치를 쳐다보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순간 그 분의 눈에서 '저....저도요?' 라는 느낌을 받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살인의 추억으로 한참 주가가 올라 심사위원이 되어 우리를 심사한 분이</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아직도 플란다스의 개의 실패를 이겨내지 못한 눈빛으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제가 사인을 해도 되겠습니까?'라는 표정이라니....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윽고 마음을 가다듬었는지 세상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간 그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인을 해 주었는데 그제서야 그가 망설인 이유를 알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는 멋들어진 사인을 만든 적이 없었나보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마지막 쫄ㅈ...아니 일행까지 사인을 받고 다시 이동할 때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 일행 중 한 소녀(당시엔)가 봉감독에게 자연스레 우산을 씌워주며</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뭐가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뒷풀이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그 분들은 소위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저 멀리 자리를 잡았지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아직도 나는 어디선가 술이 얼큰하게 올라오면</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두 감독들과 같이 술먹었을 때가 그립다고 떠벌리곤 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그리고 엇그제..... <div><br></div> <div>아카데미 수상 소식을 듣고 그 때가 오랜만에 떠올라</div> <div><br></div> <div>방구석에 처박혀있던 보물상자에서 이 사인을 꺼내보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담담하게 적혀있는 이 사인의 문구처럼 </div> <div><br></div> <div>그 분께 전해드리고싶다.</div> <div><br></div> <div>'감사'   하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2/1581505600ae939ad3aded43e0b6b1471d84d622ca__mn458669__w1080__h1440__f99335__Ym202002.jpg" width="800" height="1067" alt="장준환.jpe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99335"></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