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  인필자모연후人必自侮然後 인모지人侮之.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이후에 남들로부터 업신여김 당한다는 말이다.</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맹자 말씀이다. 상대의 모욕적인 언행이 내 가슴을 쿡 찌를 때마다, 모욕감과 분노로 얼굴이 벌게지려고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이 말을 되뇐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생각하면 할수록 "인필자모연후 인모지"는 참으로 옳은 말 같다. </span></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남이 나를 모욕할 때 우리는 대개 상대를 욕하기에 바쁘지만, 사실 내가 모욕 당한 이유는 먼저 나 자신에게 있다. 내가 만만하게 보일 때, 내가 나약할 때, 내가 단호하지 못할 때, 모욕 당한다. 내가 만만해보이지 않으면, 내가 강하면, 내가 단호하면, 상대는 나를 모욕하지 못한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  모욕의 원인은 상대의 인격이 아니라 나의 인격에 있다. 나의 '좁음'과 나의 '약함'이 바로, 내가 모욕 당하는 이유다. </b></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trong></strong></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나를 좁게 만든 것은 누구이고, 나를 약하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좁은 사람 약한 사람으로 키웠기 때문에 남들로부터도 업신여김 받는 것이지, 나는 잘못이 없고 상대한테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span></b></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남의 인격 탓만 하고 있으면, 죽을 때까지 수시로 상처 받고 수시로 화내는 작은 사람으로만 살게 된다. </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큰 사람' '강한 사람'이 되려면 왠만한 모욕은 웃어 넘길 수 있는 '넓음과 단단함(</b></span><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b>弘毅)'</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을 가져야 한다.</b></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trong></strong></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trong></strong></span> <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학원 강사 일을 하다 보니, 가끔씩 어린 학생들에게 모욕 당할 때가 있다. 중학생들이 나를 살살 놀릴 때도 있고, 초등학생한테 '뻐큐'를 먹은 적도 있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이 얘기를, 오랜만에 만난 아는 동생한테 했더니, 왜 그러고 사냐고, 큰 돈 버는 것도 아니고 왜 초등학생한테 '뻐큐' 먹으면서 일하냐고, 한 소리를 들었다. 그 후로도 녀석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내 인생 자체를 한심하게 보는 듯 했다.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하지만 그러는 본인은 정작 직업도 없고 돈도 없어서, 여자친구의 패딩 잠바를 빌려 입고(지금은 헤어졌다), 엄마 카드로 술이나 마시고 다니는, 스물여덟의 중증 '예술가병' 환자였다. 내 기준에선 그쪽 인생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  중학생 초등학생한테 모욕 당한 걸 중학생 초등학생 탓 하고 있으면, 그게 제대로 된 어른일까? </b></span></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학생들에게 모욕 당할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내가 애들 눈높이에 맞춰 스스로를 낮추다보니 만만하게 보였구나, 내가 직업에 얽매여 있다보니 단호하지 못했구나, 하는 식이다.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학생들은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놀림 받았다고 화 내고, '뻐큐' 먹었다고 그 손가락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인가? </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그게 나 스스로를 더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행동 아닐까?</b></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trong></strong></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남의 인생에 대해 함부로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오만한 사람에게, 내 인생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할 필요가 있을까? 네가 내 인생에 대해 뭘 아냐고 화낼 필요가 있을까? </span></b></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어차피 오만한 사람 귀엔 다 변명으로 들릴 뿐이고, '팩트 폭행' 당해서 발끈하는 걸로 밖에는 안 보인다. </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인격이 덜 된 사람과 똑같은 선상에서 싸우면, 나도 똑같이 인격이 덜 된 사람이 될 뿐이다.</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그래서 나는 말을 아낀다.</span></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모욕을 당해도 그저 씨익 웃는 수밖에 없다. 애랑 싸우면 나도 똑같이 애가 되고, 개랑 싸우면 나도 똑같이 개가 된다. </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그러니 속으로 '참새 따위가 어찌 대붕의 큰 뜻을 알리오' 하며 웃어 넘기는 게 상책이다. </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아니면 작정하고 한 번 모조리 엎어버리든가.</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마지막으로, 두 사람 얘기를 하며 글을 마치겠다.</span></span></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  하나는, <아Q정전>의 주인공 아Q다. 그는 이른바 "정신 승리"의 대가다.</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아Q는 깡패들한테 얻어 맞고 돌아가면서, 속으로 '저들은 수준이 떨어진다. 내가 저들보다 수준이 높다. 수준 높은 사람이 수준 낮은 사람과 같이 싸우면 안 된다. 가만히 맞고만 있었으니 오히려 내가 이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깡패들 줘팰 힘도 없으면서. 머릿속으로만 승리하고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 적잖이 한심스럽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 <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  다른 하나는,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 싸울 때 대활약 했던 회음후 한신이다. 한신에게는 과하지욕胯下之辱의 일화가 있다.</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동네 건달들이 한신에게 시비를 걸면서 가랑이 밑胯下을 기어가라고 하자, 한신은 말없이 그 밑을 기어갔다. 한 순간 모욕을 견딘 것이다.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그 후 한신은 전장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왕의 지위까지 올랐다. 한신은 왕이 된 이후 그때 그 '가랑이의 주인'을 찾아내, 벌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벼슬을 주며 이렇게 말한다.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이 사람은 장사다. 그가 나를 욕보였을 때, 내가 어찌 그를 죽일 수 없었겠는가? 그를 죽인다 한들 이름을 얻을 길이 없어, 오랫동안 참아 공을 이루어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다."</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 style="color:rgb(0,0,0);">​<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어떤 사람 눈엔, 내가 "인필자모연후 인모지"니 하는 것이 마치 아Q가 했던 '정신 승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b>수모와 치욕을 감내하는 것은, 더 넓은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며, 더 큰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b></span><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과하지욕 고사처럼 말이다.</span></span></div> <div class="se-text-paragraph se-text-paragraph-align-left"><span class="se-fs-fs16 se-ff-nanumgothic" style="color:rgb(0,0,0);">  작은 모욕에도 발끈하는 것은 수치요, 졸렬이다. 나는 큰 사람이 되고 싶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 <div> </div> <div> </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s://blog.naver.com/dolgamulchi/221415574496" target="_blank">https://blog.naver.com/dolgamulchi/221415574496</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