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끝난줄 알고 있는데 아직도 예비군 7년차입니다.</div> <div><br></div> <div>작년, 6년차에 있었던 예비군 훈련 시의 사건이 너무나 생생하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간단한 배경을 설명하자면, 예비군 훈련 전날에 여러모로 빡침의 감정을 안고 해외출장에서 귀국한 상태.</div> <div><br></div> <div>당일 날 도착해보니, 동대의 삽질로 인하여 원래는 받지 않아도 되는 훈련임이 밝혀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뭔가 짜증은 치밀어 오르는데, 그냥 훈련장에서 훈련 받은 후에 전화로 동대 사람들 갈구면서 향방작계 퉁치자고 할 생각으로</div> <div><br></div> <div><b><font size="4">저격수 훈련</font></b>을 받게 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어디 구를 것도 아니고, 총이나 실컷 쏘다가 가는구나 신났죠.</div> <div><br></div> <div>사건은 영점사격 마치고 조별 인원 나눈 후에, 1조가 사격장으로 올라가고 2조 (제가 있던 조)가 강당 건물에 휴식을 취하면서 발생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냥 잠깐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앉아있던 자리에 총을 놓고는, <span style="font-size:9pt;">화장실 다녀왔죠. 돌아오는 길에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며 현역애들 구경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자리로 돌아왔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뭔가 쎄한 느낌이 들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근처에 있는 총이 제가 쏘던 총 같지가 않기에 일련번호 체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총 지급 받을 때, 번호가 특이해서 외웠어요. 그런데 그 번호가 아닌거예요.</div> <div><br></div> <div><br></div> <div>2초 정도, 이게 무슨 상황일까 고민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짧은 시간 동안, '지금 내가 엉뚱한 자리에 앉은 것인가' 또는 '내 총을 내가 엉뚱한 곳에 떨구고 찾는 것이 아닌가' 등의 가능성을 떠올리고 배제하였죠.</div> <div><br></div> <div>결론: 여긴 내 자리가 맞으며, 나는 분명 내 자리에 총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총은 내가 얼마전까지 영점 맞추어 놓은 그 총이 아니다.</div> <div><br></div> <div>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과 상황, 그리고 가능성을 추가로 되짚어 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일반적인 상식과는 멀다고 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이 떠오르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순간, 저는 지금 발생한 상황과 이를 두고 어떻게 할 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런 초현실적인 사태를 다른 사람들이 직시할 수 있게 만들지, 그 또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시작은, 속삭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주변에 있던, 같이 훈련 받던 분들에게 말했습니다. "혹시 여기 있던 총 못보셨어요?"</div> <div><br></div> <div>다들 뭔 말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여기에 제가 쓰던 총이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div> <div><br></div> <div>3초 정도 지나고 나서, 지금 어떤 상황인지 깨닫고는 당황하기 시작합니다.</div> <div><br></div> <div>'아니 그럴리가' '주변에 뒤져 보셨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조교야." 나지막히, 부릅니다.</div> <div><br></div> <div>아마 상병이었을 겁니다.</div> <div><br></div> <div><font size="5" color="#ff0000"><b>"나 총 없어졌다."</b></font></div> <div>* 진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지 몰랐음.</div> <div><br></div> <div>순간 저를 멍하니 보더라고요. </div> <div><br></div> <div>설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예비군의 꼬장인가, 그것도 이런 식으로 누구 사망하는 것 보자고 이러는건가 싶었을 거예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극적인 효과가 없진 않았을 겁니다. 저도 저렇게 말하고 잠깐 아무 말도 안했어요.</div> <div><br></div> <div>어버버하는 조교에게 총의 일련번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내 총 번호가 이게 아니라면서.....</div> <div><br></div> <div>바로 교관에게 튀어가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교관의 표정은 마치 그것과 같았습니다.</div> <div><b><br></b></div> <div><b>'이 X끼가 장난칠게 따로있지, 아니 그런데 진짜면 어떻게 해야하나, 아니 그게 없어질 이유가 없잖아, 설마 저 또X이가 못 찾는거겠지'</b></div> <div><br></div> <div>...... 이런 감정이 읽혀지더라고요.</div> <div><br></div> <div>"혹시 어딘가 두시고 못 찾는게 아닌가요?"라고 조심스레 질문하시는 교관 분들에게 미안한 감정까지 듭디다.</div> <div><br></div> <div>다시금 총 일련번호 이야기를 무덤덤한 표정으로 해드렸습니다.</div> <div><br></div> <div>솔직히 그 외에 할 말이 없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다들 어버버 이러면서 주변에 널부러진 총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기를 한두번 하더니 바로 무전 때립니다.</div> <div><br></div> <div>지금 사격하고 있는 조원들 총 일련번호 확인하라고.</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소동은 무려 1시간 가까이 벌어지는데, 다른 예비군들은 '뭥미?????' 싶어서 구경하기도 하고, 빵터지는 것 참으며 끅끅 대고 있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총은 결국 찾았습니다.</div> <div><br></div> <div>같은 조에 있던 어떤 돌대가리가 자기 총 안 맞는다며 (영점사격하고 왔는데? 스코프도 끼웠는데?) 그냥 알아서 제 총과 자기 것 바꾸어 (!!!!!) 갔었던 겁니다.</div> <div><br></div> <div>나중에 걸리니 "아, 그냥 대충 있는걸로 쏘면 되지...."라며 가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