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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846745
    작성자 : 허니앤밀크
    추천 : 10
    조회수 : 2862
    IP : 1.217.***.203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20/01/06 14:40:21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46745 모바일
    지난 인연, 생각이 달라진 경우
    옵션
    • 창작글
    연인이라는 관계를 마무리하고, 다시 혼자가 된 시점에 혼자 마음의 정리를 하는 중이다.
    헤어진 전 여친이 아닌 지난간 과거의 여자 한명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나쁜 년이었다.
    그 여자는 지금도 많이들 이용하는 모임앱을 통해 만났다.
    40-50명 정도되는 사람들 중에서 그녀가 내 마음을 끌었고,
    그녀라는 사람을 알기위해,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들이란 이러하였다.
    모임이 있으면 그녀가 있건 없건 참여하여,
    그녀 때문에 모임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지웠다.
    그런 느낌을 받는 다면 분명 엄청난 부담감을 가지게 될 것이고, 도망갈 테니까.

    사교적인 성격이 아님에도 두루두루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은 필시 매력적인 모습을 어필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니까.
    또한 이러하여야 그녀와 대화할 기회가 얻었을 때, 그녀와 빠르게 어울리게 되더라도 자연스러울 것이다.

    나머지는 내가 안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대화를 통해 어필하면 그만이었다.
    근데... 이름이 머였더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희 였던거 같은데, 대강 화희정도로 할란다. 전혀 다른 이름이지만 화희가 맘에 들었다.

    위 노력들로 우리는 가까워졌고, 새벽내내 통화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자연스러웠다.
    처음에는 그저 가까운 친구로, 어쩌다 한번씩 통화를 길게 잡고 있었다.
    간혹 통화하다가 금방 끊게 되면 상당히 아쉬웠지만, 조급해 하지 않았다.
    호감을 가지다가 부담을 가지고 멀어지는건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들은 성공했다.
    자주 둘만 따로 만나서 어울리기 시작했다.
    연애에서 가장 달콤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서로 가까이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기 아닌가?

    그런 나날들을 보내다. 어느날 서울의 한 술집에서 앱정기모임을 가졌다.
    우리 둘은 같이 모임을 떠났고,
    그녀의 차안에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결국 그날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거의 나의 징징거림으로 사귀어준 느낌이지만.. 크크크
    그리고 동시에 그날 새벽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었다.
    화희는 일단 모임에는 비밀로 하고 싶어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이것만 보면 목적 달성, 해피앤딩 각이네! 크크크

    3일 뒤였나? 5일 뒤였나? 주말이었는데 화희와 나는 인근에서 열리는 번개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당연히 모임에는 이쁘고 잘생긴 사람도 꽤 있었는데, 화희 또한 그중에 한명, 아니 제일 이뻣던 사람같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누구랑 누구는 잘 어울린다. 누구랑 누구는 몰래 만나는거 아니냐? 이런식으로 몰아가면서 웃고 떠들었다.
    근데 이번엔 화희와 어느 잘생긴 사람이 대상이었다.
    워낙 다들 그렇고 잘 놀아서 나도 덩달아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근데 먼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아 이건 먼가 잘못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되는 장난들이 사실들과 맞물리면서 정황들이 들어맞기 시작했다.
    그렇다. 사실이었다. 둘은 사귀고 있던거다. 그 잘난 녀석이랑 화희가!
    잠깐, 그럼 난 머지?
    그렇게 난 그녀를 보냈다.

    당시에는 크나큰 배신감과 절망이 있엇고, 혼자서 그녀 원망을 엄청 했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년. 화희였다.

    근데 지금 바로 전 여친과 헤어진 이 시기에 떠오른 그녀의 이미지는 그때와는 전혀다르다.
    화희를 알아가면서 느꼈던건데, 당시에는 알게 되었어도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마음이 가속도를 붙이며 오르던 시절이라 어쩔수 없었던게 있었다.
    그녀의 성격인데, 독선적, 이기적인 성격에 뻔뻔함을 두루 무장하였고 자만감을 겸하고 언행이 과격하며 물질을 밝히는 사람이었다.
    가만보면 왜 내가 그녀를 좋아한 마음을 끊지 못했던건지, 멍청한거 같다. 그냥 이뻣기 때문이겠지, 아이고 멍청한 나.
    과거의 영화 중 엽기적인 그녀가 떠올르긴 했다. 진짜 엽기적이었던것도 사실이었네. 
    그녀의 성격은 나에겐 너무 강했다. 난 욕설도 거의 안쓴다. 써봐야 정신놓고 싸울때 였을 뿐이다. 이성을 잃어서 사용하는거다.
    게다가 나는 내향적이고 소심하다.
    화희는 나와 어울릴 사람이 아니였다.
    이런 이유로 지금 그녀를 돌이켜 보면
    짧은 기간동안 나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고 빠르게 떠나간거다.
    빠르게 정리 되었기 때문에 시간과 돈, 감정을 많이 쓰지도 않았다. 손해본건 오직 감정뿐이었다.
    오랜시간동안 맞지 않는 사람과 괴로움을 겪을 뻔 했던걸 단기간을 줄여주는 과정에서 좌절을 안겨준건데, 이건 좌절이 아니고 선물이었다.

    얼마후 화희는 그 녀석과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을 한다고 혼담이야기가 오갔다.
    남자가 불쌍했다. 좋다기 보단 착한 녀석이었는데...
    나중에 파혼됬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행이다.
    지금은 어느 나이차이 많이 나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남자는 불쌍하지 않다. 서로 합의점이 맞아서 만나는 것 같거든.

    이제 난 그녀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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