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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48293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02
    조회수 : 15405
    IP : 110.70.***.158
    댓글 : 3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9/14 13:46:09
    원글작성시간 : 2013/09/14 11:18:20
    http://todayhumor.com/?humorbest_748293 모바일
    조선시대 싸이코패스
    1427년 8월 20일. 거리에서 한 사나이가 알 수 없는 물건을 지고 가는 것이 발견 되었다. 
    그것은 사람과 비슷한 형상이었으나, 뼈와 가죽만 파리하게 붙은 처참한 모양이었다. 
    결국 그것은 덕금(德金)이라는 여자로 밝혀졌다. 


    덕금은 집현전 응교(集賢殿應敎)로 재직하고 있는 권채(權採)의 종으로, 
    권채와 그 일가족을 조사한 결과, 무서운 사실이 밝혀졌다. 

    권채는 덕금을 사랑하여 첩으로 삼았는데, 
    권채의 아내 정씨(鄭氏)는 종인 덕금에게 강렬한 질투와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덕금은 덕금의 할머니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를 찾아 뵈러 집을 잠시 떠날 것을 청했다. 
    하지만 평소에 덕금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정씨는 덕금이 
    그 할머니를 찾아가는 것을 허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덕금은 병에 걸려 죽어가는 자신의 할머니 생각이 너무도 애틋하여, 
    허락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잠시 집을 떠나게 된다. 


    덕금이 사라지자 권채는 덕금을 찾게 되었고, 
    정씨는 권채에게 덕금이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서 간통하러 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권채는 격렬하게 질투하고 분노하게 되어, 
    덕금이 돌아오자마자 덕금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고 몽둥이로 덕금을 마구 구타하였다. 
    권채는 덕금의 왼쪽 발에 족쇄를 채워서 외딴 방에 감금하였다. 

    이후, 권채 일가는 잔혹하고 변태적으로 덕금을 괴롭히게 된다. 

    장씨는 덕금을 바로 칼로 베어 죽이려 했는데, 
    또다른 여자종인 녹비(祿非)가 칼로 죽인 시신은 소문이 나기 쉽고 금새 누구인지 밝혀낼 수 있으니, 
    서서히 고문하면서 병들고 굶어 죽도록 하자는 제안을 한다. 
    장씨는 녹비의 제안을 받아 들여서 감금되어 있는 덕금을 그대로 굶어 죽이기로 한다. 




    장씨는 덕금이 덕금 자신의 배설물과 함께 비참한 모습으로 족쇄를 차고 방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고, 굶주린 덕금에게 그 오물을 먹으라고 지시한다. 




    덕금은 오물 사이의 구더기를 보고 질겁하여 격렬히 저항하였는데, 
    그러자, 장씨는 덕금의 가랑이 사이에 바늘을 찔러 넣으면서 덕금을 괴롭혀서 
    결국 덕금이 구더기와 오물을 먹게 만든다. 


    덕금은 그렇게 몇 달 동안이나 갇힌 채 매일 고문 받으면서 서서히 굶어 죽어 갔고, 
    마침내, 비참한 몰골의 굶어 죽은 시체가 되었다고 보고 걸레처럼 버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덕금은 발견되던 순간까지 죽지 않은 상태였다. 


    제정신과 온전한 몸을 유지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부지해 살아 남아 있었던 것이다. 


    결국 조정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권채와 정씨, 
    그 밖에 권채 집안의 종들을 모두 조사했으며, 
    권채의 아내인 정씨가 주범으로 모든 죄의 벌을 받게 된다. 

    권채는 정씨에게 속았을 뿐이며, 
    덕금의 잔인한 처벌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지지를 얻어 
    권채는 이후에도 당당하게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실제로 권채는 유능한 학문적 재능을 보였으므로, 
    많은 저작을 남겼으며, 당시 조정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 받고 있었다. 
    몇 개월 동안 덕금에 대한 온갖 잔혹한 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권채는 정말로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기 보다는,
    태연자약하게 자신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교묘하게 처신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학식을 자랑한 고아한 양반이었던, 
    권채는 조선시대 최악으로 손꼽히는 감금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던 것이다. 

    세상 이치가 허망하게도 권채가 남긴 저작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것은 
    인간의 예절과 도리에 대해서 사례를 든 책인 "삼강행실도"의 서문을 쓴 것이다. 


    덕금은 곧 사망했지만, 
    후에 권채가 쓴 "삼강행실도"는 우리나라 한문학의 걸작선을 모아 편집한 
    "동문선"에까지 등재 되어서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권채가 쓴 삼강행실도의 서문 본론 부분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임금과 어버이와 부부의 인륜에 대한 충, 효, 절의(節義)의 도리는 바로 하늘이 
    내린 천성으로 모든 사람이 다 같이 갖고 있는 것이다. 
    천지가 처음 생길 때부터 같이 생겼고 천지가 끝날 때까지 없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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