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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03779
    작성자 : 판을벌려볼까
    추천 : 50
    조회수 : 7764
    IP : 119.194.***.173
    댓글 : 2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3/27 09:40:38
    원글작성시간 : 2017/03/25 22:06:1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03779 모바일
    (스압주의)싸울 때는 진짜 자존심 세우는게 독이네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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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친이랑 사귄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연애 초기의 그 서로 좋아서 죽고 못사는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꿀 떨어지게 알콩달콩 연애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개강 후에 남친이 점점 저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4학년이고 바쁘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서운한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매일매일 하는 카톡 내용도 똑같고... 수업 잘 갔어? 밥 먹었어? 알바 잘 갔다 와.

    결국 참다참다 오늘 터져버렸죠. 더 이상 오빠는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요새 나한테 너무 소홀한 것 같다, 뭐 대충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남친은 말이 없더라구요. 제가 이렇게 서운함을 토로하면 남친은 생각이 많아져서 말을 신중히 하는 건지 말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저는 눈물콧물이 자꾸 나와서 숨이 막혀서 남친한테 할 말 있으면 나중에 정리해서 말해 달라고 한 후에 들어왔어요. 코 닦으려고;;

    혼자 앓는 게 힘들어서 그런 거지 헤어지고 싶어서 이런 말 한 건 아니다, 이렇게 카톡을 보냈더니 말해줘서 고맙다며 저녁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하더라구요.

    알바 끝나고 12시쯤 남친과 다시 근처 공원에서 만나서 마저 말을 했어요. 남친의 첫 마디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였어요.

    뭔가 그 말을 들으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그런 것도 혼자서 생각을 못하는 건가!!

    자기는 처음처럼 행동하겠다는 약속은 못 하겠대요. 지킬 수 없는 약속 해 놓고 나중에 어겼을 땐 더 실망할 것 같아서.

    지금 이대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내면 어차피 또 이런 일이 생길 텐데 너는 어떻게 하고 싶고 자기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도 연애 초기로 돌아가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고, 그냥 조금 더 나에게 관심 가져주고 사랑해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하는 와중에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왠지 내가 사랑을 구걸하는 것 같고... 그래서 안 붙여도 될 사족을 붙이고 말았죠.

    내가 준 만큼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그만큼 받지 못하면 내가 주는 마음도 점점 줄일거라고...

    남친이 말이 없길래 저는 춥다고 그만 들어가자고 그랬죠. 남친이 제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서 잘 자라고, 한동안은 따로 자자고 그러더라구요.(원래 금요일 밤과 주말에는 남친 방에서 놀다가 자고 갔거든요)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조금 울컥해서 알았다고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방으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컴컴한 방에 딱 들어가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거예요.

    내가 오늘 과연 잘 수 있을까. 밤중 내내, 어쩌면 주말 내내 남친 생각에 울고 괴로워하며 몸부림칠 제 모습이 떠오르는데 이건 아니구나 싶어서 당장 밖으로 나왔어요.

    남친 집 쪽으로 가는데 남친이 안 보이는거예요. 그렇게 멀리 가지 못했을텐데.

    그래서 반대쪽을 보니 아까 그 공원 쪽에 있는 남친 모습이 보이더군요.

    남친에게로 걸어가니 왜 다시 나왔냐고 묻더라고요.

    내가 이러고 들어가서 어떻게 잘 수 있겠냐고 말하는데 울컥해서 눈물이 쏟아졌어요.

    나는 그냥 오빠가 나를 안아주면서 힘들게 해서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그 말만 했으면 그냥 다 잊어버리고 화해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말했는데 남친이 저를 끌어안아 주더라고요. 눈물 때문에 꺽꺽거리면서 말하느라 잘 알아듣지도 못했을 텐데.

    남친 품에 안겨서, 근데 오빠는 어떻게 해줬음 좋겠냐고, 약속 못하겠다는 말이나 하고 있고 내가 바란 건 지금 당장 여전히 날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 완전 바보 아니냐고 아무 말이나 쏟아냈어요;; 창피...

    게다가 거기가 인도 한복판, 편의점 앞이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도 좀 있었는데 왠 난리부르스라고 생각했을지... ㅜㅜ

    하튼 그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죠. 한바탕 말과 눈물을 쏟아내니 남친이 힘들게 해서 미안해, 사랑해 하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말에 다시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내고... 남친이 눈물 닦아주고 내 방 갈까? 하고 묻더라고요. 저는 끄덕끄덕...









    결국 다시 서로 쪽쪽거리는 꿀 떨어지는 커플로 돌아갔습니다 ㅎㅎ

    이렇게 한번 감정정리를 하고 나니 훨씬 후련하고 서로를 더 존중해주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더 설렘...

    제가 그 때 방에 들어가서 여전히 자존심 세우고 먼저 연락 안하고 그랬더라면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었겠죠...

    어후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네요. 지금은 온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싸울때는 물론이고 연애할때도 서로 자존심 세우는 것보다 서로를 조금씩 더 배려하면 더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행복한 연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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