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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35571
    작성자 : 달비부위
    추천 : 23
    조회수 : 1909
    IP : 211.36.***.244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7 12:34:59
    원글작성시간 : 2017/12/14 19:19:10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35571 모바일
    마약중독자를 사랑했었다. 2
    다음날 오전 알콜중독에 대한 진료를 예약하고 고향에서 온 속을 졸이며 나의 재기를 바라는 부모님을 생각하면서도 서울에 들어 짐을 풀자마자 술을 마셨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술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2병을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 약을 먹고 잠을 청했다. 구제불능이었다.

     다음날 오전 진료를 받았다. 허무할 정도로 짧은 진료였고 너무 쉽게 입원이 결정됐다. 그동안 마신 술의 양과 지출금액을 말하는 것 만으로도 즉시입원 대상이 되었다. 

     아무레도 정신병동이다보니 인권에 대한 진정이 많을 수 밖에 없어서 입원의 형태를 나누어 놓고 있었다. 나처럼 본인의 의지로 입원하는 '자의'입원, 보호자가 지정되데 환자의 동의가 수반되는 보호입원, 그리고 국가나 행정에서 필요를 인정하여 입원조치하는 행정입원(주로 마약 중독자나, 알콜중족자 중에 소란을 일으킨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애가 법원의 조치로 입원한  경우였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거의 저 세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중독병동에서 입원관리하는 대상은 알콜/약물/도박/인터넷(유게 지박령?)정도였고 드물게 충동장애자가 들어왔는데 18밖에 안된앳띈 여자가 성충동장애로 입원한 경우도 있었다.

     입원이 결정되고 몇가지 필요한 물건을 사기위해 병원을 나왔다. 면도기와 속옷 슬리퍼를 샀다. 그리고 또 술을 마셨다. 

     원무과에서 입원수속을 마치자 병동에서 남자간호사가 나왔다. 병동에서는 휴대폰도 압수된다고 말했다. 도박중독과 인터넷중독자들과 함께 병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스크린매체는 모두 압수된다고 말했다. 당연하게도 담배 역시 압수되며 흡연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짧은 순간 "아 내가 말로만 듣던 정신병동에 갇히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침울해졌다. 그리고 병동을 들어서는 동안 2개의 강화유리로된 잠금장치가 달린 문을 지났다. 옷을 갈아입기전 병동의 간호사와 짧은 면담을 했고 케리어의 모든 짐을 맡 겼다. 특이하게도 옷은 모두 챙겨서 병실에 두는 것을 권장 받았다.  지금 말하는 모든 것이 결국 그애와 인연이되고 사건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나의 병실로 안내받았다. 
    병원 시설은 최근에 건물을 아주 새로 지었기 때문에 좋은 편이었다. 4인실로 안내를 받았는데 개인실을 제외하고는 4인실이 기본이었다. 그리고 병실이 가득 차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내가 지내게될 병실에는 한 중년남자가 침대하나를 차지해 누워있었다. 낮설기도 했고 누워있으면서 초점을 잃은 눈으로 병원 천장만 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기에 인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리고 병동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다 무서웠다.  병동에는 병실마다 화장실과 간단한 개인위생 시설이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볼일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 맙소사 같은 병실의 중년남성이 변기와바닥에 오줌을 흩뿌려놓은 흔적이 보였다.  

     사람이 적응의동물이라 나중에는 내집인양 편한곳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당장에 정신병동이람 곳에 대한 편견을 심어줬고 3일 정도는 병실을 나가지도 않았다. 

     중년남성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다음날 퇴원을 했으며 아마 죽을 준비를 하러 나갔을 것이다. 밤새 머리를 쥐어짜며 아파했고 초첨잃은 눈으로 거침숨을 몰아쉬던 짧은 기억밖에 없다. 그리고 충격적임것은 명망있는 의사였다고 한다.

     병원생활을 오래했다. 내가 입원할 때 본 얼굴중 내가 퇴원할 때 까지 본 얼굴도 없거니와 내가 입원해 있는동안 다녀간 사람도 수도없다.  정말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고 정밀 중독을 이기기 위해 입원한 사람은 너무 드믈었다.  사람을 미친듯이 귀칞게하고 방금 자신이 한 일도 부정하던 약쟁이 한 놈을 제외하면 병원생활을 성가시게 한 사람도 없었으니까. 

     특이한 사람 몇사람을 언급하면
     7억을 날리고도 병동안 공중전화를 이용해 사설토토를 하던 서른다섯의 도박중독자. 
     게임에 미쳐 집에 티비도 팔고 아버지 차마져 대포차로 팔아버린 서른하나 청년.
     18세의 어리고 앳띈 얼굴을 한 성충동장애 소녀.
     오랬동안 함께 병동생활을 한... 총상이 선명한... 북부아프리카에서 지내다 온 아저씨. 국가유공자라 입원시 모든 비용이 무료였다. 아마 총상과 관련이 있지만 자세한 언급은 언제나 피했다.

     그리고 이미 세번째 입원이자 법원의 행정명령으로 입원한 메스암페타민... 히로뽕 중독자. 지금도 종종 버스커버스커의 i believe를 혼자 흥얼거리게하는 그녀. 

     거기서 그애를 만났다. 

    - 병원생활은 내게는 성공적이었다. 퇴원 후 지금까지 금주중이며 병원 생활당시 몸을 다스리고 만들어 두어 현재 현장에서의 육체활동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혹시 병원 시스템이나 커리큘럼이 궁금한 사람이 있으면 댓글이라도 달면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다만 난 그냥 그애와 있던 일을 적어가고 싶은거라 아주 자세히는 힘들 것 같다. 

     이 글은 누가 읽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한 패배자의 이야기로 박제되 남겨지면 혹시 혹시... 하는 맘에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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