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은사(恩師)와 상여 </div> <div><br></div> <div><br></div> <div>한 잔의 술을 마시고</div> <div>우리는 학창시절의 희노애락과</div> <div>상여를 타고 떠난 은사(思師)의 회초리를 이야기한다.</div> <div>상여는 승객을 태운 채 그저 방울 소리만 남기고 </div> <div>강가 너머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div> <div>상심한 별은 내 목에 가벼웁게 부어진다.</div> <div>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상여는 </div> <div>동문의 세월 한탄에 묻히고</div> <div>젊음이 죽고 웃음이 죽고</div> <div>문상객의 신발마저 애달픈 그림자로 떠날 때 </div> <div>회초리 든 선생님의 추억은 잊히지 않는다.</div> <div>세월은 가고 오는 것</div> <div>한 때는 매를 피해 담을 넘었던 </div> <div>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div> <div>술병이 마저 대신 흘리는 눈물을 닦으며</div> <div>주름진 선생님의 영정을 바라 보아야 한다.</div> <div>......인생에......</div> <div>불을 밝혀준 사람이 떠나도 </div> <div>그저 간직한 옵티미즘의 미래를 위하여</div> <div>우리는 매섭던 회초리를 기억하여야 한다.</div> <div>모든 추억이 떠나든 잊혀지든 </div> <div>그저 기억에 남은 희미한 부표를 붙잡고</div> <div>우리는 페스탈로치의 가려진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div> <div>풍파에 휘둘리며 사는 것을 핑계삼는 중년의 동문과 같이</div> <div>세번 돌려 한 잔의 술잔을 바쳐야 한다.</div> <div>추억은 외롭지도 않고</div> <div>그저 출석부의 표지처럼 무탈하거늘</div> <div>한탄할 그 무엇이 있어서 우리는 떨게되는 것일까?</div> <div>상여는 하늘에 있고</div> <div>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div> <div>가을 바람 소리는</div> <div>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