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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찾은 엄마의 방입니다. 알록달록한 조화가 벽 한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밑에 빨래줄처럼 늘어뜨린 털실에 자식들과 손주들의 사진이 대롱대롱 널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 두뼘 크기의 화선지에 쓰여진 붓글씨가 보입니다. '매일 조하진다'
올해 여든 넷 우리 엄마는 한글 맞춤법을 틀릴 때가 많습니다. 일제 시대에 소학교를 다니다 만 게 전부이니 그럴 수 있습니다.
노인교실에서 배운 어설픈 붓글씨로 쓴 '매일 조하진다'는 '매일 좋아진다'의 오타였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매일 좋아진다 보다 매일 조하진다가 더 좋습니다. 더 정겹습니다.
문득 엄마의 오타와 관련된 추억이 몇가지 떠오릅니다. 하나는 아마 내가 열 일곱살때 쯤으로 기억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였습니다. 나는 그날 친구들과 밤새 놀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엄마는 이미 일 나가시고 없었습니다. 덩그러니 밥상만 차려져 있었습니다.
신문지로 덮어둔 밥상에는 미역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쪽지에 꾹꾹 눌러 쓴 손편지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어매 생일이따 가치 밥머글라 했는데 니가 안와 혼자 머것다. 니도 머거라' 그걸 읽는데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엄마.. 엄마.. 흐느끼면서 그 밥을 싹 먹었치웠습니다. 목이 메여 캑캑거리며 그 밥을 싹 먹어치웠습니다.
또 하나는 스물아홉때 쯤인걸로 기억됩니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던 내게 끼니는 여간 부담스럽고 귀찮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그걸 알고 계셨습니다.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라면박스 하나가 현관문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택배였습니다.
테이프로 칭칭 동여맨 박스를 힘겹게 열었습니다. 배추 김치 한 봉지, 깻잎 김치 한 봉지, 무우 말랭이 한 봉지, 감자 열댓개, 고구마 열댓개..
그리고 꾹꾹 눌러쓴 엄마의 손편지 한 장. '아드라 객지에서 고새이 만타. 힘드러도 참고 열씨미 해래이...' 그걸 읽는데 또 왈칵.
한동안 그 반찬 덕에 밥 먹을때마다 목이 메였습니다.
출처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796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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