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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846266
    작성자 : 천하의년썅
    추천 : 16
    조회수 : 15128
    IP : 221.147.***.91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9/12/31 23:16:54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46266 모바일
    (스압주의, 노잼)쿠팡 포장 알바후기
    겨울만 되면 2년전 쿠팡 알바가 생각나...는김에 써보는 쿠팡알바후기! 참고로 노잼
    쿠팡알바 해보고 싶으면 참고나하라고..

    생활고에 쪼들릴때 친구에게 돈을 빌리려 전화했는데 어느새 가양역으로 가고있었음
    저녁 6시반 즈음 가양역에 가면 시커먼 무리들이 줄서있음
    생각보다 멀쩡한 사람들과 1시간 정도 가다보면 도착해있음.
    사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친구도 물류센터에서 만나기로해서 아닥하고 멍때림.

    버스 내리면 이정도면 불나겠는데? 싶을만큼 흡연지옥펼쳐짐
    그와중에 또 위아래가 있나봄. 의자는 걔들만 앉더라...
    담당자별로 출석체크하고 1조 2조 막 나눠져서 들어감
    나는 여자임. 그래거 포장알바하러감.
    덩치좋은 남자들 몇명 뽑혀가는데 경험자들중 여자들틈에 숨어서 포장하러 가는 애들도 있음

    어쨌든 친구도 만나고, 처음이신분들 모이라그래서 옹기종기모여서 설명들음..별거없음
    그냥 쉬는기간 없고 알아서 쉬어라. 밥 새벽에 준다. 뭐 그런거.

    포장하는법 한번배우면 대충알게되있음
    1. 바코드에 적힌번호대로 카트에서 물건빼고.
    2. 물건 크기에 맞는 박스 만들고.
    3. 완충제넣고.
    4. 박스 포장하고.
    5. 바코드 잘 찍고.
    6. 컨베이어벨트 실려보냄

    혼나는 포인트는 몇개안됨.
    사실 자리 비우는건 눈에 띄게 오래비우지 않는 한 잘 안걸림.
    일없을 때 휴대폰 만지고 있는것도 괜찮은데 노란색? 파란색?(잘기억안남)옷입고 있은 사람은 쿠팡 본사 담당자이니 그 사람눈에만 띄지 말라그랬음.
    엄청 혼나는 건 바코드 안찍고 실어보내버리면, 안보낸게 됨. 그럼 그게 뒤에 가다가 걸림. 등록안된거라고..
    개인소지품은 사물함에 넣고 들어와야하는데 꼭 빌런들있음.
    그게 나임. 초콜릿 들고 들어가서 몰래쳐먹음. 존나마싯.
    어떤 아줌마는 이어폰 끼고 일하다 걸려서 혼남
    노래를 엄청 크게 빵빵하게 틀어주는데 잠오니까 그런듯.

    12시 넘어가면 밥준다.
    라인별로 밥 순서 다른데, 하필이면 친구랑 따로 먹게됨.
    그래서 혼자라도 먹어야지, 하면서 갔음.
    10년만에 맨밥 처음 먹어봄.
    아줌마들은 반찬 싸오신 분도 있고, 다들 맛있게 잘드시던데..나는 힘들어서 그런지 별로 입맛없었음
    대부분 대충 먹고 나가서 담배피거나 바람쐰다.
    일하면서 바람쐴일 없으니까 대부분 추운데도 나가더라.

    점심시간 땡 하면 다시들어감.
    이제 슬슬 눈도 뻑뻑해지고, 머리도 기름져지고, 얼굴도 번들거림..입에서 군내도 나는듯..
    양치하고 세수하고 나면 더 잠오더라.. 잘때 패턴이라

    새벽 2시 넘어갈때 화장실에서 큰소리나길래 얼른 구경감
    고깃집 사장님같은 이모가 화장실문을 부술듯이 때리고 있음
    누가 안에서 오래 안나왔나봄..
    역시 베테랑은 다름. "야 이년 잔다. 나와 이년아" 하길래 더 구경하다가 맞을것같아서 다시 자리로 옴.

    4시 넘어가면 잔업할 사람 남고 아닌사람 가라고 함.
    인원이 정해져있는지 늦게말하고나 말바꾸면 얄짤없음.
    4시~5시에 끝나면 애매한게 집에 갈 버스가 없음.
    나는 잔업확정이라 6시에 집에감.

    일하면서 제일 어이없던건 텃세아닌 텃세임.
    내가 손이 빨라서 뭘하던 잘했음.
    근데 같은 라인에 있던 언니들이 나더러 천천히 하라고 짜증냄.
    일 빨리해봤자 다음 카트 안들어오면 할일없다고.
    대충 뭔말인지 알겠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싶었음. 
    근데 그냥 시키는대로한
    나중엔 너무 손이 느리다고 짜증냄
    다신 안보겠지 싶어서 "지랄이야 썅년이" 했는데 괜찮아짐

    그렇게 10시간 남짓 일하고 9만 얼마 받았음.
    집에가는 버스안에서 돈이 바로 들어왓음.
    하.. 하루만에 10만원벌고 왠지 이상하더라
    맨날 월급제로만 받아봐서 뭔가 꽁돈생긴거같고?

    지하철은 출근시간보다 이른시간이라 9호선이 엄청 널널했음.
    슬픈건 다들 행색이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함.
    출근길 바쁜 느낌이 아니라 지쳐서 우울한 느낌. 졸린느낌.
    딱 집에 도착할때즈음 출근시간다되었는지 말끔한 정장입은 사람들이 많이탐. 피곤해보이지만 그래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기운이 있음.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다름 때문에
    다시는  쿠팡알바 안감.
    그래도 젊을때 한번쯤은 이런 경험 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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