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회사가 힘듭니다.

얼마만큼 힘드냐 하면...업종이 유학원입니다. ㅋㅋㅋㅋㅋ

납득이 되시나요?

코로나로 매출이 줄었다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매출이 없어졌습니다. ㅋㅋㅋㅋ

저같이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일본정부가 보조금을 줍니다.

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건 휴업수당 보전이구요.

직원들 휴업시키면 휴업수당을 100% 다 보전해줍니다.

저희는 쉬고있는 직원에게 월급의 80%를 휴업수당으로 주고 있는 데 이걸 다 지불해줍니다.

일이 있는 날만 출근해서 일합니다. 하루단위로 계산하여 휴업수당을 줍니다.

매달 100~150만엔 정도를 받고 있지요.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보조금 발표를 했네요.

3월달부터 접수를 받는다고 하니 얼릉 신청을 해야겠죠.

전체적인 스케쥴을 함 보겠습니다.

일본 관공서 스피드!!!!

2월달에 공지하고 3월달에 접수받고 4월달에 심사하고 6~7월에 발표하고 확정하고 청구하고.... 

보조금이 나오기까지 약 열달이 걸리겠습니다.

(그래도 코로나 젤 처음에 200만엔 지원나온 건 엄청 빨랐는데...)

열달짜리 보조금입니다.

보조금 기다리다가 회사 망할 수도....

보조금은 몇가지 조건에 합치하는 비용에 관해서는 지출비용의 2/3를 주는 겁니다. 

6천만엔(약6억)까지 주니까....꽤 큰 규모입니다. 

오케이!!!

열달짜리지만 함 도전해보겠어!!!!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관공서 ID를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 일본도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21세기니까! 올림픽도 한다니까! 디지털적으로다가 촥촥 진행하는 것이지요.ㅎㅎㅎ

G Biz 아이디라는 것을 먼저 만듭니다.

뭐냐면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위한 아이디라 보시면 됩니다. 

여하튼 이거 만들어 놓으면 엄청 편해진다고 홍보하는 중입니다. 

*이 아이디를 가지고 다른 정부기관에도 쓸수 있느냐? 

그런 거 물으면 안됩니다. ㅋㅋㅋㅋ 다 따로 국밥입니다. (관련글)

자...

아이디를 함 만들어볼까요?

관련 사이트를 갑니다. https://gbiz-id.go.jp/top/

뭘 많이 넣어라고 합니다.

다 넣어줍니다.

법인번호부터...주소 이름 담당자 이름 생일 전화번호 휴대폰 기타 등등...

많아도 불평않고 다 넣습니다. 

다 넣으니 온라인 송신이 아니라 역시 다운로드였습니다.

프린트해서 우편으로 부치라는 거죠.

여기까지 했으면 송신버튼하나 만들면 될텐데...하는 생각은 그냥 안하기로 합니다.(관련글)

열심히 입력한 내용을 다운로드해서 도장을 찍습니다.

그런데 그 도장이 인감도장인지 아닌지 또 증명을 해야 하니 인감증명서도 떼서 동봉하라 합니다.

아래 그림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주네요.

시키는 대로 잘 하니깐 근처 법무국에 인감증명 떼러 갑니다.
그나마 회사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걸어갑니다. 여기네요. 이케부쿠로 법무국

여기 2층입니다.

올라가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법인등본을 떼거나 인감증명서 떼거나 법인 정보 변경을 등록하는 업무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인감카드라는 걸 미리 만들어놨기 때문에 절차가 수월합니다.

인감카드 없으면 신청서쓰고 우짜고 저짜고....여하튼 복잡합니다만,

저희는 획기적으로 절차를 줄여주는 마법같은 인감카드가 있죠 하하하

일단 증명서 발급기에서 기다립니다.

여기에 인감카드를 넣고 발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죠? ㅎㅎㅎㅎ

땡!

번호표만 나옵니다. 번호표에 해당 증명서가 수수료 얼마든다는 게 적혀있습니다.

이 번호표를 들고 수입인지를 사러 갑니다. 

그래도 여기는 바로 옆에 있네요. 

사이타마 입국관리국은 수입인지 사러 근처 우체국으로 100미터 넘게 가야 했는데 말이죠.(관련글)

여기서 번호표 보여주고 수입인지를 삽니다.

인감증명서는 450엔입니다. 카드 안 됩니다. ㅎㅎ

우표처럼 생긴 저 것을 들고 번호를 불러줄때 까지 하염없이 앉아서 기다립니다.

저는 서서 기다렸습니다. ㅎㅎ
은행도 딩동~하면서 안내방송이 나오는 데 여기는 목소리 높여가며 한명한명 번호를 부릅니다.

그러면 가서 수입인지를 붙이고, 신분증 보여주고 받아옵니다.

오늘은 너무너무 수월하게 일이 끝났습니다. ㅎㅎ

이 정도 시간이면 한국은 아이디 만들고 정보 송신하고 벌써 접수 끝나지 않았냐구요? 

그건 한국이고요. ㅋㅋㅋㅋ 

인감증명서를 신청서와 함께 봉투에 넣어서 우표붙여서 보내면 됩니다.

저희 회사는 맨날 택배아저씨가 들리니까 조금 더 편하네요.

2주일 뒤에 생성 아이디가 우편으로 날아온다고 하네요.

저번에 아이디 하나 만드는 데 일주일 걸린다고 불평했는 데..... 죄송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관련글)

이래서 사람은 경험을 많이할수록 겸손해지는 거에요.

오늘은 열달짜리 보조금 타먹기 레이스의 첫발을 무사히 디뎠습니다. 

앞으로 경과 보고 드리겠습니다.ㅎ

사족으로다가...

아날로그 재팬을 적으면서

점점 더 겸손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예전에는 인터넷 아이디 만드는 데 5일이나 걸린다면서 허탈해하고, 

관공서 간에 뭐가 이렇게 양식이 다르냐고 열받아 하고,

이메일 놔두고(온라인 신청까지는 안 바래요) 왜 우편이냐고 짜증내고

뭐...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이디 만드는 데 2주일도 걸리고 

몇달동안 융자 받는다고 뛰어다니면서 몇십가지 자료를 제출하고 담당자와 미팅만 열몇번을 했음에도

그 모든 연락을 전화와 팩스로만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담당자의 명함에는 이메일이 적혀 있지도 않았다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것 같아 무척 뿌듯합니다.

(아! 융자는 잘 나왔습니다. 3천만엔!!!! 첫3년 무이자, 그 뒤로는 1.7% 십년상환!!!! 일본 홧팅!!!)

일본에 오래 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그릇이 큰 사람들입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벌써 폭발하여 이 세상에 없을테니까요.

노인을 공경하라.

그들의 강함에 존경을 표하라.

약한자들은 늙을때까지 견디지 못한 것이다.

강하기 때문에 늙을 수 있는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 오래 산 사람은 기본 인성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일본 20년 넘어가니 제가 인성이 거의 부처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