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밖에 눈이 쌓였는지도 모르고 며칠을 병원에서 먹고자고 살다가 </div> <div>귀하게 얻은 휴일. 그것도 아침에 퇴근해서 좀 자고 일어나니 하루가 다 갔어요. </div> <div><br></div> <div>부랴부랴 운동도 좀 하고 영화도 보고 싶어서 꾸역꾸역 밤 영화를 보러 갔다왔습니다.</div> <div>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탔고, 놀다 이제들어가냐 몇살이냐 왜 오늘 쉬냐 직업이 뭔데? 로 이어지는 </div> <div>일상적인 택시기사분과의 대화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솔직히 직업 어디가서 함부로 잘 이야기 안합니다.</div> <div>언제부턴가 좋은 반응 안나와요. </div> <div>예전에는 "아이고 열심히 살았네"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하시겠네" 이랬는데 </div> <div>요즘에는 "하, 거 의사 양반 내가 요즘 의사들 보면 울화가 치밀어" 로 시작해서 </div> <div>"아니 내 (사돈의 팔촌의 어쩌구 저쩌구)가 아파서 병원엘 갔는데 말이여. 거기 의사놈이" 로 끝납니다.</div> <div>아니면 "아 나 요즘 어디 아픈데 그건 왜그러는거에요? 의사라면서요 좀 말해봐요" 가 대부분이에요.</div> <div>(제가 무슨 공공재입니까? 저의 의학적조언/진료도 엄연히 댓가를 받아야 하는 생업입니다.)</div> <div><br></div> <div>들어보면 그냥 똑같아요. "의사놈들은 돈에 미쳐가지고" 가 꼭 나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뭐가요. 뭐가 미쳤는데요. 화가 나는데도 참아야 합니다. 따지면 더 나쁜놈, 전체 의사가 욕먹으니까요.</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 나름 오랫만에 얻은 기분좋은 하루였는데, 들어오며 망쳤어요. </span></div> <div>내가 내 돈 내고 택시타고 오면서 왜 저딴 비아냥과 시비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div> <div>제 실수죠. 어디가면 꼭 직장인이라고 해야 하는데 그냥 무심결에 의사라고 한 제 잘못이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오유를 유머사이트로 접했고 사실 분위기 파악도 잘 안될 때가 많아요.</div> <div>인터넷 용어나 일베? 저격? 그런것도 잘 모르겠고요..</div> <div>가끔 어쩌다 우연히 들릴지언정 의게는 잘 안가요. 베오베만 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다른 게시판도 베오베만 봅니다. 주로 가는 곳은 다게와 뷰게에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의게는 의도적으로 안봐요. 속만 상하니까요. 댓글달아도 아무도 안알아주니까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가슴이 답답하네요. </span></div> <div>의사도 직업인입니다. 엄연히 사재털어 전문성을 기른 사람들이에요. </div> <div>국비들여 국가에서 길러낸 인재가 아니라요. </div> <div><br></div> <div>사명감과 희생은 내가 좋아 하는 것이지 남이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div> <div>반대로 저희가 환자분은 공짜로 치료 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 도움받았으니 반드시 필히 무조건 고마워 하세요. 하면 좋나요?</div> <div>감사도 본인이 감사해야 하는 거지 너 감사하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듯 사명감과 희생도 마찬가지에요.</div> <div><br></div> <div>다른 직업군 열정페이 기사뜨면 난리나면서 왜 의사만 열정페이 강요하세요?</div> <div>왜요. 저한테는 12년이나 소모해서 얻은 소중한 내 직업입니다. 사람과 전공에 따라 15년까지도 걸리고요. </div> <div>세상 어느직업이 내내 피교육자 신분이다가 30살부터 돈벌기 시작하나요? </div> <div>30살이면 25살에 취업한 대기업 친구들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차이가 나는 시기입니다.</div> <div>남의 직군이 많이 벌면 그걸 깎아내리기 보다는 다른 직군을 그만큼 올릴려고 하는게 맞는 거 아닌가요.</div> <div>솔직히 내부 시스템 거지같은 것도 맞고 여태까지 내버려둔 것도 병신같고 맞는데요, </div> <div>왜 내부도 아니고 겪어보지도 않은 외부에서 남의 직군 월급에 가타부타....</div> <div>그걸 또 우리는 왜 해명하느라 가타부타... ㅜㅜ.......</div> <div><br></div> <div>다들 문구점 가서 2-3000원 짜리 일본 볼펜, 15000원 가까이 되는 브랜드 볼펜 턱턱 사면서 </div> <div>병원에 와서 내시는 3800원은 그렇게 아까워 하시고. </div> <div>미용실 가서 염색 20만원 파마 몇만원 커트비 2만원은 아무말 없이 내시면서 </div> <div>24시간 문열려있는 병원 응급실에 와서 내시는 응급의료비 7만원은 그렇게 아까워하세요.</div> <div>저희가 하는 일이... 여러분들 볼펜보다도 하찮은 일인가요...? </div> <div>정말 서글퍼요.... </div> <div><br></div> <div>그리고 이전에 베오베에 오셨던 다른 선생님 말씀처럼 좀 많이 좀 벌면 어때서요? </div> <div>제가 많이 벌어도 될 만큼 일하고 있는데요. </div> <div>그리고 심지어 기회비용과 시간당 페이 계산 해보면 정말 가끔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생 월급 나올때도 있는데요. </div> <div>저도 먹여살려야할 가족있고 학자금대출 있어요. </div> <div>집세도 내야 하고요, 30중반 곧 되는 나이에 차 살 생각 엄두도 못내고요. </div> <div>저도 돈 때문에 삼각김밥 먹을까 돈까스 먹을까 고민합니다. </div> <div>진짜 돈벌레 취급하는 시선, 적폐취급하는 시선 너무 지치고 자존감 깎아먹어요. </div> <div>그런 태도들이 의사들로 하여금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것 아시는지.. </div> <div>살면서 평생 병원 한번도 안오고 살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물어뜯는지 모르겠네요. </div> <div><br></div> <div>문케어 / 수가 이런걸 다 떠나서 왜 제가 제 직업때문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div> <div>급할땐 선생님이고 아닐땐 도둑놈인가요. 정말 자괴감이 듭니다. </div> <div><br></div> <div>그냥 문케어/수가 이런 복잡한 얘기 말고 그냥 일상적 시선들에 대한 한탄이었습니다. </div> <div>에휴. ㅠㅠ</div> <div><br></div> <div>피해망상이냐 욕하시면 할말없지만, 정말 쥐어짜내서 버티고 있는데도</div> <div>동네북이 되고 나니 너무 서글픕니다.... ㅠ................................</div> <div><br></div> <div><br></div> <div>대다수의 의사들은 정말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너무 일선에서 일만해서 현실에 대한 투쟁의지도 없는건 좀 문제...)</div> <div>정직하게 원천징수로 다 떼가니 세금도 다 내고 있고 (ㅠㅠ.. 저희도 악덕 고용주 만나면 월차 연차 퇴직금도 없이 간신히 4대보험 해주는거 감사하게 여겨야 할때도 많아요..)</div> <div>정말 몸 골아가며 일하고 있고 (ㅠㅠ 비만, 불면증, 우울증, 고혈압, 위염, 두통, 불임/난임, 생리불순, 등등)</div> <div>가족도 못보고 살아요... </div> <div>넘 그렇게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ㅜㅜ................ </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