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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31452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3
    조회수 : 3263
    IP : 162.158.***.5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9/09/07 22:18:45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1452 모바일
    우울과 출근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나는 또 출근해야 한다.
    분명 저번주 일요일도 출근했던 것 같은데 말이지.

    흥. 일요일 출근이라뇨? 수당 안받아도 괜찮으니
    저는 이번에 좀 쉬겠어요! 그럼 안녕~

    그랬다가는 삶이 무너지고 나는 잘릴테니 그건 하지
    않는게 좋겠다.

    '야 그래도 추석때 편히 쉬니까 받아들여라'

    내일 출근한다는 말에 아버지가 한 말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쁜 예감은 틀린적이 없기 때문이다.
    추석 나흘 중 이틀 이상을 출근해야 할 것 같은 이 개같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건 왜일까.

    사람이 돈보다 중요한건 휴식이라고 했던 말이
    와닿는 요즘이다. 매일 아침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여덟시 가까이 되어 퇴근하는 삶이 지속된다면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내가 바란건 그저 레이너와 함께하는 우주특공대 놀이와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으며 맞는 이른오전이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거 요새는 하기가 힘들다.
    어어 잠깐 하루에 네시간만 자고 일하는사람
    그런사람 성공한 이야기 하지마요.
    난 그렇게 목숨걸고 일하고 싶은 마음 없어요.
    일할땐 하고 좀 쉴땐 쉬고.

    만약 그걸 바라는게 사치거나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거라고
    한다면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

    의료선으로 맵 중앙 공세방향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아버지가 또 불렀다.
    그 판은 버렸다.

    망할.



    3.

    오늘 태풍덕에 오전 열시 반에 퇴근했다.
    나는 행복해서 몸둘바를 모르고 집에와서
    라면을 먹은 뒤 컴퓨터앞에 앉아 마음껏
    게임을 하려고 했

    "내일 할머니 산소가는데 너 그 저기
    이마트 가자 가서 굴비랑 과일 사와야지"

    "저 낮잠잘건데요."

    "할머니 산소 내일가는데 너는 잠생각이 나냐?"

    "내일 가면되죠 왜요."

    "하여튼 쉬는날 그거 어 쉬는날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돌아다녀야 사람이 나태해지고 그러지 않는거야.
    너 그런 썩은정신으로 뭘 해? 됐어! 관둬!"

    "에이씨 나 저번주도 못쉬었다고요! 냅둬요 좀!"

    "야. 누구는 편하게만 살고 그러면 세상에 거지가 어딨냐!
    다 받아들이고 내 일이다 해야지! 그만말해!"

    어렵게 따낸 1승. 나는 욕을 먹고 온전한 휴일을 따냈다.
    적막한 내 방에 누워 낮잠이나 자보려고 하던 그때
    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어. 내일 오전 여덟시에 그 xx동 좀 가야하는데."

    또다시 아랫입술에 피멍울이 물리도록 깨물며 네 하고
    화가 나서 물을 마시려 냉장고 문을 여는데 아버지가
    말했다.

    "일나가냐 내일? 그럼 할머니 산소는 어쩌고?"

    사장님. 아버지. 솔직해집시다 이제.
    나 괴롭히고 까면 재미있고 스트레스 풀려서 나 죽기직전
    까지 괴롭히고 내가 괴로워하는거 보고 즐거운거라고.
    차라리 그렇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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